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한번 잡솨봐] ‘한국기독교 흑역사’ 외 5권

청어람 매거진이 소개하는 기독교 신간. 기독교 신간을 선별하여 책을 지은 마음, 책에 담긴 온기까지 독자에게 고스란히 소개한다. 책 제목을 클릭하면 구매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다.

<한국기독교 흑역사>, 강성호 지음, 짓다 펴냄

청어람 매거진을 비롯하여 이 저자가 온라인에 써온 글을 흥미롭게 읽어온 입장에서 첫 책의 탄생을 기쁘게 반겼다. 이미 추천사를 쓴 상황에서 소개의 내용이 굳이 달라져야 할 이유가 많지 않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 ‘한국 개신교의 흑역사’를 젊은 사학도의 패기 어린 노력 덕분에 정면으로 만나게 되었다. 책을 읽어내기가 마냥 곤혹스러울 줄 알았는데, 당대의 신문, 저술, 보고서, 사진 등의 방대한 자료가 인용되어 있어 사실관계를 재확인하는 과정은 오히려 매우 흥미진진했다. 한국 개신교가 새로운 시대로 건너가려면 이 책에서 다루는 현대사 속의 물음들을 통과해야 마땅하다. 한국교회의 성숙한 성도들 모두에게 탐독을 권한다.”

첨언 하자면, 최근으로 올수록 개신교권에서 읽을 한국 교회사 책의 출판이 드물다. 젊은 세대의 한국 교회사 입문을 ‘흑역사’부터 시작하는 것이 너무 과도한가? 어쩌면, ‘흑역사’와 ‘야사’를 통과해야 ‘정사’와 ‘통사’에 이르는 길이 뚫릴지 모른다. 비바람 거치면서 큰 나무가 실하다. 탐독을 다시 한 번 권한다. -양희송 대표

<기억의 종말>, 미로슬라브 볼프 지음, 홍종락 옮김, IVP

지난 1월 출간된 <알라>로 상당한 논란을 일으켰던 미로슬라브 볼프 책이 한 권 더 번역되었다. <알라>가 이슬람과 기독교의 평화와 공존에 대해 다루었다면, <기억의 종말>은 고통스러운 폭력이나 상처의 기억에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화해와 평화, 공존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어떤 고통스러운 사건에 있어 피해자와 가해자가 분명한 경우 잘잘못을 가리고, 처벌하고, 오래 기억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고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처벌과 별개로 ‘잊히지 않는 상처’를 평생 안고 살아야 하는 이들에게는 그 기억 자체가 또다른 고통이 된다.

볼프는 이 책에서 참된 화해를 위한 기억의 의미와 목적(end)을 치밀하게 탐구해 결국 기억의 끝, 망각에까지 이른다. 흥미롭게도 볼프 자신은 이 책이 우리가 소중하게 간직해 온 두 가지 생각에 해로울 수 있는 책이라는 경고를 붙이고 싶었다고 한다. 첫 번째는 오로지 피해자들을 위해서만 기억해야 한다는 생각이고, 두 번째는 그것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첫 번째는 정의, 두 번째는 사랑과 관련되어 있다. 혹 이 두 가지 인식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권한다. 과연 해로운지, 이로운지는 스스로 판단할 일이지만, 나는 반드시 이로우리라 확신한다. -박현철 연구원

<풀’스 톡>, 오스 기니스 지음, 윤종석 옮김, 복있는사람 펴냄

한때 ‘기독교 변증’이 유행처럼 한국 교회를 훑고 지나갔다. 지금은 한쪽에는 여전히 기독교 변증만이 해답이라며 더 치밀하고 디테일한 ‘설명’을 준비하는 이들과, 반대편 한쪽에는 변증보다는 실천이 중요하다고 냉소하는 사람들이 남은 모양새다. 물론 온갖 잡다한 자료들을 나열하고 별로 설득 안 되는 순환논리를 반복하는 식의 호교론적 기독교 변증은 지양되어야겠지만, 기독교의 가치를 현대 사회에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소통하는 변증 작업은 앞으로도 꾸준히, 더 성숙하게 계속되어야 한다. 오스 기니스의 <풀’스톡(Fool’s Talk)>은 기독교 변증의 가치와 앞으로 나아갈 바를 대단히 확신에 찬 어조로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의 과한 확신이 좀 부담스러운 대목도 있지만 ‘설득의 예술’을 회복하자는 주장에는 충분히 동의한다.

