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강좌 리뷰] 우리는 왜 이슬람을 두려워하는가? -문준호

[강좌 리뷰] 우리는 왜 이슬람을 두려워하는가? -문준호

3월 24일(목)부터  <청어람 월례강좌>가 시작되었습니다.  ‘기독, 시민, 교양(Faith, Civility, Knowledge)‘으로서 한 달에 한 번씩 대중 강연과 토론의 장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우선 상반기에 다루려는 키워드는 ‘혐오(hate)와 포비아(phobia)’입니다. 최근 한국사회는 유래 없이 타자에 대한 두려움(phobia)과 혐오(hate)를 공격적으로 드러내는 시절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한국교회가 그런 공포와 혐오에 종교적 정당성을 제공하거나, 실제로 이를 확산하고 강화하는 근거지로 작동하기까지 한다는 점입니다. 청어람은 2016년 상반기 4회에 걸친 월례강좌를 통해 우리 안의 ‘혐오와 포비아’를 짚어보려고 합니다. 그 첫 시간으로 '이슬람, 어떤 얼굴로 만날 것인가?' 라는 주제로 이슬람 포비아를 다루었습니다. 최근 출간되어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알라>를 꼼꼼하게 읽고 서평을 내놓은 숭실대 철학과 김선욱 교수와 최근 확산되고 있는 '이슬람 괴담'의 사실 관계를  꼼꼼하게 추적하고 있는 이슬람권 선교사이자 저널리스트인 김동문 목사가 각각 이슬람, 이슬람 포비아에 대해 발제를 했고, 참석자와의 토론을 이어갔습니다. 강좌 참석자인 문준호 씨가 페이스북에 게재한 리뷰를 허락을 받고 공유합니다. 우리는 어떤 얼굴로 이슬람을 만나고 있는지 한 번 되새겨볼 만한 글입니다. 다음 월례강좌 주제는 '동성애'입니다. 자세한 안내는 곧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두려움, 두려움, 두려움 

3월 24일 <청어람 월례 강좌> “혐오와 포비아_이슬람, 어떤 얼굴로 마주할 것인가?”를 통해 머릿속에 오롯이 각인된 단어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두려움’이다. 우리는 늘, 항상, 언제나 두려워한다. 친구들에게 따돌림받을까 두려워하고, 좋은 대학에 들어가지 못할까 두려워하고, 직장을 구하지 못할까 두려워하고, 직장에서 잘릴까 두려워하고, 여자친구에게 차일까 두려워하고, 결혼하지 못할까 두려워하고, 아이를 낳지 못할까 두려워하고, 암에 걸릴까 두려워하고, 노후에 빈곤에 허덕일까 두려워한다. 최근에는 IS, 그리고 이제는 인공지능을 두려워한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두려움, 두려움, 두려움이다.

DSC08977.jpg

ⓒ청어람ARMC

Photo

ⓒ청어람ARMC

강좌의 요지는, ‘포비아’(phobia, 병적 공포)나 ‘혐오’(hate)의 여러 양상을 살펴보고, 그러한 두려움과 적개심 한가운데 우리에게 주어진 두려움의 실체 곧 ‘팩트’(fact)를 찬찬히 들여다보자는 것이다. 발제자 중 한 명인 김동문 목사는 우리가 SNS나 일부 언론을 통해 접하는 이슬람 괴담의 양상들을 분석하며, 많은 경우 거짓되었거나 왜곡되고 조작되었음을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발표했다. 무엇보다 그는 이슬람을 바라보는 우리의 편협한 시선을 지적했다. 이슬람 국가에 대한 개념도 다양한 맥락이 있고, 이슬람 내부에도 다양한 부류가 존재하는데(그중 극단주의자는 이슬람 16억 인구 중에 일부에 불과하다), 우리는 그들을 단 하나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그는 이슬람을 바라보는 태도에 있어서 “‘너 아니면 나’(“저들은 악하고 우리는 깨끗하다”)라는 식의 편가름의 신념의 문제가 아닌, ‘각양각색’ 인간에 대한 태도의 문제로” 접근할 것을 제안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신의 신념으로 다른 인간을 비인간화하는 것이야말로 악입니다.”

그의 말대로 우리는 이슬람의 평범한 사람들의 소소한 삶의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는 반면,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극단주의자들의 문제를 이슬람 전체의 문제로 일반화시키는 데는 익숙하다. 그러한 일부 극단주의자들이 기대하는 것이 이슬람에 대한 공포감이나 적대감을 확산시키는 것이라고 하니, 어쩌면 우리는 그들의 목표에 무의식적으로 일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boy-60797

우리는 ‘어떤’ 이슬람을 만나고 있는가! 사진 출처 : www.pixabay.com

발제자들의 강의 후 이어진 마지막 질문과 답변을 듣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질문을 한 어느 목사가 거짓 정보가 아닌 실제 이슬람권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을 접할 때마다 두려움을 느낀다고 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본질적으로 두려움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우리는 온전히 두려워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순간순간 찾아드는 두려움을 계속 마주하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물론 두려움 가운데 계속 머물러 있을 것이냐, 그것을 부정적으로 발산시키느냐, 그 이면의 또 다른 에너지로 변환시킬 것이냐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성금요일인 오늘, “두려움에서 혐오로”가 아닌, “두려움 너머 사랑으로” 가는 여정을 묵묵히 앞장서 걸었던 한 사내를 기억한다.


청어람
청어람

한국교회와 사회의 다음세대를 위한 인재발전소, 청어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