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어람 매거진

[이 책 한번 잡솨봐] ‘어린이가 만드는 평화’ 외 5권

청어람 매거진이 소개하는 기독교 신간. 기독교 신간을 선별하여 책을 지은 마음, 책에 담긴 온기까지 독자에게 고스란히 소개한다. 책 제목을 클릭하면 구매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다.

<어린이가 만드는 평화>, 머리 앤 위버/엘리너 스나이더 지음, 손성현 외 옮김, 대장간 펴냄

현재 한국 교회는 한국 사회의 평화에 기여하기보다는 오히려 내부적 갈등을 스스로 해소하지 못해 사회적 문제로 비화시키는가 하면, 사회적 이슈에서는 혐오와 폭력을 조장하는 주장을 일삼아 공공의 골칫거리가 되어버렸다. 단언컨대, 한국 교회가 당면한 긴급하고도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평화를 실천하고 가르치는 일이다. 이것은 몇몇 개인이나 교회, 단체가 사회 참여를 열심히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교회 내에서 평화와 화해를 복음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가르치는 노력을 오랫동안 지속해야 가능한 일이다. 무한경쟁과 각자도생을 가르치는 시대에 교회가 다음세대에게 가르치는 것이다니엘처럼 기도해서 훌륭한 인재가 되라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한국 교회에 미래는 없을 것이다.

<어린이가 만드는 평화>는 어린이들과 함께 평화를 공부할 수 있게 구성한 교육 지침서이다. 7-10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10번의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커리큘럼과 교육자료가 실려있다. 지도자용 지침서라기에는 조금 내용이 부족해 평화 교육에 대한 이해나 경험이 없는 교사들이 이 책만으로 바로 적용해 시작하기에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교회 교육부서에서 교역자들과 선생님들이 먼저 공부하고 지혜를 모은다면 충분히 좋은 학습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어린이 청소년 평화책 모음을 부록으로 실어준 것도 작은 자료지만 큰 도움이 된다. “우리가 어린이들과 함께 걸어갈 평화의 길이 결코 편한 길이 아니겠지만 정말 아름다운 길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옮긴 이의 말에 진심으로 동의한다. 한국 교회의 교육부서들이 이 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아름다운 평화의 길로 향해 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박현철 연구원

<선교형 교회>, 잉글랜드 성공회 선교와 사회문제 위원회 지음, 브랜든 선교 연구소 옮김, 비아 펴냄 

<선교형 교회>는 잉글랜드 성공회 선교와 사회문제 위원회에서 작성한 교회개척에 관한 보고서이다. 새로운 교회 개척, 미션얼 처치 등 한국 교회에서도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주제에 관한 색다른 형태의 보고서다. 기존에 소개된 미션얼 처치 운동에 관한 책들은 주로 개교회주의에 입각해 쓰여졌지만, 이 책은 엄격한 교구제를 채택한 국교회인 잉글랜드 성공회의 독특한 맥락 위에서 쓰여졌다. 잉글랜드 성공회라는 전통적인 조직이 변화하는 사회 문화적 상황과 종교적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고, 어떤 사회학적/신학적 판단을 통해 새로운 교회 운동을 받아들이고, 지지하게 되었는지 살펴보면서 오늘 한국교회가 어떻게 사회와 문화를 분석하고, 적응과 변화를 모색할지 중요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영어로 이 보고서를 더듬더듬 읽다가, 성공회 교육훈련국에서 초벌 번역한 자료를 우연히 얻어 기뻐하며 읽었던 게 벌써 5년이 넘었는데, 이렇게 잘 다듬어진 번역본을 대하니 (아무 상관도 없는 내가 다) 감개무량하다. 나는 몇 가지 표현만 짚어봐도 이 책의 매력이 물씬 풍겨 온다고 생각하는데, “선교형 교회로 번역된 책의 원제는 Mission Shaped Church이고, 이 책이 다루는 교회 개척 사업의 이름은 Fresh Expression of Church(교회의 새로운 표현), 이 보고서의 참고자료가 실린 웹사이트의 이름은 Encounters on the Edge(경계에서의 만남)이다. 이런 표현만으로도 은혜와 도전, 흥미가 물밀듯 밀려오지 않는가? 교회의 선교적 사명, 문화적 변화에 대한 성찰과 적응, 새로운 교회 개척, 새로운 교회의 구조와 운영, 다양한 교회들이 함께 이루는 이상적인 교회 생태계를 고민하는 목회자들, 특히 교단이나 선교 정책 담당자들이라면 꼭 구비하고 참고해야 할 책이다. 박현철 연구원

