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인터뷰] 바울에 관한 새관점을 뛰어넘는 ‘새관점들’을 주목하라 (김선용)

청어람에서는 이번 가을 정기 강좌를 통해 바울 신학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인 ‘바울에 관한 새 관점'을 다룹니다. 바울 신학의 대전환이 된 새 관점의 등장은 단지 신학적 논쟁이 아닌 바울 서신을 해석하고 교회에 적용하는 데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5주간 강의와 토론을 이끌어 줄 김선용 박사에게 새 관점에 관한 기본적 이해와 강의 계획을 물었습니다.

새 관점은 왜 ‘새 관점’이 되었나

청어람(청) : 바울 신학 논의 가운데 가장 잘 알려져 있으면서도 역설적이게도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주제인 ‘새 관점’ 강의를 시작합니다. 소회가 있으신지요?

김선용(김) : 바울을 다룬 최근 저서들을 보면 “단숨에” 혹은 “한 손에 잡히는”이라는 제목을 자주 봅니다. 그러나 그 말은 역설적으로 바울을 한 번에 혹은 단번에 이해하기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바울은 언제나 우리를 곤혹스럽게 합니다. 신학자들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바울에 관한 논쟁은 매우 뜨겁고 아주 복잡합니다. 이 강의는 바울 논쟁 가운데 가장 핵심적이고 어려운 쟁점인 “새 관점” 논의를 파악하고 이해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새 관점이라 일컫는 바울 신학 논의는 서양에서 이미 30여 년 전에 시작됐습니다. 논의 자체만으로 벌써 ‘중년’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울에 관한 새 관점’이라는 용어 자체가 이미 많이 익숙해졌기 때문에, 이 논의의 맥락과 배경을 잘 이해한다고 우리는 착각하곤 합니다. 그러나 익숙한 것과 이해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죠. 신약 성서를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바울에 관한 새 관점은 아주 논쟁적 주제이고, 따라서 그 전모를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새 관점을 이해한다는 것은 이 논의가 어렵다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청 : 새 관점이라는 말은 그 자체로 새로운 관점이라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새 관점 이전의 관점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새 관점 등장 이전의 바울 신학은 무엇이었으며, 어떤 것이 새로워졌다는 의미인가요?

김 : 바울에 관한 새 관점이란, 이른바 옛 관점, 다시 말해 루터파를 위시한 종교개혁 당시, 바울 이해의 특정한 측면을 극복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그걸 극복했다는 점에서 이 논의에 새롭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요. 구관점이란, 전통적인 루터파 해석, 다시 말해 구원을 얻는 두 가지 방법인 하나님의 은혜와 인간의 선행, 이 두 가지 선명한 대비가 바울 신학의 핵심이라고 주장하였고 당대 거의 모든 신약학자와 조직신학자들이 이에 동의했습니다.

그러나 새 관점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이러한 대비, 더 정확하게는 루터가 말했던 선행, 율법 공로주의와 은혜를 대비하는 것이 바울 신학의 핵심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나아가 바울이 율법에 관해 부정적이었다거나 율법의 행위를 비판할 때 율법주의와 공로주의를 비난하고 폐기하고자 한 것이 아니란 점, 바로 이것이 바울에 관한 새 관점의 핵심이라고 말합니다.

청 : 새 관점이 바울 당대의 유대교와 율법에 대한 전혀 다른 이해에서 출발했다면, 그 전환을 촉발한 역사적 발견 혹은 새로운 해석이 등장한 계기는 무엇입니까?

김 : 철옹성과 같은 주장에 균열이 생긴 것은 1977년 E. P. 샌더스의 <바울과 팔레스타인 유대교>의 등장에서부터였습니다. 새 관점을 가능하게 한 가장 중요한 신학적 역사적 근거가 바로 이 책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죠. 이 엄청난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지금까지 우리가 1세기 유대교를 잘못 이해했다는 것입니다. 당시까지 개신교 학자들이 당연하다고 믿었던 율법의 종교로서의 유대교 이해를 정면으로 반박했던 것이지요. 샌더스의 주장을 정말 간략하게 말하자면 당시 유대교도 개신교와 같은 은혜의 종교라는 것입니다. 이를 가리켜 ‘언약적 율법주의’라고 하는데 이 간략해 보이는 개념이 이후 바울 신학 해석 전반에 대전환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이 나옵니다. 유대교가 은혜의 종교라면, 당시 바울은 왜 유대교를 비판하고 율법 행위를 정죄했는가? 입니다. 이 질문에 적극적이고 진지하게 응답한 학자가 영국의 제임스 던입니다. 던은 1983년 강연을 통해 (이 강연은 출판사 감은사에서 <바울에 관한 새 관점>이란 제목으로 9월 말 출간 예정) ‘바울에 관한 새 관점’이란 용어가 처음 등장합니다.  던은 샌더스의 새로운 유대교 이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으나 샌더스가 <바울과 팔레스타인 유대교>에서 제시한 바울 해석에는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던은 샌더스와는 다른 바울에 관한 새로운 해석을 내놓았고, 이에 많은 신약학자가 응답하기 시작했습니다. 던은 최근 바울에 대한 새 관점이 루터파의 바울 해석에 배치되는 게 아니라, 전통적 이신칭의 논쟁에서 간과되었던 측면을 재조명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1세기 유대교 이해에 새로운 관점이 제시되고, 이를 바탕으로 당대 바울 신학의 큰 기둥이었던 루터파 바울 해석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태동한 신학적 흐름이 바로 바울에 관한 새 관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새 관점(a new perspective)이라는 표현은 톰 라이트가 그의 소논문에 먼저 사용했습니다. 제임스 던은 그 후 ‘새 관점(The New Perspective)’에 정관사를 사용해 보다 명료하고 분명하게 새로운 바울 해석을 천명했습니다.

