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한번 잡솨봐] ‘하나님 나라 신학으로 읽는 모세오경’ 외 5권

청어람 매거진이 소개하는 기독교 신간. 기독교 신간을 선별하여 책을 지은 마음, 책에 담긴 온기까지 독자에게 고스란히 소개한다. 책 제목을 클릭하면 구매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다.

<하나님 나라 신학으로 읽는 모세오경>, 김회권 지음, 복있는사람 펴냄

김회권 교수는 매우 독특한, 그래서 독보적인 존재다. 그는 오늘 한국 교회, 특히 복음주의권에 ‘하나님 나라’ 관점을 이렇게 보편화하는데 가장 크게 기여한 학자요, 설교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쓴 7권의 “하나님 나라의 신학으로 읽는…” 강해 시리즈는 성경과 사회의 현실을 대비시키며 개인구원을 넘어 사회구조적 차원까지 확장되는 하나님 나라 복음의 진수를 드러내는 교과서로 크게 사랑을 받았다. 내친김에 성경 전권 강해를 시리즈로 완간해주기를 바라는 독자들도 있었을 텐데, 도리어 가장 먼저 출간되었던 모세오경 1, 2를 개정·증보해 1,400페이지짜리 단권으로 냈다. 개정증보판이라고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사실상 거의 새로운 책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개정의 폭이 커서 전작을 이미 가지고 있는 독자들을 고민에 빠뜨린다.

전작과 같이 일관된 관점으로 모세오경의 큰 줄기를 잡아나가는 데 집중하면서도 학문적 논의가 필요한 곳은 피해가지 않았다. 장별로 강해하던 구조를 문단 단위로 세분화했고, 곳곳에 저자의 연구 결과와 최근 성서학계의 논의를 반영해 내용의 충실도를 크게 높였다. 결과적으로 분량이 너무 방대해져 버렸다는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모세오경 자체가 적은 분량은 아니니 통독을 돕는 강해서가 이 정도 두께인 걸 크게 탓할 수는 없겠다. 게다가 그의 설교나 강의를 한 번이라도 들어본 사람이라면 결코 잊을 수 없는, 표정과 몸짓까지 고스란히 떠올리게 하는 언어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정말 오랜만에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완독, 정독의 의지를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박현철 연구원

<가톨릭도 프로테스탄트도 아닌, 아나뱁티즘>, 월터 클라센 지음, 김복기 옮김, KAP 펴냄

이미 추천사를 쓴 책을 신간 소개에서 다시 언급하자니 동어반복이 되고 만다.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지금, 우리는 그 시기에 등장한 또 하나의 개혁운동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주류 개혁자들에 의해 늘 ‘과격’, ‘급진’, ‘이상’, ‘종파’에 함몰된 실패 사례로만 묘사되었던 아나뱁티스트 운동이 그것이다. 이 책이 간결하고 명료하게 잘 복원하였듯 아나뱁티스트 운동은 ‘가톨릭도 프로테스탄트도 아닌’ 그들 고유의 존재감과 정체성을 오늘날까지 남겨놓은 소중한 교회사의 자산이다. 지금 ‘본질’, ‘실천’, ‘제자도’, ‘공동체’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아나뱁티스트를 다시 찾아 읽으라. 오래전 그 길을 걸었던 이들의 경외할 발자취가 여기에 오롯이 남아 있다”는 부분은 그대로 유효하고, 메노나이트 역사학자로 이 분야의 대표선수로 꼽힐 월터 클라센의 담담한 소개 문장들은 매우 매력적이다. 종종 아나뱁티즘은 매력적이지만, 아나뱁티스트들은 자기주장이 강한 소종파적 태도를 가졌다는 인상을 가진 이들이라면, 이 책이 제공하는 아나뱁티즘의 자리매김에 크게 도움을 받고, 많이 설득될 것이다. 하마터면, 훅 넘어간다. -양희송 대표

<야근하는 당신에게>, 이정규 지음, 좋은씨앗 펴냄

괜히 헬조선이 아니다. 노동시간과 환경에 대한 각종 기사와 통계지표들은 우리의 일터, 나아가 일상이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이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 ‘직장에서 좋은 그리스도인이 되는 법’만큼 부질없는 이야기가 없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교회에서는 딱 그 정도 이야기를 십수 년째 반복하고 있다. <야근하는 당신에게>의 저자 이정규 목사는 아마도 이 괴리를 정확하게 본 것 같다. 그는 직장 생활에 지친 교회의 지체들을 보면서 그들에게 공감하고 위로하기 위해, 그리고 그런 처지에서도 그리스도인들이 붙들어야 할 신앙의 가치와 참된 안식에 관해 이야기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차근차근 우리의 노동 현실을 살피고, 십계명을 비롯한 성경의 규범들을 근거로 잘못된 현실을 평가하는 그의 시선은 평범하면서도 성실하고, 사려 깊다. 일터와 일상, 교회에서 안식을 누리려는 방안으로 그가 제시하는 지침들도 충분히 설득력 있고 목회적으로 따뜻하다. 신앙과 일터, 신앙과 일상을 이어내려는 목회자가 쓸 이야기들로서는 최선에 가까운 책이 아닌가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걸리는 점 두 가지를 지적하며 앞으로 이 주제에 대한 더 나은 책들을 기대하고 싶다. 첫째 일상신학은 신학자나 목회자가 아니라 일상의 가장 큰 부분을 구성하는 일터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일꾼(노동자)들이 써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둘째 일터의 문제에 대해 접근할 때는 신앙적 관점 외에 사회 구조적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 야근하는 당신에겐 좀 미안한 얘기지만, 바로 당신이 좀 나서서 이런 책 써주면 좋겠다. -박현철 연구원

