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한번 잡솨봐] ‘하나님 나라를 상상하라’ 외 5권

청어람 매거진이 소개하는 기독교 신간. 기독교 신간을 선별하여 책을 지은 마음, 책에 담긴 온기까지 독자에게 고스란히 소개한다. 책 제목을 클릭하면 구매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다.

<하나님 나라를 상상하라> 제임스 스미스 지음, 박세혁 옮김, IVP 펴냄

당분간은 힙(hip)하게 읽힐 저자 제임스 스미스의 ‘문화적 예전(Cultural Liturgy)’ 3부작 중 두 번째 책이 번역되었다. 첫 번째 책 <하나님 나라를 욕망하라>는 그간 우리가 사용해 온 세계관, 예배, 교육 등을 꿰뚫는 새로운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전형적인 주지주의적 사고가 아닌 욕망 혹은 사랑을 전면에 내걸면서 독자들에게 적지 않은 시각 교정을 감행했다. 이번 책은 이 작업을 조금 더 이론적으로 깊고 멀리까지 밀고 나가보는 과제를 수행한다. 저자도 인정하듯 이 작업은 조금 더 학술적 논의를 주요하게 도입하므로, 우리는 메를로 퐁티라든가, 피에르 부르디외, 찰스 테일러 같은 철학자들의 논의를 찬찬히 새겨보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는 의미(meaning)를 육화(embodiment)하는 것의 중요성과 이것이 예배와 교육에 어떻게 관철될 수 있을까에 집중한다. 바라기는 그의 박학다식하고 현란한 인용에 주의를 빼앗기지 말고 요지만 잘 건져도 남는 독서라 생각한다. 단단한 책이니 각오를 하고 사람을 모아서 나눠 읽고 토론하며 소화하기를 권한다. 우리는 당분간 이 저자의 문제의식을 곱씹어야 할 것이다. – 양희송 대표

<개신교의 본질> 칼 하임 지음, 정선희·김회권 옮김, 복있는사람 펴냄

<개신교의 본질>은 ‘신학계 아인슈타인’으로도 비견되는 위대한 신학자 칼 하임의 역작이(라고 한)다. 거창하게 말했지만 사실 칼 하임은 우리에게 낯선 신학자고, 나도 그의 다른 책을 읽어본 적도, 그가 어떤 주장을 했는지도 전혀 모른다. 그럼에도 이 책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소개하게 된 것은 오로지 이 책의 제목과, 적실하게 풀어낸 내용 때문이다.

“‘개신교’의 ‘본질’이 도대체 무엇인가?” 하는 질문은 오랫동안 내 머리를 떠나지 않는 질문이다. 나는 내 신앙을 ‘개신교’에만 가두고 싶지 않고, 가톨릭이나 정교회를 아우르는 ‘그리스도교’ 전통이 가진 풍성하고 아름다움을 동경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속하고 자란 ‘개신교’의 독특함과 본질이 대체 무엇인지에 관한 깊은 고민을 가지고 있다. 칼 하임은 이 책에서 개신교의 본질을 ‘고독한 양심의 종교’라고 말한다. 제도와 전통에서 오는 풍요로움에 안주하지 않고, 치열한 고민과 저항으로 양심의 길을 따르고자 하는 것이 개신교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성경적으로나 교리상으로 개신교의 우월성과 독특성을 주장하는 설명에는 충분히 동의하지 않는 지점들이 있었는데, 양심과 실존의 경험으로 개신교의 본질을 설명하는 이 설명에는 충분히 동의가 되었다. ‘개신교인’인 당신의 생각은 어떤지 한번 토론해보고 싶다. – 박현철 연구원

<신이 없는 세상> 안셀름 그린·토마시 할리크 지음, 모명숙 옮김, 분도출판사 펴냄

‘저 새끼는 신이 없다는 걸 아는 거야’ 어느 목사의 범죄를 보도한 기사에서 본 댓글이다. ‘신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이제 별로 없거니와, ‘신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도리어 실제적 무신론자(practical atheism)로 행동하고 있다. 바야흐로 무신론의 시대, 불신앙의 시대다. 이런 상황에서 기독교 신앙, 유신론을 변증하려는 이들이 여러 방법으로 애를 쓰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지는 않다.

