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월드뷰’ 사태 (1) – 기독교 세계관이 우파운동인가?

<월드뷰> 사태 (1) “기독교 세계관이 우파운동인가?”

손봉호, 강영안, 신국원, 양승훈 등 한국의 기독교 세계관 운동을 주도해온 이들이 몸담은 가장 대표적 단체가 (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이하 '동역회')다. 여기서 내는 월간 회보 <월드뷰>는 기독교 세계관의 관점으로 다양한 이슈를 다룬다. 그런 곳에서 2018년 1월호는 특집으로 "개혁인가? 보복인가? 적폐청산, 어떻게 볼 것인가?"를 내걸고 현 정부의 적페청산 기조를 직설적으로 공격했다. 그동안 '기독교 세계관' 운동을 주도해 온 단체가 '기독교적 관점' 혹은 '성경적 입장'을 내세워 편협한 주장을 하는 건, 기독교 세계관 운동의 위기 징조로 해석할 수 있다. 청어람매거진은 이른바 <월드뷰> 사태로 볼 수 있는 이 흐름을 주목하여 '기독교 세계관' 운동의 현재와 전망을 두루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도저히 열 받아서 정기구독 해지했다.” -김OO(페이스북)
“이번호 받아보고 정기구독 해지했습니다” -신△△△(페이스북)
“저도 오늘 후원금 자동이체 중단했어요. 국정교과서 사건 때 끊었다가 차마… 다시 시작했는데. 참 기가 막혀서 눈물이 다 나네요.” -김ㅁㅁㅁ(페이스북)

<월드뷰> 2018년 1월호를 정독했다, 참담했다

손봉호, 강영안, 신국원, 양승훈 등 한국의 기독교 세계관 운동을 주도해온 이들이 몸담은 가장 대표적 단체가 (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이하 ‘동역회’)다. 여기서 내는 월간 회보 <월드뷰> 2018년 1월호를 읽은 이들이 부글부글하고 있다. 해가 바뀌고 받은 회보가 ‘이전의 <월드뷰>가 맞나?’ 싶을 정도로 낯선 내용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편집위원진은 대폭 물갈이되었고, 무가지였던 회보는 5,000원으로 유료화되었다. 독자나 후원자만 몰랐던 것이 아니라, 동역회 내부 관계자들도 책을 받아보고서야 이런 변화를 알아챈 이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전언이다. 12월로 편집위원직을 사임했다는 우종학 교수(서울대 천문학과)는 “오늘 오후에 날아온 <월드뷰> 1월호를 보며 월드뷰 구독도 끊었습니다. (중략) 저는 기독교 내에 보수적 의견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친 기업, 친 자본, 친 대형교회, 친 창조과학, 친 차별, 친 세습 뭐 그런 의견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30-40년동안 이어온 기독교세계관운동의 결과로 나타나는 자연스런 귀결이라는 건 도저히 용납을 할 수가 없습니다. 기독교세계관의 반란이라고 아니 부를 수가 없습니다“ 라고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며칠 만에 어렵사리 <월드뷰>를 구해서 정독했다. 참담했다.

worldview

<월드뷰> 1월호를 보았다. 참담했다.

<월드뷰>는 1월호 특집으로 “개혁인가? 보복인가? 적폐청산,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내걸고 기획칼럼과 연재칼럼 등으로 총 7편의 관련 글을 싣고 있다. 그중 손봉호 교수와 송인규 교수의 글 등 2-3편은 원론적 제안이거나 정보전달에 비중을 둔 글이다. 반면 나머지 4편은 현 정부의 적폐청산 기조를 직설적으로 공격하는데 할애하고 있다. ‘기독교적 관점’ 혹은 ‘성경적 입장’이라고 하면서 내놓은 주장의 편협성이 일차적으로 문제가 되겠지만, 이들이 <월드뷰>의 편집위원으로 가지는 이런 입장을 동역회의 노선으로 잡은 것이 아닌가 싶은 점에서 독자와 후원자들, 더 나아가서 그간 기독교 세계관 운동에 직간접적 관심을 두고 있던 이들에게 놀라움과 충격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기독교 세계관’을 앞세워 현 정부를 정조준하다

우선 이들이 쓴 글의 몇몇 대목을 살펴보자. 조영길 변호사(법무법인 I&S 대표)는 “올바른 국가개혁과 법치주의”라는 제목의 글에서 적폐청산 절차가 법률에 근거하지 않고, 편향적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문제라고 비판한다.

