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한번 잡솨봐] ‘우치무라 간조, 신 뒤에 숨지 않은 기독교인’ 외 5권

청어람 매거진이 소개하는 기독교 신간. 기독교 신간을 선별하여 책을 지은 마음, 책에 담긴 온기까지 독자에게 고스란히 소개한다. 책 제목을 클릭하면 구매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다.

<우치무라 간조, 신 뒤에 숨지 않은 기독교인>, 양현혜 지음,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펴냄

<우치무라 간조, 신 뒤에 숨지 않은 기독교인>은 우치무라 간조에 대한 충실한 연구서이자 일종의 평전이다. 우치무라 간조가 김교신, 함석헌 등을 통해 한국 기독교에 끼친 영향이 적지 않고, 그간 소개된 그의 저서를 꽤 많은 국내 독자들이 읽었음에도 우치무라 간조의 삶과 사상을 종합적으로 소개한 책은 없었다. 그런데 번역서도 아닌 국내 저자의 연구를 통해 이만큼의 연구서를 만날 수 있다니 무척 감탄스럽고 감사하다. 단순하게 신앙인, 혹은 무교회주의의 주창자로서의 우치무라 간조뿐 아니라, 일본 근대의 한 축을 형성한 사상가로서의 면모를 종합적으로 담아 일본 기독교, 일본 근대사, 동아시아 문제 등에 대해서까지 폭넓은 정보를 제공한다.

프로테스탄트는 독립하는 신앙이다. “내가 여기 있습니다”라고 외친 루터의 고백은 그 어떤 권력이나 전통보다 하나님 앞에 독립적 존재로 선 나 자신의 신앙 결단을 강조한다. 그 무엇의 뒤에도 숨지 않고 신과 역사 앞에서 독립적이고 책임적 존재로 응답하려 한 우치무라의 삶과 신앙은 프로테스탄트의 한 모델이다. 한국교회가 이상한 교조주의, 성직주의, 공동체주의로 혼탁해져 있는 이때 우치무라 간조를 통해 독립하는 신앙으로서 프로테스탄트를 재발견하면 좋겠다. -박현철 연구원

<위대한 열정 : 칼 바르트 신학해설>, 에버하르트 부쉬 지음, 박성규 옮김, 새물결플러스 펴냄

‘칼 바르트’는 한국에서 참으로 희한한 대우를 받고 있다. 20세기 현대신학에서 그의 존재를 지워버릴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분명한 사실이지만, 한국의 교단 분열이 단지 이해관계의 충돌만이 아닌 신학적 명분이 필요했던 탓일까, 바르트는 오랫동안 엉뚱하게 불려 다녔다. 보수 측에서는 칼 바르트를 읽지 않고도 부정해버리는 일이 자주 있고, 진보 측에서는 그를 일찌감치 과거의 학자로 밀쳐버리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반가운 현상은 몇 년 사이에 에버하르트 부쉬가 쓴 바르트의 전기, <칼 바르트>(복있는사람, 2014)가 930여 쪽의 두툼한 분량으로 나와서 그의 일대기를 꼼꼼히 볼 수 있게 되었고, 바르트의 <개신교 신학 입문>(복있는사람, 2014)도 다시 번역되어 나오면서 관심 있는 독자가 접근할만한 책이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위대한 열정>은 단권으로 칼 바르트 신학 전반을 압축적으로 요약해주는 길잡이로 첫손에 권할 만하다. 바르트 저술의 권위 있는 편집자인 에버하르트 부쉬가 썼고 100여 쪽의 연대기적 소개에 이어 10개의 신학 주제를 촘촘하게 구성하고 있으니 이 정도면 일단 바르트 신학을 손안에 쥐었다고 말해도 과하지는 않을 것 같다. 통독도 좋고 발췌독도 좋다. 이런 책들의 등장으로 바르트의 대중적 복권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양희송 대표

<출애굽과 혁명>, 마이클 왈저 지음, 이국운 옮김, 대장간 펴냄

‘출애굽’은 구약만 아니라 성경 전체를 관통할만한 강력한 상징성을 갖는 사건이다. 20세기 후반의 가장 활동적인 정치사상가 중 하나인 마이클 왈저는 ‘출애굽’ 이야기가 단지 성경 내의 옛이야기에 머물지 않고, 청교도혁명, 러시아혁명, 해방신학에 이르는 서구 역사의 순간마다 어떤 혁명적 상상력을 제공했는가를 추적하여 이 책을 썼다. 신학자가 아닌 정치철학자의 입장에서 해부하는 출애굽 사상의 역사적 변형, 등장과 소멸, 반복되는 패턴 등은 매우 흥미로운 분석이다. 거기에는 단순하게 ‘고통과 억압으로부터의 해방’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에서 벗어나려는 해방적 영성은 어떻게 고양되고, 응축되고, 폭발하는지, 그 ‘해방의 영성’은 어떻게 이데올로기로 전락하는 과정을 피할 수 없는지, 메시아주의와 혁명은 어떻게 만나고 어떻게 어긋나는지 등을 다룬다. 이 책이 다루는 주제는 먼 이야기가 아니다. ‘빠’와 ‘까’가 싸우고, ‘정치적 메시아’를 갈망하거나 한판에 뒤집는 ‘혁명’을 꿈꾸는 이야기로 주변은 소란스럽다. 우리는 ‘종교의 정치화’와 ‘정치의 종교화’를 조금 더 정밀하게 논의해야 하는 시절에 들어섰다. 고민 깊은 이들에게 마이클 왈저의 통찰은 필히 참고할 지혜다. -양희송 대표