<창조론자들>, 로널드 L. 넘버스 지음, 신준호 옮김, 새물결플러스 펴냄

이 책은 아마 한국교회 내에서 상당 기간 읽히며 파란을 불러올 것이다. 그런 과정은 당장에는 혼란스러워 보일지 모르나 멀리 보면 건강한 신앙으로 이끄는 역할을 할 것이다. ‘창조과학(creation science)’은 전 세계적으로 미국과 한국 정도에서 과도한 지분을 가진 신앙적 입장이다. 우리가천동설의 시대를 지나왔다면, ‘창조과학의 시대도 흘려보내야 한다. 로날드 넘버스는 이 작업에 역전 불가능한 쐐기를 박아놓았다. 책의 두께는 별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동시대의 논쟁적인 사안을 이 정도로 능숙하게 다루는 솜씨는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책에 대해 나는 이렇게 추천사를 썼다. “불과 100여 년 남짓한 기간 동안창조 과학은 미국을 중심으로 상당한 대중적 영향을 끼쳤다. 그 선의를 십분 인정하더라도 이로 인해 많은 이들이 과학과 신앙의 관계를 정립하는 데 필요한 복합적 사고를 포기하고 이를 단순한 확신으로 대체하도록 이끌었다는 점에서 지성적 변증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였다. ‘창조과학이 충분히 과학적이지도 않고, 충분히 창조적이지도 않다고 느껴온 많은 이들에게 그 전후좌우의 사정과 맥락을 제대로 규명해줄 결정판이 드디어 나왔다. 이 책을 읽고 나면창조 신앙은 단연코창조 과학으로 제한되기에는 너무 크고, 넓고, 깊다는 사실에 깊이 공감하게 될 것이다.” 양희송 대표

<신의 나라는 네 안에 있다>, 레프 톨스토이 지음, 박홍규 옮김, 들녘 펴냄

이 책은 1891년 톨스토이가 63세 되던 해인 1891년에 집필을 시작해서 2년후 완성된 원고는 검열로 인해 러시아에서 출판되지 못하다가 2년 후인 1894년에 독일과 영국에서 출판되었다. 간디는 이 책의 영어판 출간 직후 읽고, 남아공에서비폭력 무저항 운동을 시작했다. 간디의 운동은 마틴 루터 킹에게 영감을 주었고, 실천적 모델이 되었다. 그 전설 속의 책이 100년도 넘는 시간이 지나서 새롭게 번역되어 소개되었다.