“현 정부가 내세워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적폐 청산 국정 기조는 그 기준이 공의로운 법률이기 보다는 다수 국민의 뜻인 여론을 더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는 면이 있고, 그 추진 주체들이 공정성이 보장되는 독립기구이기 보다는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인 피해자들이나 이를 대변한다는 사람들이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면들이 적지 않게 있으며, 그 적용대상에서도 이전 정권 담당자들에게 집중되거나, 노조들보다는 사용자들에게, 좌파단체들보다는 우파 단체들에게 집중되고 있어서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된다는 점 등에서 상당한 우려들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4)

과연 지금의 적폐 청산 과정을 이렇게 단순화해서 비판하는 것이 정당한가에 의문이지만, 일단 견해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자. 주요 권력기관 내부의 개혁을 처음부터 검찰권을 동원해서 바로잡겠다고 나서는 것이 과도한 일이라면, 기관이 내부 감사나 TFT를 조직해서 기존의 문제를 조사하고 개혁과제를 제시하는 것이 그리 문제가 되는가? 위법적 상황이 발생하는 것에 문제제기하는 것은 정당하겠으나, 이런 과정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과도한 염려이다. 노조 등이 자기주장을 펼치는 것이 문제가 아니고, 그에 걸맞는 제대로 된 제도적 뒷받침이 이어지는가를 물어야 할 것은 아닌가? 적폐청산 자체를 불법, 과잉, 불공정으로 낙인찍는 조영길 변호사의 이 글은 이후의 다른 글에 비하면 매우 점잖은 편이긴 하지만, 이후의 글에 반복되는 핵심 논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인철 변호사(MBC 방문진 이사)의 글 “적폐청산을 어떻게 보아야 하나”는 조금 더 노골적이다. 그는 현재진행형인 공영방송의 파업과 적폐청산 과정에 관한 원색적인 반발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것이 기독교적 관점이고, 성경적 입장인 걸까? 국정농단과 탄핵에 이르는 과정에서 보여준 공영방송의 위상 추락과 국민들의 실망에 관한 성찰은 그의 글에서 보이지 않는다.

“2017년 한국사회의 키워드는 적폐청산이다. 그러나 그것이 이행되는 과정이 법과 절차에 의해서 의하지 않고 폭압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과 원칙이나 기준 없이 정치적으로 반대편에 서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을 주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낡은 폐단을 없애고 쇄신한다는 본래의 의미를 상실한 채 정치적 보복이나 반대의견에 대한 탄압으로 의심받고 있다. (중략) 적폐청산의 발단이 광장의 구호에서 시작되고 미디어에 의해서 확산되면서 사실이 왜곡되거나 과장되고 한편으로 이해관계자들의 주장이 뒤섞이면서 변덕스러운 여론에 의해서 전개되는 여론 정치라는 지적이 있다. 적폐 청산이라는 명분을 앞세워서 사실과 증거에 뒷받침되지 아니함에도 공정한 절차에 의하지 않고 일방적이거나 편파적인 주장을 따라서 적폐라고 단정 짓는 상황은 법과 질서가 무너졌다는 사실을 오히려 보여주는 것이다. 공영방송사에 대해서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주도하는 소위 언론적폐청산은 폭압적인 방법도 문제지만 이해관계자인 노조에 의해서 진행된다는데 문제가 있다. (중략) 이러한 과정에서 방관하는 정부의 태도를 보면 친정부적인 노조가 운영하는 방송이 정권으로부터 독립을 지키면서 공정한 방송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28-29)