<함께 사는 기적 : 프랑스 떼제와 신한열 수사 이야기>, 신한열 지음, 신앙과지성사 펴냄

이 책은 담담하게 읽었지만, 프랑스 수도공동체에 종신서원을 한 한국인 수사의 담백한 글에 여러 사람 가슴이 설레겠구나 생각했다. 그것은 우려라기보다는 도무지 이런 이야기를 읽을 기회가 없는 한국 개신교의 소란스러움과 야단스러움 때문이다. 사람이 세상에 났으면, 자신보다 더 높은 가치를 위해 삶을 드릴 고민 정도는 한번 하고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은 모두의 고민을 저버리지 않은 그 누군가가 저기에 있구나 싶은 것이다. 1940년에 프랑스 떼제에서 시작된 이 ‘개신교와 가톨릭의 화해와 일치를 추구하는 수도공동체’ 이야기는 우리가 아는 종교 생활에서는 너무 먼 이상을 말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런 불가능하고 쓸모없어 보이는 이상에 매료되어 60년대부터 젊은이들이 여름이면 수천 명씩 찾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기독교 신앙은 무엇이며, 교회는 무엇이며, 평화나 화해는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일까를 평생 화두로 붙잡고 살아가는 사람들, 그것을 기도로 찬양으로 승화시켜 하루 세 번 예배드리는 단순한 삶을 살짝 엿볼 기회를 이 책은 제공한다. 당장은 이 여름에 떼제를 한번 다녀오고 싶은 사람이 많을 텐데, 그것도 나쁘지 않다. 조금 더 고민한다면, 그 떼제가 한국에서도, 동아시아에서도 기도 촛불을 밝혀두고 있다는 소식도 챙겨볼 만할 것이며, 자기 삶의 자리에서 이런 기도를 함께 읊조리는 이들과 소소히 연결하는 것도 꿈꿔볼 일이다. -양희송 대표

<신학 공부를 위해 필요한 101가지 철학 개념>, 켈리 제임스 클락, 리처드 린츠, 제임스 K. A. 스미스 지음, 김지호 옮김, 도서출판100 펴냄

열심히 신학책을 읽는데 어렵게만 느껴지고 당최 이해가 안 되는가? 이 문제에 대한 진단은 두 가지인데 첫째는 저자가 너무 어렵고 불친절하게 썼기 때문이고, 둘째는 기본적인 개념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저자가 써 놓은 책을 다시 쓰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책을 포기하든가, 개념 공부를 해서 독자로서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 <신학 공부를 위해 필요한 101가지 철학 개념>은 이렇게 열심히 신학책을 읽지만 잘 이해가 안 되는 분들이 선택할 수 있는 좋은 참고서다. 신학책을 읽다 보면 종종 등장하는(그러나 뭔지 잘 모르겠는) 존재론, 현상학, 자연 신학, 초월성, 상대주의, 스콜라 철학, 스토아 철학 등의 개념어에 대해 각 개념의 맥락과 역사를 최대한(!) 친절하게 설명했다.

물론 신학 공부를 위해 필요한 철학 개념이 101가지밖에 없을 리 없으니 101가지를 선택했다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내용이라고 보면 된다. 사전의 형식을 가진 책이지만 그리 딱딱하지 않고 어렵지도 않다. 친절하게도 표제어마다 함께 보면 좋을 표제어들이 제시되어 있고 참고자료도 표시되어 있어서 이리저리 건너뛰면서 통독해도 될 만한 책이다. 두꺼운 신학책보다 훨씬 쉽게 읽힐 뿐 아니라, 이후 두꺼운 신학책을 조금 더 쉽게 읽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박현철 연구원

<한국 기독교문학 꼭 읽어야 할 작품들>, 김수중 지음, 비움과채움 펴냄

<한국 기독교문학 꼭 읽어야 할 작품들>은 국문학을 가르치는 교수이자 신학을 공부한 목사인 저자가 꼭 읽어야 할 ‘기독교 문학’ 작품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소설, 수필, 평론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의 내용과 신앙인으로서 이 작품을 읽어야 할 이유, 저자의 신앙 이력과 작품의 맥락을 알뜰하게 엮었다. 잡지 연재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쉽고 평이해 읽기 쉽고, 작품수도 적지 않아서 꼭 완독을 위해서가 아니라도 한 권 정도 구비해둘만한 책이다. 사실 ‘기독교 문학’이라는 규정, 작가들의 신앙 이력에 대한 시시콜콜한 정보는 우리가 문학을 읽고 향유하는데는 의미 없는, 혹은 불필요한 일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기본적인 추천과 큐레이션은 꼭 필요한 일이다. 이 책은 워낙에 문학에 관심을 두지 않는 교회 현실에서 기본적인 참고목록을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문학에 관심 있는 독자들, 혹은 자녀들이나 교회 지체들에게 권할만한 문학작품을 찾는 이들에게는 유용한 책이 되리라 생각한다. -박현철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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