이 책은 톨스토이의 신학과 실천적 관심을 치열하게 논증하는 내용이다. 산상수훈의 원리에 근거한 기독교는 과연 폭력을 용인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전쟁과 폭력에 관한 비폭력 평화주의가 기독교적 원리이자 대안이어야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군대와 국가의 존재가 기독교 신앙과 어떻게 양립 가능한가? 이런 질문을 놓고 톨스토이는 동시대 신학자와 사상가들과 논쟁하고, 역사와 문헌을 뒤져 자신의 논지를 입증한다. 100년 전에 이토록 방대한 지적 네트워크를 가동했다는 사실이 경이롭다. 이 책의 번역자 박홍규 교수는 톨스토이를아나키스트의 반열에 놓고 접근한다. 그러나 톨스토이가 다루는 주요한 관심사는아나뱁티스트맥락에서는 낯이 익은 것이다(간간이 기독교 관련 내용에서 오자나 역자 설명의 미진함이 엿보이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 책을 통해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시민 불복종등의 사안에 톨스토이는 매우 강력한 논거를 제공하지만, 정작 그의 글을 구해 읽기는 어려웠던 그간의 갈증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어서 고맙다. 아울러, ‘기독교 신앙의 정수란 이런 것이라고 불을 뿜는 100년 전의 독자적 지성인이자 신앙인의 한 면모를 확인할 드문 기회가 허락되었다는 것도 기쁜 일이다. 양희송 대표

<산상수훈>, 스캇 맥나이트/트렘퍼 롱맨 3세 지음, 최현만 옮김, 에클레시아북스 펴냄

스캇 맥나이트는 한국 교회에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저자다. 신약학자인 그는 여러 가지로 톰 라이트와 비슷한 저자인데, 톰 라이트처럼 큰 논쟁이나 이슈를 일으키지는 않고 있지만, 라이트 못지않게 주목할만한 책들을 많이 쏟아내고 탄탄한 지지층을 확보했다. 물론 그가 논쟁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 그가 논쟁적이지 않거나 고만고만한 주제를 다루는 저자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그는 선명하고도 독특한 자기 관점으로 중요한 이슈들을 던지고 있다. 그렇기에 스캇 맥나이트의 책이 한 권씩 번역될 때마다 왠지 더 짜릿한 기대를 하게 하는데, 이번에 출간된 <산상수훈> 역시 마찬가지다.

이 책은하나님의 이야기 성경주석(Story of God Bible Commentary)”이라는 시리즈 중 한 권인데, 스캇 맥나이트는 이 주석에서 정통 주석처럼 본문의 구조나 구문을 분석하지는 않지만, 본문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우리가 충분히 깨닫고 적용할 수 있도록 유려한 이야기로 풀어 설명해주고 도전한다. 성서학적 분석과 윤리학적 적용을 기막히게 교차시키며산상수훈은 여전히 전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윤리문서다라고 선언하는 저자의 외침이 이번에는 강한 돌풍이 되어 한국 교회와 성도들을 휩쓸기를 바라본다. 산상수훈이야말로 예수의 제자를 자임하는 이들의 삶을 형성하고 구비시킬 가장 중요한 본문이 아닌가. 박현철 연구원

<Wise Words>, 피터 J. 레이하르트 지음, 안정진 외 옮김, 세움북스 펴냄

기독 출판계에 좋은 신학책, 경건 서적, 설교집 등은 충분히 많이 나오고 있지만 좋은 이야기책, 문학 도서가 부족하다는 것은 항상 아쉽다. 기독교인으로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고, 아이들에게도 읽힐 수 있는 좋은 문학 도서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고, 기독교 출판계의 지나친 신학책 일변도의 출판 풍토에도 새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그래서 기독교 문학도서, 특별히 좋은 이야기책을 만나는 것은 항상 반갑고 즐겁다. 물론기독교적문학이 무엇인지 경계를 정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언제까지나 아이들에게 읽힐 기독교적 동화로나니아 연대기만 추천하며 버틸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런 점에서 <Wise Words>는 무척 반갑고 만족스러운 책이다. 신학자이자 문학가인 피터 레이하르트가 잠언의 교훈을 염두에 두고 창작한 18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는 이 동화책은, 전형적인 동화라기보다는 톨스토이가 떠오르는 민화적 스타일의 이야기라 어른들도 진지하게 읽을 수 있다. 풀칼라에 영한 대역본으로 만들다 보니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마음먹고 하나 구입해 사랑하는 아이와 함께 매일 밤 읽어나간다면 후회하지 않으리라 확신한다. 박현철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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