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한번 잡솨봐] ‘팀 켈러의 센터처치’ 외 4권

청어람 매거진이 소개하는 기독교 신간. 기독교 신간을 선별하여 책을 지은 마음, 책에 담긴 온기까지 독자에게 고스란히 소개한다. 책 제목을 클릭하면 구매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다.

<팀 켈러의 센터처치>, 팀 켈러 지음, 오종향 옮김, 두란노 펴냄

팀 켈러는 현재 미국의 가장 주목받는 복음주의자 중 한 사람이다. 철저하게 보수적 배경에 기반을 두었지만 다양한 문화적 접근에 온건하게 열린 자세를 보여주고, 아주 세련된 목회를 펼치며 탄탄한 지적인 가진 설교와 저술로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한국에도 성경 강해부터 결혼에 대한 설교까지 다양한 저술이 번역되어 있는데, <센터처치>는 그야말로 그의 대표작이라 할 만한 책이다. 그는 뉴욕의 맨해튼에서 ‘리디머 처치’를 개척해 메가 처치로 성장시켰고, 교회개척 네트워크인 ‘리디머 씨티 투 씨티’를 세워 전 세계적으로 200여 개의 교회를 세웠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쓴 <센터처치>는 교회론에 관한 이론적이면서도 실제적 ‘단 한 권의 지침서’라기에 손색이 없다. 신학적 책이라기에는 너무 실용적이고, 실용적 방법론과 프로그램을 소개한 책이라기엔 너무 이론적이다. 복음에 대한 확고한 이해, 그러면서도 문화에 대한 열린 태도, 교회의 선교적 사명에 대한 자각, 역동적인 사역을 감당하기 위한 적절한 조직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교회’에 딸려오는 수많은 고민이 한 권에 담겨있다. 꼭 목회자가 아니더라도 오늘 우리의 ‘교회됨’을 고민하는 모든 성도들이 읽어볼 만하다. -박현철 연구원

<시대가 묻고 성경이 답하다>, 톰 라이트 지음, 안종희 옮김, IVP 펴냄

나는 톰 라이트의 한국 에이전시쯤 되는 역할을 그간 자처했지 싶다. 그의 책이 널리 읽히기를 바랐기에 나선 일인데, 어느덧 그를 읽는 상당한 저변과 평판이 형성된 듯하다. 나는 ‘톰 라이트 무오주의자’는 아니지만, 그가 큰 오류나 실수를 범하지 않는 한 여전히 그의 독자이자 팬으로 남을 것이다. 그간의 아쉬움은 그의 전문 영역이 주로 1세기 유대-기독교의 등장과 관련된 ‘역사적 예수’나 ‘바울신학의 새관점’ 같은 주제이고, 약간 확장되어봐야 ‘성경관’, ‘천국과 지옥’, ‘교회론’ 등이었기에 그의 작업이 현대 세계의 질문에 던지는 함의를 조금 더 직접 다루는 문제는 거의 전적으로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져 있었다는 점이다.

이번 책은 반갑게도 ‘과학과 종교’, ‘여성’, ‘생태환경’, ‘악의 문제’, ‘정치’ 등을 한 챕터씩 할애해서 직접 답하고 있다. 물론 그는 여전히 성서학자로 주로 발언하고 있지만, 해당 분야의 적절한 독서와 조언에 기반을 둔 신중한 답변은 꽤 만족스럽다. 게다가 그가 섣불리 모든 분야의 전문가처럼 굴지 않기 때문에 조금 더 안심되기도 한다. 가외의 소득은, 읽어가다 보면 자연스레 같은 주제를 다루는 미국과 영국의 정황이 많이 다르고, 질문이 달라지면 답의 내용도 꽤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독자들이 알아챌 수 있어서 우리의 과도한 미국편향을 조금은 교정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여전히 ‘톰빠’로서, 이 책을 기쁘게 권한다. -양희송 대표

<그리스도가 구속한 여성>, 김세윤 지음, 두란노 펴냄

‘유리 천장’이라는 말이 있다. 일반 사회가 여성들에게 유리 천장으로 가로막힌 사회라면, 교회는 ‘강철 천장’이 버티고 있다. 여성 목사 안수 금지 등 차별을 제도화하고, 일은 나누지만, 권위를 나누지 않는 구조는 은근하기보다는 노골적이며 ‘성경’이라는 근거를 앞세우기 때문이다. 과연 성경은 성차별을 옹호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스도가 구속한 여성>에서 김세윤 교수는 한국 교회가 ‘화석화된 신학에 안주’하여 ‘남녀 관계와 여성의 리더십에 대한 성경적 가르침을 왜곡하여 여성을 억누르’고 있다고 전제하고, 구약과 신약(예수님과 바울)에서 각각 여성을 어떻게 서술했는지 ‘성경을 근거로’ 밝힌다. 김세윤 교수가 밝히는 ‘성경적 여성관’을 따라가다 보면 여성이나 남성이나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동등하게 지어진 존재며, 교회가 ‘여성 해방’을 불러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여성에 관한 한국 교회의 제도와 인식은 성경에 관한 명백한 해석의 오류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여성에 관한 빈약하고 (심지어) 왜곡된 인식의 한계 안에서 성경을 해석하기에 발생하는 것이다.