이상원 교수(총신대 기독교 윤리학)의 글 “적폐청산은 윤리적으로 정당한가?”는 차마 읽기 힘들 정도다. 그는 박근혜 탄핵은 기획된 것이고, 최순실 태블릿PC는 조작된 것이며, 검찰과 언론이 작정하고 국정농단 사례를 부풀렸다는 의혹 등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고, 국정원 개혁한다며 간첩 수사를 가로막는다는 주장까지 인용한다. 이른바 ‘카톡 통신’에 떠도는 이야기를 근거로 전개하는 비판이 설득력을 가지기는 매우 어렵다. 한국교회에서 가장 크다는 교단의 신학대학교에서 기독교 윤리를 가르치는 학자의 글이 이런 수준이라는 것이 참담하다. 그의 글은 결국 색깔론과 혐오에 호소하는 음모론의 전형을 보여준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한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이른 바 ‘적폐청산’ 작업은 윤리적으로 정당한가? 이 작업의 윤리적 정당성 여부를 가리기 위해서는 두 가지 문제가 먼저 규명되어야 한다. 첫째로 문재인 정부가 적폐의 대상으로 제시하는 항목들이 정확한 사실들에 근거한 것들인가? (중략) 둘째로 적폐청산 작업은 결국 법적인 공방을 의미하는 것인데, 이 법적 공방이 공정한 과정적 절차에 따라서 진행되고 있는가, 아니면 어떤 이념적 정치철학을 관철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고 있는가? (중략) 두 번째 질문 곧 문재인 정부의 이념적 편향성의 문제에 대한 필자의 답변의 요지는 문재인 정부가 이념적 편향성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이념적 편향성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하나는 문재인 정부의 모든 핵심 요직들에 주체사상파에 몸담았던 인사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으며, 주체사상파는 아니라 할지라도 좌파적 성향을 가진 인사들로 채워져 있다는 점이다. 특히 주체사상파에 소속되어 활동했던 인사들이 그 후에 어느 정도나 사고의 전환을 이루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른 하나는 성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태도는 뚜렷하고 고집스러운 이념적 편향성을 드러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생물학적 관점에서 성을 남성과 여성으로 보고 결혼을 남성과 여성의 결합으로 보는 전통적인 양성개념을 배제하고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성별을 결정하는 젠더 이데올로기를 정치철학의 기반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 정치철학의 기반 위에서 동성애와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것을 선거공약과 당론으로 정하고 집요하게 추진하고 있다. (중략) 문재인 정부는 일곱 차례에 걸친 차별금지법 제정 시도가 무산되자 오기를 부리듯이 아예 동성애와 동성혼을 합법화하는 조항을 헌법에 집어넣으려고 시도하고 있으며, 동성애와 동성혼을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인권위원회를 헌법기관으로 격상시키는 초법적 발상을 통하여 이른 바 ‘동성애 독재’를 실현시키고자 하고 있으며, 한국의 양대 사법기관의 수장인 헌법재판소장과 대법원장에 동성애와 동성혼을 옹호해 온 우리법 연구회 인사들을 임명하여 사법부 장악을 시도했다.” (39-40)

여기에 김철홍 교수(장신대 신약학)의 연재칼럼 “<레 미제라블>과 적폐청산”이 화룡점정을 찍는다. 현 정부를 ‘자기 의에 사로잡혀 개혁의 칼을 휘두르는 자베르 형 인간’에 비유하는 대목은 사실상 신학적 언어로 써 내려간 혐오의 배설에 가깝다. 나라를 뒤흔든 국정농단의 주인공들에게 죄를 묻고 회개를 청하는 보수의 엄정함은 어찌 이리 희귀한 것인가 궁금하다.

“장발장 유형의 인간과 자베르 유형의 인간 사이에 있는 근본적 차이는 무엇인가? 그것은 자기의(self-righteousness)다. 장발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을 철저하게 죄인으로 인식한다. (중략) 하지만 자베르는 자신을 죄인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을 법과 정의의 편에 서 있는 사람으로만 인식하기 때문이다. (중략) 기독교인으로서 우리가 현재의 적폐 청산에 대해 갖고 있는 우려는 현정부와 그 지지 세력들이 자기 의에 빠져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적폐청산위원회가 죄인들의 목록을 만들어 검찰에 넘겨 법적 처벌을 받게 할 때, 적폐청산위원회가 먼저 국회를 통해 자신들의 활동을 뒷받침할 수 있는 법을 제정한 뒤에 법률적 근거를 갖고 활동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이런 절차를 무시하고 단지 청와대 임종석 실장 명의의 공문 한 장에 근거해서 기구를 설치한 것은 국가 행정체계 문란행위다. (중략) 그렇다면 청와대와 여당에는 이런 법적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는 말일까? 그렇지 않다. 몰라서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절차상의 정의를 완전히 무시하고 이렇게 한다는 것은 결국 무엇을 암시하는가? 현정권이 자신을 ‘정의의 사도’로 이해하는 자베르와 같은 인간형들로 똘똘 뭉쳐져 있고, ‘우리는 정의롭고, 너희 잔소리 말고 우리의 심판을 받으라’는 것이며, ‘어차피 절차상의 정의를 무시해도 우리는 정의롭기 때문에 상관없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닌가? (중략) 세상에서 제일 꼴불견은 정의롭지 않은 사람들이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겠다고 큰소리치는 것이다. 나는 지금도 제5공화국 시절에 경찰서 입구에 걸려있던 ‘정의사회 구현’의 간판을 기억한다. 그 때 내 속에서 치밀어 오르던 메스꺼움도 여전히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그 구역질이 다시 느껴지는 것은 왜인가? 자기의에 매몰되어 심판자가 되기로 자처한 한국판 자베르들의 칼춤을 보면서 이들의 종말이 점점 더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자베르들은 과연 자기의의 독배에 취해 스스로를 파멸의 길로 인도하고 말 것인가?” (54-55)

백번 양보하여 ‘기독교 세계관’으로 살펴보니 현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이 문제가 많이 보일 수는 있다. 그러나 이 사안이 비판과 비난 일변도로 다룰 주제인가? 손봉호 교수의 대표주간 칼럼에 바로 이런 내용이 있다.