<신이 없는 세상>도 유신론을 변증하는 시도 중의 하나로 쓰인 책이다. 독일과 체코의 저명한 신학자이자 사제인 안셀름 그륀과 토마시 할리크가 무신론의 시대에 관해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하지만 섣불리 신이 있음을 증명하려고 하기보다는, 신앙의 신비와 아름다움, 여전히 우리가 신앙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유익과 기쁨을 담담하게 풀어놓으며 단지 신을 치워버리는 것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삶의 빈틈을 파고든다. 성숙해져 신을 떠나는 사람들, 그리고 스스로 증명하고 드러내지 못하는 신을 향한 두 신학자의 이야기에 한번 귀를 기울여보면 좋겠다. – 박현철 연구원

<권력과 교회> 김진호 외 지음, 창비 펴냄

3세대 민중 신학자로 꾸준하게 한국사회와 한국교회에 대한 비판적 논의를 제출하고 있는 김진호 선생이 4명의 학자와 나눈 대담집이다. 강남순, 박노자, 한홍구, 김응교 등 대담자는 이미 각각 일정한 관심 영역과 입장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라 서로 나눈 대화의 결과 내용이 궁금하였다. 그간 한국교회에 대한 비판서들이 대체로 보수집회의 성조기, 교회 세습, 혐오 발언, 타종교에 대한 배타성 등 사건사고에 집중하는 저널리즘적 경향이 지배적이었다면, 이 책은 그런 사건사고를 낳은 생각과 행동의 구조를 들여다보려는 시도이다. 각각의 대담자들이 신학적, 사회적, 역사적, 교계 내부의 풍경을 조망해주는 역할을 나누어 맡은 인상이 든다. 대담자 중에는 김응교 선생이 교계 내에서 희망을 찾아보자며 들려준 반성과 성찰의 이야기들이 따뜻하게 다가왔다. 개신교가 한국사회의 대표적 적폐 권력이 되었구나 싶은 당혹감과 그 구체적 내용과 평가는 대체 어떠한가 궁금증이 묘하게 교차하는 독서였다. 일반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유통되는 관점과 평판은 이 책이 대체로 잘 담아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신교 내부에서는 여기에 어떻게 반응할 수 있을까를 자문하며, 뜻있는 개신교인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양희송 대표

<동성애와 기독교 신앙> 월터 윙크 지음, 한성수 옮김, 무지개신학 연구소 펴냄

결론부터 말하겠다. 이 책은 기독교적 입장에서 동성애를 옹호하는 책이다. 월터 윙크와 여러 저자는 개인적인 경험과 신학적 고민의 결과로 동성애를 포용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에 관한 존중이며 모든 것을 사랑하고 약자들과 연대하라는 예수의 가르침을 따르는 길임을 주장한다.

미리 말한 이 결론을 보고 당신이 어떤 마음을 가질지 잘 모르겠다. 적어도 적대감은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니 적대감을 느끼더라도 이 책은 한번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동성애는 워낙 뜨거운 주제다 보니 동성애를 다룬 책은 적지 않은데, 안타깝게도 시중에 나온 대부분의 책들은 동성애를 반대하는 입장에 편중되어 있다. 몇 권 되지 않는 옹호적인 책들은 대부분 절판되었다. 이런 정보의 불균형은 한국 사회와 교회가 이 문제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줄 뿐이다. 우리에게는 동성애에 관해 더 많은 정보와 논의가 필요하고, 결론은 그 후에 내려져야 할 것이다. 솔직히 말해 이 책은 영어로 나온 지 오래된 책이고, 얇은 분량에 여러 명의 저자가 나눠서 쓰다 보니 내용도 아쉬운 점이 있다. 하지만 이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독자들이라면 이런 입장의 책을 한 권쯤은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 박현철 연구원

<사랑하며 춤추라>, 양혜원, 지강유철, 원혜영, 김장생, 유성희, 최종수, 김정호, 이철지, 조현 지음, 신앙과 지성사 펴냄

새로운 신앙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이 시대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진 중요한 과제다. 교회는 거의 모든 면에서 파산했고, 희망이요 모델이 되는 이를 찾기는 쉽지 않다. <사랑하며 춤추라>는 한국의 신앙 선배들 중에서 우리가 희망의 모델로 삼을만한 9명의 유산을 기록한 책이다. 대천덕, 장기려, 권정생, 이현필 등 비교적 잘 알려진 분들뿐 아니라, 조아라, 원경선, 황광은 등 그간 다른 책에서 자세히 듣지 못했던 낯선 분들의 이야기도 담겨있다. 사랑하고 춤추며 살아간 9명의 선배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희망이라는 것이 우리 눈에 잘 띄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어딘가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는다. 해 아래 새것이 없다는 말씀처럼 지금 여기 우리의 고민과 분투가 선배들의 그것과 맞닿아 있다니 한편으로는 격려가 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부끄럽기도 하다. 사랑하며, 춤추며, 새로운 희망으로, 새로운 신앙의 길을 걸어보기를 소망하는 이들이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 박현철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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