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특집] 출판사가 꼽은 올해의 책 -비아 편

2016년 '이 책 한번 잡솨봐' 에서 소개한 '올해의 신간 100권' 리스트 중 이름이 많이 보인 '열일' 했던 출판사 5곳(IVP, 복있는사람, 비아, 새물결플러스, 포이에마)이 있다. 청어람매거진은 해당 출판사의 관계자가 추천하는 '우리 출판사 책 5권' 리스트로 '이 책 한번 잡솨봐'를 꾸며보았다. '이 책 한번 잡솨봐'에서 꼽은 올해의 신간 100권 리스트는 여기서 볼 수 있으며 그중 독자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았던 20권 리스트와 결산은 여기서 볼 수 있다.

민경찬 편집장이 꼽은 올해의 ‘비아’ 책

2016년 그리스도교 출판계는 어떤 변화를 겪었다. 혹은, 어떤 시대의 변화와 마주해야만 했다. 혹은, 어떤 지점을 지나고 있다. 이른바 밀리언셀러가 사라졌고, 오프 라인 서점 매대에 특정 책을 사지 않고서는 못배길만큼 쌓아놓는 일도 이제는 흔치 않다. 그 오프 라인 서점에 쌓인 책들을 소비할 ‘독자군’은 사라졌다. 책에 관한 매체의 영향력도 줄어들었으며 이와 맞물려, 혹은 조금 다르게, 책을 통해 주고 받는 이야기도 줄어들었다.

이는 그리스도교 출판계에만 해당하는 일이 아니다. 그리고, 예상컨대 외국이라 해서 현격하게 다르지도 않을 것이다. 그리스도교 서적이냐 일반 서적이냐라는 구분을 떠나, 인간과 책이라는 매체가 맺어 온 관계는 바뀌고 있다. ‘책’은 더 이상 정보를 가장 많이 담고 있는 매체가 아니다. 사람들이 정보, 위로, 깨달음, 즐거움을 찾기 위해 가장 손쉽게, 가장 많이 찾는 수단이 아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점. 관계가 바뀌고 축소되었다 할지라도 ‘사라지지는 않았다’. 그리고 어떤 정보, 어떤 위로, 어떤 깨달음, 어떤 즐거움을 찾기 위해 더디지만 신중하게, 기어코 책을 찾는 ‘독자’들이 있다. 그리고 이 독자들과 만나기 위해 출판사들은 따로 또 같이 어떤 그림을 그리며 꾸역꾸역 전진하고 있다. 책과 새로운 방식으로 관계 맺는 것을 돕기 위해, 책을 통해 무엇을 반성하고 무엇을 상상할지 그 고민의 편린들을 나누기 위해 지난한 과정을 감수하는 이들이 있고,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막연한 강박과 허영심에서 벗어나 기꺼이 저 과정에 방점을 찍고자 하는 이들이 있다. 그렇기에, 누군가는 떠나지만, 누군가는 ‘지금,여기’서, 여전히, 기어코 책을 만들어나갈 것이고 또 읽을 것이다. 비아는 여기에 희망을 걸고, 이 방식(Via)을 지지하며 이 길(Via)을 걷고 또 걸어갈 것이다.

<다시, 그리스도인 되기>, 조너선 윌슨 하트그로브 지음, 손승우 옮김, 220쪽, 13,000원

<선교형 교회>와 더불어 다양한 교회,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운동을 소개하는 ‘운동 분야’에 속한 책. 엄밀히 말하면, (부분적으로 역사적 통찰을 얻을 수 있는)일종의 프로파간다물이다. 새로운 수도원 운동이라는 이름을 꼭 머리에 새겨야 할 필요는 없다. 보수적인 신앙을 가지고 급진적으로 행동하는 이가 자신이 걷고 있는 신앙 여정을 반추하며 남긴 하나의 기록, 중간 보고서로도 이 책은 충분히 읽을 만하다.

<예수 – 생애와 의미>, 리처드 보컴 지음, 김경민 옮김, 240쪽, 13,000원

두껍지 않지만 단단한 입문서 시리즈로 정평이 나 있는 옥스퍼드 very short introduction 시리즈 중 <성공회 – 역사와 미래>(마크 채프먼, 주낙현 옮김)에 이어 두 번째로 (비아 문고와 ‘만나다’ 사이의 분량과 판형으로) 비아에서 소개한 책. 하지만 이 책은 통념적인 의미의 ‘입문서’는 아니다. 보컴은 <예수와 그 목격자들>에서 개진한 자신의 논지를 바탕으로 역사적 예수를 자신의 방식으로 ‘재구성’했다. 이 점은 논쟁적이며 바로 그 점이 이 책을 흥미롭게 만든다. 하지만 그 이전에, 무엇보다도 예수를 만나기 위해서는 복음서를 읽어야 한다는 자명한 사실을 일깨운다는 점에서, 이 책은 좋은 ‘입문서’다.

<잃어버린 언어를 찾아서 – 죄, 참회, 구원에 관하여>, 바바라 브라운 테일러 지음, 정다운 옮김, 140쪽, 10,000원

<희망의 신비>(신시아 부조, 김형욱 옮김)에 이은 비아 ‘신학/영성 에세이’ 두 번째 책. 거대한 신학 저작도 아니고, 현실에 대한 세밀한 정보를 풍부하게 담은 저작도 아니다(애초에, 이 범주에서 소개하는 책은 그것을 의도하고 있지 않다). 대신 이 에세이에는 그리스도교 신앙 언어와 그 언어가 가리키는 실재에 사랑, 길고 묵직한 호흡은 아니나 멈추어 잠시나마 자신을 돌이켜볼 수 있게 해주는 생각의 재료들이 점점이 박혀 있다. 음악으로 치면 베토벤이나 말러의 교향곡이 아니라 쇼팽의 녹턴, 슈만의 소곡집에 가까운 책. 이 책을 집어든 독자들이 기존의 생각에서 더도 말고 ‘한 걸음만 더’, 충분한 여유를 갖고 그리스도교라는 풍요롭고 거대한 세계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라인홀드 니버 – 현실적인 이상주의, 이상적인 현실주의>, 리처드 해리스 지음, 안태진 옮김, <스탠리 하우어워스 – 시민, 국가 종교, 자기만의 신을 넘어서>, 마크 코피 지음, 한문덕 옮김, 128쪽, 7,000원

두 권을 부러 함께 엮은 것은 ‘지금, 여기’에서는 두 명의 신학자가 따로 읽히기보다는 함께 읽힐 때 좀 더 풍요롭게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교회와 사회는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 개인이 신앙인이자 시민으로서 어떻게 자신의 신앙과 정치적인 사안을 두고 생각하며 또 삶에서 녹여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우리는 섣불리 한 쪽의 편을 들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니버와 하우어워스가 꼭 갈라져야 하는지도 ‘다시’ 물어볼 필요가 있다.

<기도 – 기도란 무엇인가?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가?>, 존 프리처드 지음, 민경찬 옮김, 김홍일 해설, 144쪽, 7,000원

공식적으로는 ‘비아 문고’ 여덟 번째 책이지만, 이전까지의 ‘인물 시리즈’와는 다른, 그리스도교 주제 시리즈 첫 번째 책이다(‘비아 문고’로 엮여있기는 하지만 전자는 Grove books가 주를 이루고 후자는 SPCK에서 펴내는 little book guidance 시리즈가 주된 원천이다). ‘인물 시리즈’보다 좀 더 비아의 색깔과 지향점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가이드이라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교회’와 ‘십자가’가 기다리고 있다.

민경찬 편집장 (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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