“물론 사회 일각에서는 적폐 청산은 핑계일 뿐 실제로는 정치보복이라는 냉소적 비판이 없지 않다. 그게 사실이라면 이는 가증스러운 불의다. 그런데 이번 작업이 순수한 적폐청산인지 정치보복인지는 이념에 따라 다르게 판정되고 있어 법률지식과 수사권이 없는 보통시민에게는 어느 것이 옳은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가 없다. 그러나 적폐청산이던 정치보복이던 모든 의혹이 다 밝혀지고 모든 잘못이 처벌되는 것은 국민에게는 무조건 이익이다. 정치보복도 그 자체로는 옳지 않지만 보복하는 쪽도 후에 보복 당할 가능성이 크므로 매우 조심하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순수하든 불순하든 적폐청산으로 이익을 보는 것은 일반 시민이다. 그리고 지금 수준의 시민의식과 언론의 비판능력으로도 후진국에 나타나는 정치보복의 악순환은 막을 수 있다.” (18)

<월드뷰>의 여러 글에서는 (손봉호 교수와 같은) 이런 수준의 인식을 찾아볼 수가 없다. ‘기독교적 관점’ ‘성경적 입장’을 논하기 위해서는 타당한 근거와 최소한의 산술적 균형 감각이라도 갖추어야 마땅하지 않은가? 이들은 극우적으로 편향된 시각을 ‘기독교 세계관’을 빙자하여 여과 없이 실어 나르고 있는 것 아닌가? 국민들은 작년 이래로 지금까지 현 정부의 적폐청산 행보에 70%가 넘는 지지를 보내고 있다. 탄핵에 이르는 과정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국가권력의 오남용을 바로 잡는 노력은 어떤 정부든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이런 부정부패 단절에 관한 국민들의 열망을 단지 세상 물정 모르는 나이브한 여론이라며 간단히 무시하고, 이 사안을 권력 쟁투 차원에서 냉소하는 것이 한국사회에서 ‘기독교 세계관’ 운동을 대표적으로 전개하는 단체가 천명할 바람직한 노선인가?

<월드뷰>는 <미래한국> 개신교 버전인가?

그런 가운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매우 의미심장한 현상이 포착된다. 1월호를 기점으로 재편된 <월드뷰>의 편집위원진과 필진들이 극우 매체인 <미래한국> 인력과 상당히 많이 겹친다. <월드뷰> 편집위원 중 곽우정 간사는 <미래한국>에서 편집을 했던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 <월드뷰> 제작 실무를 맡고 있다. 김철홍 교수는 <미래한국> 전 편집위원이고, 현재 교계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종횡무진으로 움직이는 극우 인사다. 조영길 변호사와 한정석 대표 역시 <미래한국> 전·현직 편집위원이다. 그간 동역회에 기반을 두고 활동한 이승구 교수와 김승욱 교수는 <미래한국>에 현직 편집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로써 <월드뷰>는 발행인을 포함 총 6명이 <미래한국>의 전·현직 편집위원 출신이다. 게다가 1월호에 글을 쓴 외부 필자인 이인철 변호사도 <미래한국> 편집위원이다. 이는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작정하고 논조를 단단히 조율한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인 추론일 것이다. 달리 변명의 여지가 있을까? <월드뷰>는 지금 개신교 버전 <미래한국>을 만들고 있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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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한국> 역대 편집위원 중 익숙한 이름이 보인다. @미래한국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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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한국> 현재 편집위원 명단에도 익숙한 이름들이 보인다. @미래한국 홈페이지 갈무리

