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특집] 출판사가 꼽은 올해의 책 -포이에마 편

2016년 '이 책 한번 잡솨봐' 에서 소개한 '올해의 신간 100권' 리스트 중 이름이 많이 보인 '열일' 했던 출판사 5곳(IVP, 복있는사람, 비아, 새물결플러스, 포이에마)이 있다. 청어람매거진은 해당 출판사의 관계자가 추천하는 '우리 출판사 책 5권' 리스트로 '이 책 한번 잡솨봐'를 꾸며보았다. '이 책 한번 잡솨봐'에서 꼽은 올해의 신간 100권 리스트는 여기서 볼 수 있으며 그중 독자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았던 20권 리스트와 결산은 여기서 볼 수 있다.

강영특 편집장이 꼽은 올해의 ‘포이에마’ 책

연초의 필리버스터 정국부터 총선, 최근의 탄핵 국면까지, 묵직한 정치적 사안들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바빴던 한 해였다. 덕분에 애써 만든 책들이 별 관심도 받지 못하고 묻혀버리기 일쑤여서 힘도 빠지고 저자들에게 미안하기도 했다. 오늘의 현실과 괴리되지 않고 좋은 기독교적 응답을 보여주는 책이 필요한데, 이런 책을 내지 못한 것은 더 아쉽다. 기독교 출판계를 운위할 입장은 아니지만, 이런 방향의 참신한 기획은 눈에 띄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반면, 비기독교 분야는 풍성하다 할 정도로 손꼽히는 저작이 많았다. 그래도 IVP가 보여준 활력, 새물결플러스의 저돌적인 행보는 내년을 더욱 기대케 한다. 포이에마에서는 올해 종이책 13종과 전자책 15종을 냈는데, 이 중 올해 20주기를 맞은 헨리 나우웬의 신간 《분별력》이 가장 많이 팔렸다. 한 해 동안 지지해준 독자들에게 감사드린다.

<어둠 속의 비밀 Secrets in the Dark>, 프레드릭 비크너 지음 , 홍종락 옮김, 520쪽,  20,000원

유수한 영미권 기독교 저자들의 글에서 그에 대해 들었으나, 정작 비크너 자신의 책은 제대로 찾아보기 어려웠는데, 뜻하지 않게 연결된 ‘비크너센터’를 통해 그의 저작 몇 권을 계약하고, 먼저 설교선집인 이 책부터 내게 되었다. 비크너가 50여 년에 걸쳐 나눈 문학적이고 통찰력 넘치는 설교와 강연, 기고문에서 37편을 엄선해 엮은 책이다. 제목과 본문을 보면 대충 설교자가 무슨 이야기를 할지 ‘와꾸’가 잡히는데, 비크너의 글은 중반을 넘어가도 앞으로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인지 가늠할 수가 없다. 진부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시각, 시적인 언어로 사소한 삶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글들은 자신의 삶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우고, 헤아릴 수 없는 신비를 그 안에서 발견하도록 독자를 안내한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읽어본 기독교 책 중 가장 좋았다.

<구안록 求安錄>, 우치무라 간조 지음, 양현혜 옮김, 232쪽, 12,000원

‘하나님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포이에마가 계속 관심하는 주제다. 아주 흥미로운 책임에도 반응은 신통치 않았던 린위탕의 책(《이교도에서 기독교인으로》)에 이어 올해는 이 책을 냈다. 우치무라의 책 중 《회심기》와 더불어 가장 널리 알려진 이 책은 1부에서는 평안을 찾아가는 저자 자신의 여정을, 2부에서는 속죄론을 자세하게 논했다. 한 세기도 전의 저작임에도, 비탄에 빠진 한 인간이 평안을 구하는 실존적 탐색은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무교회주의 전문가인 역자의 상세한 해제도 알차고, (출판사에서는 편집자의 이름을 따 《도완록》으로 불릴 정도로) 필요한 곳마다 꼼꼼하게 달아놓은 편집자주도 도움이 된다.

<기독교의 역사 Christian History>, 알리스터 맥그래스 지음 , 박규태 옮김, 736쪽,  38,000원

특정 교파의 시각에 갇히지 않고 전 세계 주요 기독교 분파의 운동과 흐름을 두루 아우르며 2천 년 기독교 역사의 ‘이정표’를 빠짐없이 서술한 기독교사 입문서. 원서는 2013년에 출간되었는데, 동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등지의 최근 현황도 다루고 있다. 여성과 평신도에 보이는 관심과 강조도 주목할 만하다. 맥그라스가 쓴 책이고, 박규태 목사님이 번역하신 책이니 믿고 보셔도 좋을 것이다. 신학기에 신학교에서나 스터디 모임에서 요긴하게 쓰일 수 있도록, 기왕에 만들어둔 연표에, 스터디가이드와 퀴즈 등 학습 자료도 만들어 제공할 예정이다.

<목회자란 무엇인가 The Pastor as Public Theologian>, 케빈 밴후저/오언 스트래헌 지음, 박세혁 옮김, 359쪽, 16,000원

한국 교회에서 공공신학에 대한 관심이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으나,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주제임은 분명하다. 사제지간인 저자들은 원제 그대로 목회자가 본디 ‘공공신학자’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데, 성서가 그려내는 목회자상과 교회사의 주요 인물, 기독교 신학에 기초하여 목회자들에게 그들의 회중과 공동체 안에서 공공신학자의 역할을 하라고 촉구할 뿐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를 조목조목 짚어준다.

<완벽한 인생>, 이동원 지음, 216쪽, 12,000원

여전히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중이지만, 좋은 문학 책을 내려는 마음은 포이에마에 여전하다. 올해는 특히 국내 작가의 소설을 낼 수 있었던 것이 의미 있었다. 《살고 싶다》로 제10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젊은 작가인 지은이는 오랜 시간 영화 시나리오를 쓰면서 내공을 다진 이답게, 탄탄한 구성과 군더더기 없는 문장을 선보인다. 인생의 무덤 같은 마지막 마운드에 선 왕년의 스타 투수와 생의 마지막 페이지를 쓰려는 인질범이 빚어내는 이 박진감 넘치면서 감동적인 이야기를, 몸도 마음도 추운 계절에 뻑뻑한 눈을 끔뻑이고 있을 이들, 특히 청소년과 이십 대 젊음들에게 건네고 싶다.

강영특 편집장 (포이에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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