이 책은 2004년에 발간되었다가 2016년에 보완을 거쳐 제목을 수정하여 재발간했다. 이 책의 메시지가 여전히 한국 교회에 유효하다고 판단될 만큼 한국 교회의 젠더에 대한 인식, 성평등 지수는 낮다. 저자가 주류 남성 신학자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지만 ‘여성 목사 안수 금지’ 등의 시대착오적 제도를 개선할 생각도 없고, ‘돕는 배필’이니, ‘여자여 잠잠 하라’는 말을 하며 차별을 하려는 자를 향해 “그 입 다물고, 이 책을 봐라!” 외칠 수 있는 근거는 된다는 점에서 (일단) 환영한다. -오수경 편집장

<창조 기사 논쟁>, H. 월튼 외 지음, 최정호 옮김, 새물결플러스 펴냄

“지옥은 정말 있나요?” 같은 단순하면서도 신학적인 주제에 관한 질문을 가끔 받는데, 부족하나마 아는 대로 설명을 하다 보면 “그래서 있다는 건가요, 없다는 건가요?”라는 질문을 다시 듣고 나면 맥이 풀릴 때가 있다. 신앙, 신학의 역할은 딱 하나의 정답을 내려주는 것이 아닐 텐데 우리는 항상 한 가지 정답을 원하고 또 내가 이해한 것이 마치 신학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한 가지 신학적 주제에 대해서 다양한 학자들이 자기 입장을 풀어내고, 그에 대해 서로 돌아가면서 논평하는 ‘스펙트럼 시리즈’는 항상 반갑고 소중하다.

<창조기사 논쟁>은 창세기 1-2장의 창조 이야기를 읽는 다섯 가지 시각을 펼쳐놓은 책이다. 다섯 명의 학자들이 돌아가며 자기 입장을 이야기하고, 각자의 입장에 대해 논평한다. 유수의 신학 콘퍼런스를 그대로 책으로 옮겨놓은 모양새다. 독자들은 두 가지를 유념하면 좋겠는데, 첫째는 이 책이 창조 이야기에 대해 다룬다고 해서 “그래서 창조는 과학적 사실인가요?”라는, 이제는 약간 해묵은 것처럼 느껴지는 질문만 다루는 책은 아니라는 점이다. 창조 이야기에 관한 해석과 이해에는 성경의 권위나 무오성, 성경 해석의 방법에 대한 다양한 신학적 주제들이 함축되어 있다. 둘째로 이 책은 복음주의자들의 대화(evangelical conversation)라는 점이다. 혹시 이 책의 관점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이 책이 ‘자유주의’나 ‘진보적’ 책이라고 여기진 말라. 이 모든 것이 복음주의적 관점이다. -박현철 연구원

<신학공부, 나는 이렇게 해 왔다-1>, 김남준 지음, 생명의말씀사 펴냄

신학 서적 출판계에서 두꺼운 신학 전문서적, 소위 ‘벽돌책’은 외국 저자들만 내나보다 싶었는데, 한국 저자가 엄청난 ’벽돌책‘을 내놓았다. 그것도 ‘본격적인 신학의 주제’를 서술한 책이 아니라 ‘신학공부 방법과 여정’만으로 이 정도라니 그야말로 위압감이 든다. 뜨거운 설교자인 동시에 지독하게 공부하는 신학자인 김남준 목사의 삶과 신앙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책이라는 사실이 단번에 느껴진다.

솔직히 말하자면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 일단 너무 많은 부분이 ‘목회자’를 다루고 있어 전작인 <자네 정말 그 길을 가려나>의 확장판인가 싶은 생각이 든다. 또 자서전적 성격이라지만 너무 철저하게 청교도 전통에 입각한 신학 일부분만을 다루고 있어서 아쉽다. 하지만 이렇게 아쉬움을 지적하면서도 ‘잡솨봐’라고 권하는 이유도 분명히 있다. 이 책은 평생 신학의 길에서 고독하게 투쟁해온 한 사람의 여정을 보여준다. 그에 비추어 우리는 이 땅에서 여전히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고 신앙의 선배들과 풍성한 대화를 통해 진리에 한 걸음 다가선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된다. 김남준 목사의 신학 여정을 존경하고 기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신학’이 넘쳐나는 시대에 ‘신학 한다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성찰하기 위해 이런 책도 한 번쯤 ‘잡솨’ 볼 필요가 있다. -박현철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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