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한번 잡솨봐] ‘영 메시아’ 외 5권

청어람 매거진이 소개하는 기독교 신간. 기독교 신간을 선별하여 책을 지은 마음, 책에 담긴 온기까지 독자에게 고스란히 소개한다. 책 제목을 클릭하면 구매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다.

<영 메시아>, 앤 라이스 지음, 이미선 옮김, 포이에마 펴냄

앤 라이스는 영화로도 유명한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이래 뱀파이어를 다룬 소설을 전문적으로 쓰던 베스트셀러 작가다. 뱀파이어물 작가가 예수에 관한 소설을 썼다니 의아하기도 하지만 그녀는 공개적인 천주교신자로서 영적 추구에 대한 글도 써왔고, 몇 년 전에는 ‘나는 더 이상 기독교인이기를 거부한다’는 도발적인 발언으로 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책 말미에 실린 작가의 말을 보면 논란이나 이력보다는 작가의 독서량과 영적 추구에 기가 질린다. 요세푸스, 필론부터 래리 허타도와 톰 라이트까지 탐독한 후 쓴 소설이라니!

이 책은 단순히 성경의 이야기에 역사적 배경의 살을 입히고 약간의 해석을 곁들인 여타의 예수전과는 조금 다르다. 인간이 된 하나님이 인간들 사이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일종의 성장소설이다. 엄밀한 고증 위에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 스토리에 생기를 부여했다. 스포일러가 될지 모르겠지만, 예수는 자기 정체성을 발견하는 순간 “나는 살아가라고 이곳에 보내졌다”, “세상이 나를 안아주고 있었다”라고 고백한다. 내가 믿고 상상하는 예수 그대로의 모습이라 반가웠다. 박현철 연구원

<, 그 은총의 바다>, 백소영 지음, 꽃자리 펴냄

기독교 사회윤리학자이자 일상 언어를 잘 구사하는 대중 신학자로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백소영 교수의 책이 나왔다. CBS TV에서 14개월간 진행한 <성경 사랑방>의 강연을 묶었더니 3권 분량에 구약 전체와 신약 초반까지를 담아내는 성경 이야기가 완성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할 때부터 호평을 받았던 것으로 안다. 기존 관행대로 남성목회자가 설교하는 것이 아니라 세 명의 패널과 토론하고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진행하는 포맷도 그러했고, 내용도 여성적 관점이나 사회 윤리적 관점이 잘 녹아들어 가 있었고, 상당히 방대한 분량의 성경을 일관된 주제의식으로 담아냄으로써 성경 전체의 맥을 잡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는 평이다.

성경을 거시적으로 보고 싶었지만, 엄두를 내지 못했던 이들이라면 동영상과 책을 함께 가이드 삼아 읽어가도 좋겠고, 소그룹으로 공부 모임을 시도할 수도 있겠다. 대중적으로 활동하는 여성 신학자나 목회자가 이토록 적은 상황에서 매체나 저술을 통해 그의 소통이 지속 가능하게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양희송 대표

<첫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를 예배했는가?>, 제임스 던 지음, 박규태 옮김, 좋은씨앗 펴냄

“과연 최초의 그리스도인들은 언제 예수를 예배의 대상으로 삼았을까?”란 질문은 일견 생뚱맞다. 그러나 이 질문은 삼위일체 신학을 향한 성서학적 노력의 최전선에 있는 질문이다. 삼위일체론은 기독교를 기독교 되게 하는 핵심적 신학이자 신앙고백이지만, 종종 “셋이 하나고 하나가 셋”이란 <삼총사> 대사쯤 되는 이야기 이상의 내용을 갖지 못한 채 방치됐다. 그 논의가 주로 헬라 철학의 ‘본질(ousia)’과 ‘위격(person)’의 차이와 조화를 논하는 것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반면 성서학자들은 유대교의 전통적 유일신론적 이해에 어느 지점에서 어떤 방식으로 예수의 신성이 통합되는지, 성령이 삼위일체의 한 위격으로 인식되는 것은 또 어떤 경로를 거치는지 조명하려는 노력을 활발하게 해왔다. 이런 노력이 만족스럽게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성서학적으로 완성도 높은 삼위일체 이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작업에 메이저 저술을 내놓은 래리 허타도, 이를 더 강화하는 연구를 더 한 리처드 보컴에 이은 신약학의 또 다른 거두 제임스 던이 이 주제에 관해 책을 내어놓았으니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 책은 이 주제에 대한 해박한 정리이자, 자신의 관심사에 부합하여 논의를 더 확대·강화한 책이다. 그런데도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에 찬찬히 읽어나갈 수 있는 깔끔한 문장으로 잘 담아놓았다. 신학적 저술로도 산뜻한 책이지만, “예수를 예배한다”는 것을 되새기는 가운데 ‘예배’ 자체에 대한 인식을 깊게 이끌어주는 점은 목회자나 일반 성도들에도 신선한 경험일 것이다. 젖먹이를 위한 예배론 말고, 단단한 음식에 도전하고 싶은 분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양희송 대표

<광장의 교회>, 양민철·김성률 지음, 새물결플러스 펴냄

세월호 참사 2주기를 지나면서 세월호에 관한 책들이 또 여럿 출간되었다. 2년이 지나는 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우리에게 세월호는 무엇인가를 묻는 책들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 교계에서도 그간 다양한 방식으로 세월호 문제와 연대하며 활동을 이어왔는데, 특히 이 세월호와 가장 가까우면서도 복잡한 공간인 광화문 광장에서 ‘천막 카페’를 지켜온 이들의 이야기가 <광장의 교회>라는 책으로 출간되었다.