resize‘새 관점’을 넘어서는 ‘새 관점들’이 필요할 때

청 : 신학 강좌를 준비할 때마다 드는 고민은 신학적 논쟁과 논의가 개인과 공동체의 신앙에 어떤 유익이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바울에 관한 새 관점을 이해하는 것이 우리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김 : 새 관점은 기본적으로 학문적 주제이고 논쟁의 산물입니다. 우리가 단순히 ‘새 관점’이 아니라 ‘새 관점들’이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다른 모든 신학적 논쟁들이 그렇듯 새 관점 논의도 매우 복잡하고 어려우므로 일각에선 이런 신학적 논의가 개인과 교회의 신앙에 별 유익이 없을 것이라고 단정해 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바울에 관한 새 관점 논의는 구원론이 아니라 교회론에 그 방점이 찍혀있음을 우리는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일견 새 관점은 이신칭의 논의와 더불어 개인이 어떻게 구원을 받느냐는 질문에 관한 신학적 응답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새 관점 논의가 촉발했던 바울의 서신들과 그의 주된 관심은 교회 안에서 일어난 갈등과 분쟁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있었습니다. 1세기 교회의 가장 시급했던 문제는 교회 공동체 내 유대인 신자들과 이방인 신자들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고 화해와 일치에 이르게 하는 것이었죠. 바울에 관한 새 관점은 바로 이 문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신학적 입장 차가 있는 제임스 던과 톰 라이트 역시 이 부분에서만큼은 서로 동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바울에 관한 새 관점 이해는 오늘날 교회와 공동체가 직면한 여러 문제에 적실한 대답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청 : 바울 신학을 5주간 강의합니다. 일단 각 주의 강의 주제를 보면 주요 학자들의 논의를 따라가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떤 흐름으로 강의를 진행하실 간략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김 : 전문 신학 훈련 없이 새 관점 논의의 전모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이 논의 자체가 가진 역사적 맥락이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앞서 말한 샌더스가 제시한 유대교에 관한 새 관점은 어쩌다 우연히 튀어나온 논의가 아닙니다. 그의 주장을 무르익게 한 다양한 맥락들이 있습니다. 따라서 새 관점 논의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이 논의의 전환을 이끈 주요 학자들을 하나씩 사려 깊게 살피고, 나아가 각 학자가 이전 논의를 어떻게 뛰어넘고 극복하는지 살펴야 합니다. 저는 5주간 강좌를 통해 샌더스, 제임스 던, 그리고 톰 라이트의 새 관점 이론을 살필 것입니다. 또한, 이 거대한 산맥을 넘어서려는 오늘의 학자들, 존 바클레이, 프란시스 왓슨, 미하엘 볼터의 주장을 살필 것입니다. 물론 이들의 주장을 단순히 나열하는 강의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학자로서 저 자신의 견해에 비추어 이들의 주장이 올바른 비판과 분석에 기초하고 있는지 살피고 각 학자의 기여점과 한계점을 짚어갈 것입니다.

청 : 마지막으로 이 강의를 수강하는 여러분들에게 드리는 부탁이 있으시다면?

김 : 새 관점은 분명 최신 바울 신학 논의는 아닐 것입니다. 이미 30여 년 전에 시작됐고 이제 어느 정도 논의의 방향과 주장이 정리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다행스럽게도 새 관점 논의를 위한 핵심 저술들도 거의 번역됐고, 또 곧 번역될 것입니다. 우리말로 새 관점 저작들을 읽는다는 것은 그야말로 큰 혜택이지만, 충분한 배경 지식과 역사적, 신학적, 해석학적 선이해가 없다면 이내 포기할 수도 있을 만큼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제 강의의 목표는 전문적 신학 훈련이 없다 해도 새 관점을 이해하기에 어려움이 없도록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이 강의를 듣고 나면 복잡한 새 관점 논의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 대담 및 정리 김형욱

