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한번 잡솨봐] ‘기독교의 발흥’ 외 4권

청어람 매거진이 소개하는 기독교 신간. 기독교 신간을 선별하여 책을 지은 마음, 책에 담긴 온기까지 독자에게 고스란히 소개한다. 책 제목을 클릭하면 구매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다.

<기독교의 발흥>, 로드니 스타크 지음, 손현선 옮김, 좋은씨앗 펴냄

AD 100년 무렵 기독교인은 대략 8,000명 선이었을 것이란 추정, 몰몬교와 통일교의 개종전략에 참여·관찰하면서 얻은 모델로 초기 기독교의 개종과정을 설명하면 어떤 모양이 될지, 초기 기독교인들은 과연 하층계급의 운동이었을지 아니면 중산층 이상의 참여가 주도적이었을지, 유대교와의 관계가 과연 일관되게 적대적이었을지, 전염병 같은 천재지변이 기독교 성장에 어떤 방식으로 연관될는지, 여아 유기가 통상적이던 그레코 로만 사회에서 기독교 신자 중 여성들의 성비가 높았던 것은 무엇을 말해주는지 등 저명한 종교사회학자인 로드니 스타크가 대답하고자 이 책에서 꺼내 든 질문은 매우 매력적이다. 사회학적 연구 방법론과 결과물을 초기 교회 상황에 적용해서 얻을 수 있는 개연성 있는 설명을 한가득 접하고 보니,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효용은 단지 기독교를 사회과학적 도구로 해부해보았다는 지적 쾌감을 넘어 지금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온갖 현상과 사건을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아마 눈이 밝은 신학자나 목회자라면 여기에서 교회를 위해 매우 유용한 통찰을 여럿 건져낼 것이고, 성도들 역시 막연하게 맺혀있던 대목들이 시원스레 풀어지는 체험을 여러 번 할 것이다.

이런 작업이 기독교 신앙의 영적 차원을 증발시켜 버린다고 여기면 불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데이터와 이론 속에는 기독교로 인해 발생한 혁신의 흔적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책이 현상의 해명과 서술을 담담히 수행해 내었다면, 이를 해석하고 의미를 새겨보는 작업은 그리스도인들의 몫이 될 것이다. 앞으로 한국사회에서도 기독교에 대한 논의가 이렇게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잠시 생각해 보았다. 진지한 신앙인들에게 적극 추천이다. -양희송 대표

<기독교의 역사>, 알리스터 맥그라스 지음, 박규태 옮김, 포이에마 펴냄

알리스터 맥그라스는 방대한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데 탁월한 재능이 있어서 교과서로 쓰기에 딱 좋은 신학 서적을 다수 출판했다. 가히 교과서 전문 신학자라 할만한데, 이번에 번역된 <기독교의 역사> 역시 뛰어난 교회사 교과서다. 엄밀하고 전문적인 의미의 역사 기술이라기보다는 2000년 역사의 기독교에 대해 알아야 할 내용을 빠뜨리지 않고 다루는 ‘기독교사(史) 교양서’로서의 미덕을 충실하게 갖추고 있다.

‘기독교사(史)’ 책으로서 두 가지 정도의 매력을 언급하고 싶은데, 첫째는 이 책이 역사적 사건에만 집중하지 않고 사건의 맥락과 의미를 충실히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중간중간 ‘중세의 세계관:단테의 신곡’, ‘기독교와 예술’ 같은 기존 교회사 책에는 등장하지 않을법한 장들도 포함되어 있다. 시대마다 ‘여성’을 다루는 장이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둘째는 ‘선택과 집중’의 원리를 잘 적용해 분량 배분을 잘 하고 있다는 점이다. 책은 고대-중세-종교개혁-근대-현대 5장으로 구성되었는데 어느 한 시대에 치우치지 않았고,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 기독교를 포함하는 현대 상황까지 충실하게 다루고 있어 흥미롭다.

책이 두꺼운 게 흠이라면 흠이지만(두꺼우면 비싸고!), 2000년 역사를 얇고 간결하게 쓴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어불성설이니 오히려 신뢰감을 가지고 도전해보면 좋겠다. 특히 이미 번역되어 널리 읽힌 <신학이란 무엇인가>(Christian Theology)(복있는사람)와 이 책 <기독교의 역사>(Christian History) 두 권을 함께 읽는다면 기독교에 관한 대부분의 내용은 한번 훑어본 셈이라 여겨도 될 것이다. -박현철 연구원

‘그리스도교를 만든 3인의 사상가’ <사도 바오로>, <교부 아우구스티누스>, <마르틴 루터>, E.P. 샌더스, 헨리 채드윅, 스콧 H. 헨드릭스 지음, 전경훈 옮김, 뿌리와이파리 펴냄

바울아우구스티누스루터

두꺼운 신학 도서 전성 시대라지만, 나는 얇고 가벼운 문고판 도서가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줄기차게 주장한다. 난이도로 따지자면 전문 서적보다는 교양서적이, 다루는 주제의 범위로 보자면 포괄적인 책보다는 세분된 책이 더 필요하다. 기독교계에도 문고판이나 총서류가 더 많이 나와주면 좋겠다.