교회 2.0 목회자 운동에서 시작해 ‘고난당하는 이웃과 함께하는 천막카페’라는 독립적 단체로 발전하기까지 함께한 봉사자들, 목회자들이 2년간 광장에서 배우고 변화한 과정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천막 카페를 지켜온 목회자들의 에세이, 봉사자들이나 유가족들의 대담, 목회자들의 대담이 모두 담겨있어 한 권의 단행본으로는 약간 산만한 구성이지만 단행본이라기보다는 교회가 기억해야 할 2년여 세월의 기록이자, 전방위적으로 제기되는 시대의 질문에 대해 응답하고자 한 교회의 몸부림으로, 어쩌면 더 오래 걸어가야 할 미래에 대한 전망으로 읽어보면 좋겠다. 박현철 연구원

<기도란 무엇인가>, 한병수 지음, SFC출판부 펴냄

기도를 주제로 한 책은 넘쳐나지만, 누군가 ‘기도’에 관한 책을 추천해달라면 딱 한 권을 추천하기가 망설여진다. 천박한 욕망으로 점철된 기도를 말하는 책들이 많기도 하지만, 애초에 기도라는 행위가 한 권으로 정리되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기도라는 원천적 종교 행위의 본질을 밝히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도에 관해 숙고하고, 쓰고, 읽고, 더듬더듬 대더라도 기도하는 일은 신앙인들의 숙명이다.

<기도란 무엇인가>는 전주대에서 교회사를 가르치는 한병수 교수가 기도에 관한 ‘통합적 이해’를 추구하며 쓴 책이다. 수많은 기도 책 중에 또 한 권을 더하자면 세련된 접근과 새로운 시각을 담으려 애써 볼만도 한데 저자는 정공법을 택했다. 기도의 본질과 방법, 내용을 진중한 문장으로 담았다. 기도를 주제로 한 책이라면 빠질 수 없는 ‘예화’나 ‘간증’도 없다. 오랜 시간의 사유로 단련된 묵직한 진술들이 그 자체로 힘을 갖고 있다. 성미 급한 독자들은 “그래서 어쩌라는 말인가?”라고 물을 만도 하지만, 기도하고 수행하는 마음으로 차분히 읽어볼 만한 책이다. 박현철 연구원

<고대 근동 문학 선집>, 제임스 B 프리처드 지음, 주원준 외 옮김, 기독교문서선교회 펴냄

고대 근동의 종교와 역사는 이제 성경을 이해하는데 필수적 요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눈 밝은 독자들은 신학 서적이 아닌 신앙 서적에서도 길가메시 서사시나 마르둑 신화에 대한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보았을 것이다. <고대 근동 문학 선집>은 간단히 말하자면 고대 근동의 신화나 역사 문서들을 번역해 묶은 일종의 사료이다. 세계적으로 고대 근동 문헌 전체를 망라한 가장 권위 있는 자료로 공인되어 온 ANET(Ancient Near Eastern Texts Relating to the Old Testament)와 ANEP(Catalogue of Ancient Near East in Pictures Relating to the Old Testament)를 한 권으로 묶었다. 고대 근동의 문헌들을 번역했을 뿐 아니라, 각 문헌마다 관련 성경 구절이 표시되어 있고, 300장 이상의 유적과 유물 사진이 포함되어있다. 영어에서의 중역이지만 이 분야를 연구한 국내 학자들이 심혈을 기울여 번역했고, 용어해설을 비롯한 부록까지 충실히 담아 풍성한 책이 되었다.

물론 이 책은 어지간한 전공자가 아닌 이상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할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세속성자들이라면 이런 책이 출간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두고, 근처 도서관에 신청이라도 해두는 정도의 교양을 갖추면 좋지 않을까. 이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마르크 반드 미에룹의 <고대 근동 역사>(CLC)가 좋은 입문서다. 간단하게 읽을 만한 책으로는 살림지식총서 중 하나로 출간된 <고대 근동의 신화와 종교>(강성렬, 살림)도 괜찮다. 박현철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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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와 사회의 다음세대를 위한 인재발전소, 청어람입니다

  • Jongbin Yoon

    성경의 이야기들과 고대근동문학들과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이 많이 생겼습니다. 고대근동문학들을 봄으로써 성경이 쓰여졌을 당시의 역사, 문화적인 상황들에 대한 이해가 생길 수 있을 것 같고, 이를 통하여 성경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질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