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이 책 한번 잡솨봐 – Special] ‘평화’의 바람 불어온다, 책을 읽자!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이 완연합니다. 그러나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전쟁의 예언과 파국적 전망이 팽배했습니다. 우리는 역사의 변곡점을 통과하고 있지만, 우리의 이해와 행동이 어떠해야 할지 정돈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남·북 평화체제를 논하려면 꼭 등장하는 여러 질문과 답에 대해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특히 교회 내에서 유통되던 이야기를 전적으로 다시 써야 합니다. 청어람은 '물 들어올 때 노젓는' 마음으로 평화 북토크를 진행합니다. 특별히 서울을 비롯하여 광주, 대구, 부산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이 북토크에서 어떤 책을 읽을 것인지 소개합니다. 북토크를 오시지 못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함께 읽으면 좋을 책입니다.

2018년 상반기 내내 우리는 그야말로 놀라운 일을 연속으로 경험했다. 그중 압권은, 지난 4월 27일에 성사된 남북 정상회담이 아닌가 싶다. 그 회담을 기점으로 단순한 남·북 관계 개선 차원을 넘어서는 북·미간 ‘빅딜’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중이다. 물론 수면 아래 곳곳에 도사린 위험과 변수를 다 낙관할 수는 없기에 물어야 할 질문은 많고, 풀고 싶은 문제도 곳곳에 흩어져 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의 상상력을 넘어서는 평화체제의 ‘큰 그림’을 전망해 볼 수 있게 되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마음으로 몇 주에 걸쳐 평화 책 읽기를 시작한다. 기본 취지는 이렇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많은 위기론과 목소리 큰 주장들을 만나다 보니 어떤 이야기가 맞는지, 틀리는지 알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모두 대단한 확신과 역사적 사명감을 가지고 논쟁하다 보니 과잉된 비장미와 정념에 호소하는 경향도 강하다. 하지만 지금 젊은 세대에게 ‘민족’과 ‘역사’의 대의를 들어 통일과 번영을 강변하는 논법은 너무 진부하고, 거북하다. 그래서 우리는 이번 기회에 남북 평화 문제를 놓고 최소한 알고 있어야 할 공유 지식을 확보하자고 나서 보았다. 너무 많은 책을 권하거나, 학술적 논의를 펼칠 생각은 없다. 다만 대중적 독해가 가능하고, 상호참조를 통해 저자들 사이의 상충하는 관점도 대비시켜 볼 수 있는 수준이면 족하다. 맥락을 잡아주고, 나중에라도 다시 확인 가능한 표준적 지식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아래와 같은 책들을 5주간 뒤져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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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권하는 책은 박한식의 <선을 넘어 생각한다>(부키)이다. 50여 차례 북한을 방문했고, 카터와 클린턴의 방북을 주선하는 등 북미 관계의 주요한 국면에 깊이 개입했던 미국의 진보적 한인 학자의 책이다. 학술서가 아니라 대담 형태로 12가지 질문에 관한 답을 풀어내고 있어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다. 책 제목에 ‘선을 넘어’를 담고 있는 이유는 그간 우리가 북한에 관해 들어왔던 여러 주장을 다양한 근거를 들어 논박하고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왜 쉽게 붕괴하지 않는가? 북한지도부는 비이성적 미치광이들인가? 북한은 왜 외국인을 억류하는가? 중국과 북한은 어떤 혈맹인가? 북한은 대북지원 ‘퍼주기’ 덕분에 핵개발을 했나? 등의 질문에 내어놓은 답변은 전문가들 사이에는 잘 알려진 내용이지만 대중적으로는 오해되어온 부분을 찬찬히 짚어주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남한 정부의 대북노선을 ‘노태우-김대중-노무현’ 라인과 ‘김영삼-이명박-박근혜’ 라인으로 대비한 대목 등이 흥미로웠다. 책 후반부에 나온 통일체제 전망의 여러 내용(개성공단 확장, 개성 평화구역 선언, 나선특별시 등)은 상상력을 발휘해볼 좋은 제안이라 생각한다. 박한식의 책이 대체로 진보적 논리를 따르고 있다고 느끼는 이들은 탈북자인 태영호 전 영국공사의 <3층 서기실의 암호>(기파랑)을 곁들여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자신의 북한 생활과 탈북 일대기를 긴박감 있게 펼쳐놓고 있는데, 북한 정권에 관한 비판과 보수적 주장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가 묘사하는 북한 정권의 운영행태와 다양한 인물들에 대한 입체적 이해 등 행간에서 읽히는 유익한 대목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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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문제를 다룰 때 피할 수 없는 주제가 반공주의의 문제다. 남한 사회에서는 북한이 체제의 금기어가 되고 이념적 논의 공간이 전혀 허락되지 않은 상태로 70년이 흘렀다. 그리고 그런 반공주의의 주요한 축이 개신교인데, 한국 개신교의 주류는 해방 후 월남한 서북 개신교인들이 주축을 이룬다. 개신교 내부에서는 개신교와 반공주의 문제를 역사적으로 잘 정돈 하고 성찰할 필요가 있다. 역사학계의 다양한 연구를 다 검토하는 것은 너무 방대한 과제인데, 이 논의에 새로운 통찰을 잘 보여주었던 김건우의 <대한민국의 설계자들: 학병세대와 한국 우익의 기원>(느티나무책방)을 우선 추천할 만하다. <주간동아>에 연재했던 글을 묶어서 냈는데, 특별히 이 책의 20개 장 중에서 한국 개신교에 할애한 6개 장을 잘 검토하면 배울 바가 많다. 이 책 전체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서북파가 훨씬 폭넓게 남한 지식사회에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도 보여주고, ‘우파’의 기원과 내용에 대해 교정된 관점을 가져야 할 것을 제안한다. 곁들여 같이 읽을 수 있는 책으로 한국전쟁 전후의 개신교 상황을 다룰 때 늘 언급되는 윤정란의 <한국전쟁과 기독교>(한울)도 중요하고, 최근에 출간되어 대중적으로 읽힌 김진호의 <권력과 교회>(창비)의 비판적 논지도 도움이 된다.

