[이 책 한번 잡솨봐] ‘쇠얀 키에르케고어’ 외 4권

청어람 매거진이 소개하는 기독교 신간. 기독교 신간을 선별하여 책을 지은 마음, 책에 담긴 온기까지 독자에게 고스란히 소개한다. 책 제목을 클릭하면 구매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다.

 

<쇠얀 키에르케고어>, 매튜 커크패트릭 지음, 정진우 옮김, 비아 펴냄

그의 이름은 매번 달랐다. ‘쇠렌’인지 ‘죄렌’인지 했는데, 이번에는 ‘쇠얀’이라고 나왔다. ‘키에르케고르’거나 ‘키에르케고어’인지도 늘 자신이 없다. 실제로 그는 저술의 상당수를 필명으로 쓰기도 했으니 우리말로 그 이름을 정확히 표현하는 게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닐지 모른다. 누군가가 그를 ‘가나안 성도’의 원조쯤으로 볼 수 있을 거라고 했다. 덴마크 국가교회와 사제주의를 극도로 혐오했고 실존적인 단독자로 그 체제 전체와 맞섰던 사실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더 중요한 대목은 그가 그 과정에서 독보적으로 전개했던 개인성, 윤리, 종교 등에 대한 성찰일 것이다.

20세기 초 서양철학과 신학에 일대 파란을 일으킨 그의 핵심 질문이야말로 ‘가나안 성도’나 ‘세속성자’의 고민과 직통으로 연결된다. 이 작은 책은 키에르케고어의 윤리적 사고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60쪽 안에 놀랍도록 압축해서 담아낸다. 본문은 여러 번 되새겨 읽는 것이 필요한 딴딴한 문장들이나, 뒷부분에 별도로 달아놓은 40쪽 분량의 참고 서적 ‘해제’는 내용이 실하고, 가독성이 높다. 문고판 시리즈에 매번 만만치 않은 라인업을 선보여서 즐겁게 놀란다. –양희송 대표

<윤영훈의 명곡묵상> 윤영훈 지음, 차재옥 그림, IVP 펴냄

압도적 규모의 편곡과 연주로 감동을 짜내는 예능 프로가 아니더라도 노래 들으며 울고, 웃고, 감동한 경험들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음악이 주는 감동이 분명할진대, 이것이 대중음악이니 그 감동은 가짜고 이것은 거룩한 음악이니 그 감동은 진짜라고 구분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감히 말하건대 아티스트의 실존이 담긴 한 곡의 음악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감동과 교훈은 어느 성경 구절 못지않을 것이다. 그러니 <윤영훈의 명곡묵상>은 세속성자들을 위한 묵상집의 새로운 모범이다.

저자 윤영훈 교수는 대중음악과 종교의 관계를 연구하고, 빅퍼즐문화연구소를 통해 기독교와 문화에 대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정통파다. 벤 킹의 ‘Stand by me’부터 장기하와 얼굴들의 ‘싸구려 커피’까지 그가 오랫동안 즐겨듣고 사랑한 국내외의 명곡 22곡에 대한 묵상 속에는 지친 일상의 나에게 던지는 작은 위로부터 세상의 변혁을 바라는 종말론적 희망까지 빼곡히 담겨 있다. 오래된 노래들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며 떠오르는 추억은 덤이다. 나는 심수봉의 ‘백만 송이 장미’와 U2의 ‘I Still Haven’t Found Wha I’m Looking for‘가 가장 좋았는데, 당신은 어떤가? 박현철 연구원

<편안한 침묵보다는 불편한 외침을>, 프랑크 옐레 지음, 이용주 옮김, 새물결플러스 펴냄

나는 칼 바르트가 한국 교회가 어떻게든 통과해야 할 신학자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칼 바르트의 저술과 그에 대한 관련 저술들이 꾸준히 번역되는 추세는 매우 반갑다. 한국 교회가 바르트를 통과하려면 두 가지 관문을 지나야 하는데, 첫째는 그의 계시에 관한 이해이고 둘째는 그의 정치 신학이다. 사실 첫째 문제 때문에 그간 바르트가 자유주의의 괴수로 취급을 받았지만, 이는 점차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시간이 지나면 점차 사라질 문제라고 본다. 하지만 둘째 문제, 그의 정치 신학 대한 이해는 아직 제대로 드러나지 못했고, 계시에 대한 이해보다 더 치명적일 수 있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바르트가 ‘사회주의자’였다는 사실을 한국 교회는 어떻게 이해할까?