<마르틴 루터>, 발터 카스퍼 지음, 모명숙 옮김, 분도 펴냄

각종 기념사업과 이벤트는 물론이고 기회만 닿으면 루터를 소환하는 이들을 보고 있으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우리의 자세가 너무 시끌벅적한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최근 기독교 출판계에도 마르틴 루터에 대한 책들이 쏟아지고 있어 약간 지루한 감이 있는데, 그럼에도 나름의 관점으로 루터를 조망하고 있는 책들을 보노라면 루터가 괜히 루터가 아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이 책 <마르틴 루터> 역시 비슷한 감탄을 하게 한다. 가톨릭에서 손꼽히는 신학자이자 추기경인 발터 카스퍼는 이 책에서 복음적 개혁, 교파주의, 근대성 등 우리가 루터에 대해 생각해야 할 키워드들을 거의 빠뜨리지 않으면서 얇은 분량에 압축적으로 루터의 기여를 검토한다. 그리고 그가 주장했던 ‘하느님의 은총과 자비에 대한 복음 및 회개에 대한 호소’가 이 시대 교회 일치 운동의 중요한 키워드라고 언급하며 루터에 대해 우호적 평가를 한다.

가톨릭과 루터란의 대화와 화해는 이미 적지 않게 진행되어 왔지만, 개혁자였던 동시에 분리의 원죄를 안고 있는 루터로부터 교회 일치를 위한 가능성을 발견해내는 저자의 사려 깊은 시선이 인상적이다. 물론 책이 지나치게 얇다 보니 이 주제에 대한 선이해가 없으면 낯선 이름과 사건 연도만 읽다가 끝나버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가톨릭식 용어들도 약간 낯설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터에 관해 관심 있는 독자들이라면 기꺼이 읽어볼 만한 책이다. -박현철 연구원

<교회의 분열에 맞서>, 헤르만 바빙크 펴냄, 이혜경 옮김, 도서출판 100 펴냄

개신교는 시작부터가 저항이고 분리였다. 신앙 양심의 우선성을 주장하며 기존 교회로부터 분리해 나온 것이 개신교다. 첫 개혁자들의 본심과 그들을 둘러싼 정치적 상황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함에도, 이 분리는 개신교의 원죄처럼 남아 이후 개신교는 셀 수 없이 분열되고, 분리되었다. 그 과정에서 생긴 상처와 어두운 역사는 교회의 보편성과 일치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한다. 각자의 신앙 양심을 지키기 위한 분리는 피할 수 없겠지만, 보편적인 기준과 테두리 아래서 일치와 평화를 이루어가는 것 역시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이다. <교회의 분열에 맞서>는 화란 개혁주의의 지도자였던 헤르만 바빙크가 교회의 보편성에 관해 했던 짧은 강의를 엮은 책이다. 이 강의는 당시의 맥락을 이해하고 읽어야 할 특수성을 지니지만(책 끝에 간략하게 그 맥락이 소개되어 있다), 지금 한국의 우리가 읽어도 전혀 무리가 없는 보편성을 지니고 있다. 다만 그것이 교회의 보편성이라는 보편적 진리 때문인지, 여전히 분열과 혐오를 그치지 않는 우리의 처지 때문인지에 대해 잘 숙고하는 것이 독자들의 과제일 것이다.

이 책은 ‘100’이라는 신생 출판사의 두 번째 책인데, 첫 번째인 <종결자 그리스도>를 낸 후 매우 빠르게 두 번째 책을 출간했다. 두 권의 책을 함께 보내 기획이나 만듦새가 예사롭지 않다. 주목하고 기대해본다. -박현철 연구원

<외계인과 기독교 신앙 – 스펙트럼 : 과학과 신앙 02>, 한국교회탐구센터 편저, IVP 펴냄

‘외계인’이라니, 외계인과 ‘기독교 신앙’이라니 이게 대체 뭔 상관인가. 아직도 개나 고양이도 천국 가는지, 배추나 시금치에게 구원은 무엇일지 따위의 질문도 못 던지는 한국에서 ‘외계인’까지 걱정해줘야 하는 시절이 온 건가? 복음주의 신앙이란 성경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르는 것이고, 그밖에는 관심을 꺼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이런 책의 등장은 황당하고 당혹스런 일이다. 그러나 신학 혹은 신앙은 한 개인의 내면을 어루만지는 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여러 질문 앞에 내 신앙은 무엇을 어떻게 답할 수 있는지 궁리해보는 책임까지 포함한다고 생각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교회탐구센터에서 발간하는 무크지 ‘스펙트럼 : 과학과 신앙’ 시리즈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은 <뇌과학과 기독교 신앙>이었고, 두 번째 책인 이번 호에는 뜻밖의 주제를 다루었다. 바로 ‘외계인’이다. 150쪽 정도의 분량에 재미있고 깊이 있는 과학칼럼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 관장 인터뷰, 외계인 담론의 의미에서부터 우주와 문명, 우주기독론을 아우르는 이원석, 우종학, 테드 피터스의 글, 과학과 신앙 관련 북리뷰 등 기독교 신앙 영역과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외계인’이라는 주제로 담을 수 있는 내용이 알차게 담겨있다.

신학이란 늘 논의의 결론과 정답을 내놓는 일이 아니라 질문을 잘 던지는 것에서 시작되며, 모든 질문에 우리가 다 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란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중요한 깨우침이다. 이제 한국 개신교는 과학과 신앙의 문제를 회피하거나 우회할 수 없다. 늘 그러하듯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쪽이 낫다. 이 책의 시리즈 제목처럼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즐겁게 일독을 권한다. 그런데 ‘외계인’이라니, 아무리 그래도 ‘외계인’이라니… ㅋㅋㅋ –양희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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