이번에 출간된 ‘그리스도교를 만든 3인의 사상가’ 시리즈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유명한 시리즈인 ‘A Very Short Introduction’ 중에서 바울, 아우구스티누스, 루터 세 권만 선별해 번역한 책이다. 출판사는 바울을 그리스도교의 설계자로, 아우구스티누스를 그리스도교 신학의 아버지로, 마르틴 루터를 그리스도교 개혁의 기수로 각각 설명해, 이 3권만 읽더라도 그리스도교의 핵심 교리와 역사적 변천을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한다. 저자인 E. P. 샌더스나 핸리 채드윅, 스콧 핸드릭스도 각 인물에 대해 최고의 전문가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고, 책의 내용도 전문서적과 교양서적 사이에 절묘하게 자리 잡고 있어 참으로 매력적이다. 번역자가 가톨릭 신자라 용어가 익숙하지는 않지만, 오히려 조금 낯설게 보는 게 더 신선할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며 읽어보면 좋겠다. -박현철 연구원

<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 존 스토트 지음, 한화룡-정옥배 옮김, IVP 펴냄

존 스토트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복음주의자로 빌리 그래함과 쌍벽을 이룰 유일한 인물이면서도 행적에 있어 거의 오점을 남기지 않은 독보적 존재이다. 그런 존재에게서 복음주의 신앙이란 것이 도대체 어떤 것인지를 차근차근 전해 듣는 독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이 책이다. 그는 ‘이중적 경청(double listening)’을 통해 과거로부터 듣고 현재를 살고, 미래를 향해 열린 자세로 오늘을 살도록 제안하고, 성경(Word)과 세상(world)이 말하는 바를 동시에 들어야 한다고 말하는 신중한 복음주의를 대표한다. 그러기에 ‘미국식 복음주의’가 완고함이나 위선적이란 비난을 종종 받을 때마다 해독제로 존 스토트가 대표하는 ‘영국 복음주의’의 입지가 조금 더 주도적 위치에 있었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이 책은 군더더기 없는 단아한 문장으로 가득하고, 각 장의 배치와 연결이 만들어내는 구조적 균형감도 탄복할만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통독해도 좋고, 관심 가는 항목을 그냥 찾아서 읽어도 무방하다. 21세기의 그리스도인들에게 20세기 복음주의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포착해서 전달하는 책으로 여길 만하다. 원래 1993년에 번역·출간되어 널리 읽혔던 것을 ‘IVP 모던 클래식’ 시리즈 12번째 책으로 재출간했는데, 클래식이란 것이 원래 늘 새롭게 읽혀야 할 책이다. 일차적으로는 그에게 매료되어 읽기를 권하지만, 재독, 삼독하면서 그를 넘어서는 21세기적 복음주의의 문제의식을 찾는 지점까지 전진해주기를 요청하고 싶다. 그의 말년의 저작들은 자신이 지켜오던 경계를 넘어서고 더 넓은 길을 보여주고 싶었던 열망이 가득 읽힌다. 그는 종착지가 아니라, 출발점이다. 21세기에 존 스토트는 그렇게 읽혀야 마땅하다. -양희송 대표

<세상을 놀라게 하라>, 마이클 프로스트 지음, 오찬규 옮김, 넥서스CROSS 펴냄

모든 신학적 담론, 특히 교회론에 관한 이야기들은 이론으로만 그치거나 시스템을 만드는 데에만 에너지를 사용할 것이 아니라 교회의 구성원인 성도들 개개인의 삶에 육화(incarnation)되어야 한다.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이론과 실천의 균형, 신학과 삶의 순환적 균형이 이루어져야 삶이 바뀌고, 교회가 바뀌고, 세상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을 놀라게 하라>는 미션얼 처치 운동의 저명한 지도자 마이클 프로스트가 미션얼 라이프 스타일(Missional life-style)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프로스트는 이론가일 뿐 아니라 실천가로서 자신의 공동체에서 훈련하고 실천해온 선교적 삶의 실천 과제들을 BELLS(Bless, Eat, Listen, Learn, Sent)라는 키워드로 요약해 설명하고 있다.

어찌 보면 흔하디흔한 가벼운 신앙 서적이라 여길 수 있지만, 미션얼처치 운동이 가진 신선한 신학적 통찰이 담겨 있으며 매일 일상에서 훈련하고 실천할 내용이 가득 담겨 묵직한 책이다. 선교적 교회, 선교적 삶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지나치지 말고 읽어보았으면 좋겠고, 개인의 영성 훈련이나 공동체의 소그룹 모임이나 양육과정에 꼭 적용해 보았으면 좋겠다. 선교적 교회, 일상생활 사역 등의 키워드가 유행하는 것을 보면서부터 나는 이런 책을 기다렸다. -박현철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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