<편안한 침묵보다는 불편한 외침을>은 바르트의 정치신학에 대한 입문서이자 개괄서이다. 바르트의 생애를 연대기적으로 따라가며 그의 ‘사회적 질문’과 ‘정치 윤리’를 소개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한 손엔 성경, 한 손엔 신문’을 들고 세상의 문제에 천착하며 투쟁해온 신학자 바르트를 만날 수 있을 것이며, 오늘 한국사회에서 우리가 해야 할 고민의 방향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박현철 연구원

<성령과 신앙> 잭 레비슨 지음, 홍병룡 옮김, 성서유니온 펴냄

매우 독특하면서도 중요한 성령론 책이 한 권 나왔다. 최근 국내에는 막스 터너의 책도 소개되었고, 고든 피의 대형 저술도 번역되어서 과거보다 성령론에 관한 성서학 책은 깊고 풍성해졌다. 잭 레비슨은 이 두 학자에 비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신·구약뿐 아니라 유대교 문헌에 정통한 일급의 성경학자이다. 게다가 그는 오순절 배경의 학자이지만 흔히 오순절 전통이 강조해왔던 협소한 성경 본문이 아니라 창조신학에서부터 ‘성령론’의 근거를 끌어내면서 논의의 스케일을 키우고, 판을 흔드는 기개를 보여준다. 책의 부제로 언급된 ‘미덕, 황홀경, 지성’은 기존 논의에서는 성령론과 한 번에 어울리기 쉽지 않은 제각각의 주제들이었으나, 그는 이 책에서 매우 노련하고도 설득력 있게 바로 이 키워드가 성령 이해의 핵심 주제어가 되어야 함을 성공적으로 입증해 보인다.

그는 메이저 신학자들의 논의를 맞상대하며 이 과제를 해치웠는데, 호출당한 이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성서학 분야에서는 헤르만 궁켈, 제임스 던, 막스 터너를 비롯 성령론 연구에는 필히 훑어야 할 주요 학자들을 다 망라하고 있고, 조직신학자로 바르트, 판넨베르크, 몰트만 등도 줄줄이 이끌려 나왔다. 이만한 논의를 펼치면서도 학술적이란 느낌보다는 교양서란 인상을 받는 것은 그가 일관되게 유지하는 문제의식이 학자들 세계의 질문이 아니라, 성령론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언제나 물어봄 직한 것이기 때문이리라.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 했으니, 이참에 ‘성령론’ 구슬 꿰기를 시작해 보도록 하자. 양희송 대표

<선교적 교회의 오늘과 내일> 도시 공동체 연구소, 선교적 교회 네트워크 기획, 예영커뮤니케이션 펴냄

한국 교회의 쇠퇴가 뚜렷한 시점에서 새로운 돌파구와 대안을 모색하는 다양한 이론과 시도가 나오고 있다. 그중에서 ‘선교적 교회’ 혹은 ‘미션얼 처치(missional church)’는 한국 교회에 하나의 운동으로 분명하게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교적 교회’라는 것은 사실 ‘건강한 교회’처럼 지극히 당위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대체 무슨 맥락과 지향을 가지고 ‘선교적 교회’라는 말을 쓰고 있는지 잘 살피지 않으면 또 하나의 ‘하나마나한 소리’가 될 위험도 있다. ‘선교적 교회’에 대한 여러 책들이 번역-출간 되었지만, 이 논의의 전체적인 맥락을 잘 조망해주고 한국적 적용까지 고민한 책은 찾기 힘들었는데 <선교적 교회의 오늘과 내일>은 그런 점에서 선교적 교회에 대한 입문서 역할을 잘할만한 책이다. 전반부에는 북미와 영국에서 진행된 선교적 교회론의 동향을 정리했고, 후반부는 한국에서 실제로 선교적 교회를 지향하며 사역하고 있는 교회들의 사례를 직접 소개했다. 특별히 새로운 교회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 현장 목회자들의 모임인 ‘선교적 교회 네트워크’가 함께 공부하고 고민해온 결과물이라니 더 반갑고 앞으로 선교적 교회론의 발전이 기대된다. 박현철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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