<월드뷰>의 이런 당혹스러운 우회전에는 발행인이자 동역회 공동대표인 김승욱 교수가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1980년대에 시작된 <기독교학문연구회> 시절부터 주요 멤버로 활동해왔고, 이 단체가 2009년 <(사)기독학술교육동역회>와 통합하여 새로 <(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로 출범할 때 실행위원장 및 이사 등을 역임하며 단체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그는 대형교회나 교계 유력 인사들을 이사진이나 후원자로 영입해서 재정적 기반을 만드는 데 공을 들였고, 대외적으로는 기독교 경제학자로 강연과 칼럼 등으로 대중적 활동도 해왔다. 그러나 그의 이런 행보에 관해서는 양면적 평가가 제기된다. 그가 주로 강의하는 ‘기독교 세계관과 경제’의 내용이 신자유주의 경제학의 주장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어서 이를 ‘기독교적 관점’ 혹은 ‘성경적 입장’과 동일시할 수 있느냐는 반론이 나온다. 또한, 교회개혁의 대상으로 비판받았던 이들이 그를 통해 동역회에 참여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그것이 일으킬 부작용에 관한 우려도 내부적으로는 존재했다. 결정적으로 그가 단지 개인적 차원에서 보수적 시각을 갖고 있다고만 여기던 이들은 2016년 연말 ‘국정교과서 파동’을 겪으면서 크게 충격을 받았다. 국정교과서 현대사 필진으로 그가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가 우파 이데올로기 운동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일으키게 된 것이다.

국정교과서 파동은 동역회 안팎에서 파문을 일으켰다. 후원자들의 항의와 후원중단 사례가 발생했고, 공동대표로서 해야 할 처신 문제에 관한 지적도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김승욱 교수와 동역회의 오랜 인연을 바탕으로 ‘신념의 다양성을 존중하자’는 차원에서 봉합되었다. 그러나 이 문제는 그렇게 해소된 것이 아니라 2017년 한해 내내 동역회가 구조적으로 악화하는 데 일조한다. <월드뷰> 발행과 동역회 실무를 담당하던 간사진은 이런 방향성과 운영상의 문제로 일 년 내내 갈등을 겪다가 차례로 사임하게 된다. 사단법인인 동역회와 별개로 주식회사로 분리된 <월드뷰>와의 관계 설정도 삐걱거리기 시작했고, 재정구조가 점차 이원화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와중에 <월드뷰>의 지면은 차근차근 바뀌었고, 이미 몇 달 전부터 편집위원들이나 독자들 사이에는 정체성과 관련한 불만이 쌓여왔다. 그러다가 이번 1월호에서 전격적으로 편집위원진의 물갈이와 지면의 급격한 변화로 폭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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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역회가 가진 ‘신앙적 측면’의 분명한 공식 입장은 ‘기독교 세계관’을 어떻게 위협하고 있을까? @사단법인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홈페이지 갈무리

기독교 세계관 운동이 우파운동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동역회는 그 자체로 한국의 기독교 세계관 운동을 가장 폭넓게 포괄하고 있는 단체이다. 상징성을 가지고 있고, 그에 준하는 다양한 면면들이 참여하고 있는 공적 단체이다. 그런데 이런 단체가 정파적 입장이 분명한 우파 인사들에 접수되는 것은 결코 정상적이지 않다. 우파라서 문제가 아니라, 다양성의 포기가 문제다. 또한, 공익적 비영리 단체를 재정권과 인사권을 무기 삼아 사유화한 과정은 그 자체로 충격적이다. 그리고 그런 절차가 일 년여의 시간 동안 진행되는 것을 내부적으로 견제하지 못했다는 것도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다. 그 결과로 우리는 “삶과 학문의 전 분야에서 하나님의 주권과 하나님의 영광이 확인될 수 있도록 제 분야에 대한 기독교적인 관점을 정립하고 이를 확산시키며 이와 병행하여 실천을 진작시키고자 하는 신앙과 학문의 공동체”라는 동역회의 지향과는 전혀 부합하지 않는 사상유래 없는 사태를 만나고 있다.

2018년 2월에 예정된 동역회의 이사회가 아마도 이런 문제를 다룰 수 있는 마지막 자리일 것으로 보인다. 그 결정으로 동역회와 <월드뷰>는 ‘기독교 세계관’ 운동을 모욕하는 개신교 우파운동의 근거지가 될 것인지, 평지풍파를 넘어서 40여 년의 역사를 이어갈 바람직한 구조를 갖추게 될 것인지 갈라질 것이다.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다. 손봉호 교수의 오랜 금언이 새삼 곱씹힌다. “선지자적 비관주의” 그럼에도 나는 이 우울한 시대에 한국 개신교에 작은 희망을 하나 보고 싶다.

 


양희송

청어람 대표. 복음주의 운동가. 몇권의 책을 썼지만, 좌우명은 "노는게 제일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