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한번 잡솨봐] ‘나를 넘어서는 성경읽기’ 외 4권

청어람 매거진이 소개하는 기독교 신간. 기독교 신간을 선별하여 책을 지은 마음, 책에 담긴 온기까지 독자에게 고스란히 소개한다. 책 제목을 클릭하면 구매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다.

<나를 넘어서는 성경읽기>, 김근주 지음, 성서유니온 펴냄

손에 딱 잡히는 크기에 두껍지 않은 분량인데, 내용이 매우 찰지다. 저자 김근주는 옥스퍼드에서 이사야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의 전임교수로 일하면서 다수의 밀도 높은 저술을 지속해서 내어놓고 있는 빼어난 구약학자다. 하지만 이 책이 그의 저술 중 가장 대중적인 대표작이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스친다. (^^) 성경 읽기를 안내하는 수많은 책 가운데 발군으로 꼽을만하고, 문장이 조리 정연해서 막힘없이 읽히기까지 한다. 그의 장점이 돋보이는 부분은 성경해석 일반을 다룬 전반부보다 구약과 신약의 관계를 논하는 후반부 네 장이지 싶다. 신약을 구약에 비교해 ‘2등 계시’쯤으로 열등하게 취급하거나, ‘사랑/은혜’와 ‘율법’의 도식으로 단순 대립시키거나, 신약의 성취를 기다리는 미완성의 예언으로 읽는 등 너무 익숙한 사례들을 속 시원하게 가로지르며 내어놓는 대답은 이 주제에 관한 기준점으로 삼을 만하다. 문자적 해석보다 비판적 해석의 장점을 적절히 강조한 대목이나, 전형적인 오독이나 난독의 교정 사례들을 적절히 가미하며 글을 쓴 덕분에 그냥 읽으면서도 배우는 내용이 많다. 성경을 진지하게 읽어가는 개인과 그룹이 가이드로 삼기에 최적화되어 있다. -양희송 대표

<끙끙 앓는 하나님>, 김기석 지음, 꽃자리 펴냄

1월에 욥기를 다룬 김기석 목사의 책 <아, 욥>을 소개했는데, 3월에 예레미야를 다룬 <끙끙 앓는 하나님>을 또 소개한다. 욥기와 예레미야 강해집을 석 달 간격으로 연달아 읽자니 다소 무거운 느낌도 들고, 처연한 시대와 맞물려 너무 우울하고 비장한 이야기에 빠져드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예언자들의 메시지를 되새겨야 하는 시대임은 분명하지만, 자주 ‘예언자의 외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자칫 지나친 비관주의에 빠져버리는 것은 아닌가 싶은 두려움도 솔직히 있다.

하지만 김기석 목사의 글을 읽기 시작하면 이런 잡생각들은 금세 사라진다. 그의 글은 한 번의 어긋남도 없이 읽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냉철하면서도 차분하게 성경 본문을 읽어내고, 지나친 열정이나 현실에 대한 격정에 사로잡혀 섣불리 성경 본문을 넘어서지 않는다. 책에서 그는 ‘예레미야는 하나님의 마음과 깊이 접속되어 있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저자 역시 예레미야 못지않게 성경과 하나님의 마음에 깊이 접속된 사람이다. 실패한 예언, 외롭고 괴로운 예언자의 마음, 그리고 그 현실과 함께 끙끙 앓는 하나님의 마음을 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하며, 이 괴로움 속에서도 새로운 희망을 향해 몸부림하자고 초청한다. 수천 년 전 예언자 예레미야의 음성을 ‘오늘의 예언자 김기석’을 통해 전해들을 수 있다는 것은 이 서글픈 시대에 우리에게 주어진 소중한 선물이자 기회가 아닐까. -박현철 연구원