paul_tn

커리큘럼

  • 1주(09/20) 바울 해석의 대전환: 초기 유대교에 관한 새로운 관점으로부터
    초기 유대교 이해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샌더스(E. P. Sanders)의 이론을 살피고, 그의 이론이 바울 이해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살핍니다.
  • 2주(09/27) 바울에 관한 새 관점과 논쟁의 시작
    샌더스가 제시한 초기 유대교의 새 관점을 토대로 바울에 관한 새 관점을 본격 개시한 제임스 던(James D. G. Dunn)의 이론을 살피고, 그의 바울 이해와 샌더스의 바울 이해가 어떻게 그리고 왜 다른지 주목합니다.
  • 3주(10/04) 바울에 관한 새 관점’들’
    제임스 던 이후 더욱 다양해진 새 관점 이론들을 살피며, 특히 톰 라이트(N. T. Wright)의 바울 해석과 그의 새 관점 이론을 살펴봅니다.
  • 4주(10/11) 새 관점은 오늘날에도 유효한가?
    바울에 관한 새 관점을 넘어서려는 오늘날의 시도를 살피며, 그 선두에 있는 존 바클레이(John M. G. Barclay), 프란시스 왓슨(Francis Watson), 미하엘 볼터(Michael Wolter)의 주장과 이론을 살펴봅니다.
  • 5주(10.18) 바울 해석의 쟁점들 (공개포럼)
    숭실대 권연경 교수님과 함께 현대 바울 해석의 주요 쟁점들을 짚어보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강사

김선용 ㅡ 서울대학교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미국 시카고대학 신학부(University of Chicago Divinity School)에서 성서학 박사(Ph.D. in Biblical Studies)를 받았다. 신약성서 전반과 초기 기독교 문헌을 전공했으며 헬레니즘시대의 철학, 그리스-로마 시대의 종교, 그리고 고전 수사학을 연구하고 있다. 박사논문은 독일 Mohr Siebeck 출판사의 WUNT II 시리즈에 출판 예정이며, 연구물이 신약학 학술지인 New Testament Studies(NTS), Novum Testamentum(NovT), Journal for the Study of the New Testament(JSNT)에 게재되었다.

강좌 정보

  • 일정 : 2018. 9. 20~10. 18. 매주 목요일 저녁 7:30 (총 4주 강의 + 1회 공개 포럼)
  • 장소 : 열매나눔빌딩 지하 나눔홀 (명동역 3번 출구 도보 5분 거리) [오시는 길]
  • 수강 방법 : 온라인 신청 → 수강비 송금 (입금 순 마감)
  • 수강비 : 온라인 강좌 3만원 (공개 포럼 외 개별 수강 불가능) 
  • 계좌 : 기업은행 148-073630-01-011 (청어람아카데미)
  • 후원 : 알맹e, 에클레시아북스, 감은사
  • 문의 : 02-319-5600 (iam@ichungeoram.com)

※ 강좌 기간 중 현장에서 알맹e, 에클레시아북스, 감은사의 책을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 수강료 중 5000원은 강의 현장에서 도서구매에 사용할 수 있는 쿠폰으로 돌려드립니다.
※ 5주차의 공개포럼은 전체 강좌와 별개로 수강하실 수 있습니다. 공개포럼의 수강신청은 추후 다시 공지하겠습니다.

*현재 오프라인 강좌는 마감입니다. 장소 사정상 온라인 수강신청자의 오프라인 강좌 수강은 불가능합니다.

신청 하기

오프라인/온라인 수강 안내
  • 온라인 수강은 청어람 홈페이지를 통해 강의 중계 및 녹화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청어람 홈페이지 회원 가입이 필요하며 수강 신청을 하시면 이메일로 자세한 안내를 드립니다.
  • 온라인 강의는 강의와 동시에 생중계 영상을 보실 수 있고, 계속 다시보기가 가능합니다. 다시보기는 올해말까지 가능합니다.
  • 강의에 필요한 강의안이나 강의 자료는 홈페이지에서 함께 제공합니다. 생중계를 보시는 경우 홈페이지를 통해 질의응답도 가능합니다.
  • 이 강의는 청어람 후원자들에게 중계 및 다시보기가 제공되지 않습니다. 청어람 후원자들도 강의를 보시려면 수강신청을 하셔야 합니다.
  • 오프라인 강좌 신청은 마감되었습니다. 장소 사정상 오프라인 강좌 수강신청을 받을 수 없고, 온라인 강좌 신청자의 오프라인 교차수강도 불가능합니다. 양해바랍니다. 
청어람아카데미 강좌 수강비 환불 기준 안내
  • 정기강좌의 경우 강좌 개강 하루 전 수강비 환불 100% 가능합니다.
  • 정기강좌의 경우 1회 수강한 후 환불 요청 시 전체 수업 회차의 1/n을 제한 후 환불 가능하며 이후 취소 시 환불 불가능합니다. 온라인 강좌도 마찬가지입니다. 2회 강의가 시작된 후에는 환불이 불가능합니다.
  • 단회 세미나/강좌의 경우 행사 일 하루 전 수강비 전액 환불 가능하며 이후 취소 시 환불 불가능합니다.
  • 수강생은 수강신청 접수 전 환불 정산 기준을 확인해야 합니다. 등록 후에는 환불 기준에 동의하는 것으로 간주되며 효력이 발생합니다.

청어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