두개의한국

남북한 평화 문제를 파고들다 보면, 해방 이후 남·북한 교섭사를 이해하는데 참고할 표준적 논의가 없는가 고민하게 되는 지점이 있다. 사건의 전후 맥락, 남·북한 내부와 주요한 주변국들의 대응과 평가 등을 한 번에 들여다볼 수 있어야 어떤 논의든 전진할 수 있을 텐데, 논객마다 사안의 사실관계와 의미 규정이 달라지면 대화 자체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단 돈 오버도퍼, 로버트 칼린이 쓴 <두 개의 한국>(길산)을 추천한다. 미국의 언론인이자 북·미 관계 베테랑 실무자로 깊이 관여한 두 사람의 기록이란 점에서 적어도 남북미 상황을 공유 내지 공감할 수 있도록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물론 최근의 급박한 변화 양상은 그것대로 업데이트되어야 하지만, 앞서 추천한 다른 책들과 계속 나오는 언론 보도를 추가하면 어느 정도 한국전쟁 이후의 현대사를 그려낼 수 있게 된다.

피스메이커

한반도의 정세변화를 결국 누가 추동할 수 있는가를 놓고 주장이 엇갈릴 수 있겠으나, 최근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열강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거의 역할을 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겼던 남한 정부가 대단한 협상자로 등장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80년대 이후 남북관계의 주요한 변화지점을 짚어가자면, 흥미롭게도 남한 정부가 소신 있게 평화체제를 설계하고 이것으로 주변국들을 설득해나가는 역할을 한 경우가 아니면 늘 국제정치의 종속변수에 머물렀단 교훈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임동원 전 장관의 회고록 개정판 <피스메이커>(창비)는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중심으로 그 이후 역사에 대해 여러 가지 중요한 에피소드와 통찰을 담고 있다. 그는 한반도 평화논의가 최고점과 최저점을 오가는 시절을 가장 깊이 들여다본 인물이고, 그 체제의 막후 설계자라고까지 간주할 수 있는 존재다. 그가 보았던 사건과 인물들, 그에 대한 평가와 되새김을 역추적해보는 것은 한반도 평화문제에 관한 가장 고도의 관찰 경험이 된다. 누구든 한반도 문제에 관심이 있다면 임동원을 통과하던가, 뛰어넘어야 한다. 특히 그가 간간이 곁들이는 한반도 평화체제의 이상은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울림이 적지 않을 것이다.