<이것이 복음이다>, 톰 라이트 지음, 백지윤 옮김, IVP 펴냄

톰 라이트는 저명한 신약학자일 뿐 아니라 선명한 자신만의 관점으로 개성이 분명한 책을 써내는 대중 저술가이다. 그의 모든 책은 분명한 독자층을 의도하고 있고, 정확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으며, 겨냥한 독자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해답을 제시한다. 그것이 저술가로서 톰 라이트의 가장 큰 재능이자 장점이고, 어마어마한 양의 책들을 쏟아내지만, 그의 책들을 모두 눈여겨보아야 할 이유이다. <이것이 복음이다>는 ‘복음 Good News’라는 제목이 드러내고 있듯이 가장 기본적인 주제를 다루고, 가장 넓은 독자층을 겨냥하고 있는 책이다. 대부분 기초개념이 그렇듯 ‘복음’은 너무 당연하게 남발되고 있어 그 실체가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 데 비해, 톰 라이트는 성서학자로서 자신의 연구 성과들을 한데 모아 ‘복음’에 대한 선명한 그림을 그려 우리의 오해나 부족한 이해를 바로잡아준다. 이 얇은 책에 톰 라이트는 복음의 본래의 의미를 선명하게 드러낼 뿐 아니라 자신의 학문적 연구 결과를 간결하게 정리했다. “톰 라이트가 쓴 수많은 책 중 단 한 권을 읽어야 한다면 바로 이 책이다”라는 추천사는 분명히 옳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의 기대와 필요를 예상하며 두 가지 첨언을 하고 싶다. 기독교인이 아닌 이들에게 기독교를 소개하고 전도하는 책으로 쓰고자 한다면 이 책보다는 <톰 라이트와 함께하는 기독교 여행>(IVP)을 권한다. 톰 라이트의 신학과 그의 저술들을 일목요연하게 이해하게 해 주는 책을 찾는다면 <목회, 톰 라이트에게 배우다>(에클레시아북스)를 권하겠다. 다시 말하건대, 더 이 두 가지 첨언은 이 책의 부족함 때문이 아니라, 톰 라이트의 풍성함 때문이다. -박현철 연구원

<성령-교회는 왜 성령을 잃어버렸는가 >, 스탠리 하우어워스, 윌리엄 윌리몬 지음, 김기철 옮김, 복있는사람 펴냄

성령에 관해 말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많은 신학자, 목회자들이 성령에 관해 이야기하지만 정말 성도들에게 만족스러울 만큼 이야기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성령이 지금도 우리와 함께하시며 역사하시는 분이심을 생각한다면 그를 이해하기 위해 지나치게 어렵고 사변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과도한 말 잔치일 수 있다. 하지만 또 성경과 교리가 가르치는 교훈들을 무시한 채 무조건 경험하고 믿으라는 주장은 너무 위험하다. 정교하고 논리적이면서도 마음을 뜨겁게 하고 역동적 역사를 일으키는 성령론이 여전히 필요한데, 나는 이 책 <성령>이 어느 정도 그런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기대한다. 이 얇은 책에서 저자들은 삼위일체로부터 시작해 성령에 관한 신조와 현대의 성령운동을 이론적으로 점검하며, 동시에 성령의 사역이 성도들의 일상과 교회 현장에 어떻게 역동적으로 드러나며 종말론적 관점에서 기대되어야 하는지를 충실하게 다룬다. 압축적인 문장을 곱씹으며 읽고 또 읽어볼 만한 책이다.

스탠리 하우어와스와 윌리엄 윌리몬은 개인으로도 각각 뛰어난 신학자요 설교가, 저술가이지만, 둘이 함께 쓴 <하나님의 나그네 된 백성>, <주여 기도를 가르쳐주소서>, <십계명>(이상 복있는사람 역간) 같은 책에서 그들의 진가는 더 빛난다. 저자들은 서문에서 “<하나님의 나그네된 백성>이후 25년간, 이 책은 우리 두 친구가 성령의 인도를 따라 어떻게 지속적으로 신앙이 자라 왔는지를 보여주는 열매이다”라고 고백하고 있다. 둘의 우정어린 작업의 열매가 시대에 적응하기를 거부하고 성령에 사로잡혀 살아가기 원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을 위한 좋은 지침이 되리라 믿는다. -박현철 연구원

<왜? 복음은 믿을 수 없는 이야기가 되었나>, 조나단 도슨 지음, 김재영·박일귀 옮김, CUP 펴냄

이 책의 저자 조나단 도슨은 미국 보수 개신교의 본산인 ‘바이블 벨트’ 텍사스 주에서 이례적으로 불신자 비율이 높은 오스틴에서 목회하고 있다. 그런 그가 사회적으로 거리끼는 것이 되어 버린 ‘전도’의 현실을 잘 분석한 이 책은 <크리스채니티 투데이>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굳이 자리매김을 해보자면 이 책은 미국의 온건한 복음주의자들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고, 파격적인 해체나 신학적 자기반성을 시도하기보다는 그간 일방 선포와 개종 압박에 특화되었던 전도 전략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현실을 분석하고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대안으로 주문하고 있다. 책의 제1부는 전도가 어려워진 이유로 사람들은 비인격적 접근에 이미 마음이 상해버렸고, 전도자는 설교조로 잘난 체하고 있고, 하나님에 이르는 길은 여러 갈래란 사회적 인식도 드높은 데다, 그리스도인들은 아는 것이 많지 않아 잘 전도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는 점을 꼽았다. 이런 흐름은 한국의 상황에도 매우 익숙한바, 그가 내어놓는 처방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구성을 취하고 있지만, 좋았던 부분은 다양하게 들고 있는 사례들이 생동감이 있었다는 점이다. 사역자들이라면 한국적 정황에서 의미가 있도록 병행논의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 -양희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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