참고로 보통 기독교 변증이라면 쉽게 떠올리는 ‘신은 존재하는가? 부활은 역사적 사실인가? 성경은 모두 믿을 만 한가?’ 같은 질문들에 대한 답은 이 책에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혹시라도 그런 질문들에 대한 답이 궁금한 독자들은 오히려 먼저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 그런 질문들이 과연 바른 질문인지, 또 그에 관한 대답은 어떻게 갖춰야 하고, 전달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하는 책이다. -박현철 연구원

<구안록>, 우치무라 간조 지음, 양현혜 옮김, 포이에마 펴냄

우치무라 간조는 일본인이자 무교회주의의 대표적 사상가라는 이름표 때문에 여러모로 선입견을 품기 쉬운 인물이다. 하지만 그의 <회심기>나 성서를 해설한 책들을 보면 우리가 그에게 가진 선입견보다 훨씬 전통신앙적(?)이라 놀랄 것이다. <구안록> 역시 전통적인 기독교 신앙의 속죄론을 기품있는 필치로 쓴 책이다. 우치무라 간조는 오직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나님 안에서만 평안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고백하며 그 평안으로 들어가는 길 역시 은총의 인도로만 가능하다 고백한다. 개인 회심의 여정과 신학 통찰을 버무려 담아낸 구성은 어거스틴의 <고백록>을 떠올리게 하며, 평안을 구한 기록(求安錄)이라는 제목 역시 <고백록>의 그 유명한 구절, “당신의 품에서 안식하기까지 내게는 쉼이 없었나이다”의 오마주가 아닐까 싶다.

일본 근대 시대정신의 한 축을 이룬 대표적 사상가가 인간의 유한성과 죄성을 깨닫고 하나님의 은총에 기대어 참된 평안을 얻는다는 기독교의 핵심을 이처럼 충실하게 다루었다는 사실이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이 책을 통해 우치무라 간조나 무교회주의, 일본 기독교에 관한 오해가 다소 해소되었으면 좋겠고, 무엇보다 평안함이 없는 시대에 참된 평안을 발견할 수 있으면 좋겠다. -박현철 연구원

<톰 라이트 칭의론 다시 읽기>, 박영돈 지음, IVP 펴냄

알다시피 ‘톰 라이트’ 마니아인 나는 한국교회에 그의 저작들이 조금 더 섬세하게 읽히고, 폭넓게 활용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고신대에서 교의학을 가르치는 박영돈 교수의 이번 책은 비록 톰 라이트에 의해 비판받은 ‘칭의론’을 방어해보겠다는 열망의 결과물이지만, 이를 위해서 그가 톰 라이트의 저작을 꼼꼼히 읽어내고, 저자가 취하는 입장의 전후 맥락을 잘 이해하고자 노력한 부분은 그간의 산발적인 비판에 비해 진일보했고, 이 과정에서 서로 배울 부분이 상당히 많이 있음을 잘 보여주었다. 존 파이퍼가 톰 라이트의 ‘칭의론’을 비판한 책을 저술했고, 톰 라이트가 그에 대한 반박으로 쓴 책 <Justification>(<톰 라이트 칭의를 말하다> (에클레시아북스, 2011)을 놓고 박영돈 교수가 반박하는 방식으로 쓰였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분량이 해당 성경 본문의 주해에 할애되어 있고, 성서학의 최근 흐름에 관한 찬반 평가를 전면적으로 다루다 보니 분량에 비해 읽어내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제대로 신학논쟁이 가능할 최소한의 조건은 마련된 셈이니, 학계 강호제현들이 등장해주시기를 바랄 따름이다. -양희송 대표

‘모든 사람을 위한 기독교’ 시리즈(5권), 알리스터 맥그라스 지음, 양혜원 옮김, 성서유니온 펴냄

모든사람을위한기독교

알리스터 맥그라스는 영어권에서 가장 폭넓게 사랑받고 있는 영국의 복음주의 신학자다. 본격적인 신학 저술도 상당히 많고 최근에는 ‘과학과 신학’이란 주제에 집중하고 있지만, 그의 주된 기여는 신학 교과서와 대중적 신학 저술 분야에서 압도적이다. 최근작 ‘모든 사람을 위한 기독교(Christian Belief for Everyone)’ 시리즈 총 5권이 완간되었다. 개인이나 신앙공동체 차원에서 기독교 신앙의 기초를 공부하고자 할 때 적절한 가이드로 삼을 책이 마땅치 않았다면 이 시리즈는 그 필요에 딱 맞춤형 기획이다.

그가 옥스퍼드의 대학 채플과 인근 지역 교회에서 수년에 걸쳐 설교한 내용을 바탕으로 삼은 만큼 일반 신앙인의 눈높이를 고려하여 쓰였고, 삼위일체적 신조(creed)를 전체 틀로 삼았다. 각 권의 제목은 <믿음이란 무엇인가>, <하나님은 누구인가>, <예수님은 누구인가>, <성령님은 누구인가>, <그리스도인은 무엇을 바라는가>이고, 권당 5개 장에 대략 150쪽을 약간 넘는 소책자 사이즈이다. 한 장씩 다루어도 25주면 기독교 신앙의 핵심 키워드들을 한번 검토할 수 있다. 이런 책들로 교회의 성인 신앙교육 과정을 운영해 볼 수는 없는 것일까? 물론 이런 틀 속에 한국적 정황의 문제의식까지 담기면 금상첨화겠지만 말이다. -양희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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