줌아웃

마지막으로 앞의 주제들과는 맥락이 조금 동떨어진다고 느낄지 모르나, 현재 남한 사회의 젊은 세대를 분석하고 새롭게 등장하는 정치 사회적 변화를 ‘촛불체제’라고 명명하는 <시사IN>의 천관율 기자가 쓴 <천관율의 줌아웃>(미지북스)을 같이 읽고 싶다. 통일이나 평화라는 주제는 현재 한국사회의 내부 역동과 별개로 단순히 북·미 간에서 벌어지는 국제정치적 사안이 될 수는 없다. 문제는 한반도를 둘러싼 거의 모든 행위 주체들이 급격한 정치 사회적 변화 속에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트럼프 정권은 예상을 뛰어넘는 돌파력을 보이고는 있으나, 빈번한 스캔들과 사건사고로 미국 국내정치의 전망은 시계 제로에 가깝다. 북한의 김정은 정권도 놀랄 정도로 전향적 태도를 보이고는 있지만 외부 세계의 신뢰도는 매우 낮다. 끊임없이 동기와 행동을 의심받는 독재체제의 수장이 불리하다 싶을 때면 언제든 판을 뒤집을 것이란 불안이 가시지 않는다. 중국의 역할은 과연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일본은 과연 이 논의에 어떤 행위자로 초청받게 될 것인지, 러시아의 행보에 숨은 동기는 언제 드러날 것인지… 이 모든 상황 이상으로 쉽지 않은 것이 탄핵과 대통령 선거, 남북정상회담, 지방선거로 이어진 남한 사회의 향배이다. 앞으로도 개헌, 총선 등의 만만치 않은 정치 일정이 기다리고 있고, 경제 상황이 호전될지, 악화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한국사회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보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근거자료와 논리가 이 책에 담겨있다. 한반도 평화를 염두에 두고 오늘의 과제를 되새기는 일에 유용하게 읽을 책이다. 꼼꼼하게 새기고, 토론해볼 예정이다.

peacebooktalk_tn프로그램

제1강 남북미 관계에 대한 무지와 오해를 깨자

  • 추천도서 : 박한식 <선을 넘어 생각한다>

제2강 개신교와 반공주의의 관계

  • 추천도서 : 김건우 <대한민국의 설계자들>

제3강 한국전쟁과 분단체제

  • 추천도서 : 존 오버도퍼 <두 개의 한국>

제4강 평화체제를 위한 노력들

  • 추천도서 : 임동원 <피스메이커>

제5강 한반도를 위한 새로운 상상력

  • 추천도서 : 천관율 <천관율의 줌아웃>

내용

  • 일시 / 장소 : 서울, 광주, 대구, 부산에서 동시에 진행 – 각 지역별 일정 참고
  • 강사 : 양희송 (청어람ARMC 대표), 윤환철 (미래나눔재단 사무총장)
  • 참가비 : 5만원(개별 참석하실 경우 참가비는 15,000원) /  도서는 각자 구입
  • 참가신청 : 온라인 신청 시 참가 지역 선택 후 → 지역 송금처로 참가비 송금 → 완료

지역별 정보

서울

  • 일시 : 7월5일~8월2일, 매주 목 7:30PM
  • 장소 : 낙원상가 5층 세미나실
  • 송금 : 기업은행 148-073630-01-011 (청어람아카데미)
  • 문의 : 청어람 02-319-5600

광주

  • 일시 : 7월7일~8월4일, 매주 토 10AM
  • 장소 : 아카데미 ‘숨과 쉼’ / 주소 : 광주 북구 중흥2동 322-14
  • 계좌 : 국민은행 447901-04-076016 (노민호)
  • 문의 : 박근호 목사 010-3219-5570

대구

  • 일시 : 7월7일~8월4일, 매주 토 10AM
  • 장소 : 대구교대역 K-Class Coffee (협력 : 세속성자X대구 모임) / 주소 : 대구 남구 중앙대로 32길 10
  • 송금 : 기업은행 010-2552-3134 (김영인)
  • 문의 : 김영인 간사 010-2552-3134

부산

  • 일시 : 7월7일~8월4일, 매주 토 4:00PM
  • 장소 : 부전교회 세미나실 (협력 : 로고스서원) / 주소 : 부산 동래구 중앙대로 1276
  • 송금 : 국민은행 461-21-0430-400 김기현
  • 문의 :  김기현 대표 051-468-7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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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송

청어람 대표. 복음주의 운동가. 몇권의 책을 썼지만, 좌우명은 "노는게 제일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