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

[청어람 리포트] 청년은 왜 교회를 떠나는가?

‘늙어가는 교회, 텅 빈 청년부, 왜?’ 최근 <일요시사>에 실린 기사 제목이다. 한국 교회 청년 숫자가 감소하고 있으며 일부 교회는 사실상 청년부 예배를 폐지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청년들의 숫자가 감소하는 원인으로는 내적으로, 청년부를 지도하기 위한 전문 사역자가 부재하여 청년 이탈을 막지 못하기 때문이고, 청년부의 교육 목표가 명확치 않고, 청년부 중심의 프로그램이나 실천적 전략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었다. 외적인 원인으로는 사회적으로 청년들이 당면한 현실(진학, 취업, 결혼 등)에 대해 교회가 제대로 반응하고 못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사라져야 보이는 사람들

이 기사를 읽고 이런 생각을 했다. “사라져야 보이는 사람들이구나.” 바로, 교회 청년들 이야기다. 교회가 청년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계기는 ‘청년 인원 감소’ 때문이다. 숫자가 감소해야 ‘어?’ 하며 고민하게 되고 비로소 사라진 이유를 찾게 된다. 그러나 그동안 별 고민이 없어왔으니 그 진단은 대체로 헛발질이거나, 대안은 우왕좌왕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차별에찬성합니다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오찬호 지음, 개마고원 펴냄 (2013년)

최근 20대를 분석한 책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를 읽었는데 그 중 각 인터넷 서점에서 20대 혹은 대학생이라는 키워드를 입력한 결과를 분석한 부분이 있었다. 그 자료가 몇 년 전 자료였기에 잉여력이 발동하여 최근 자료를 직접 검색을 해봤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과 ‘예스24’를 검색했는데, ’20대’라는 키워드를 입력한 결과 알라딘에서는 총 422권의 도서 중 자기계발(186)과 경제경영(119) 분야가 305권이었고, 예스24에서는 348권의 도서 중 자기계발(170)과 경제경영(140) 분야가 310권이었다. 단순화시켜 판단하자면 ‘20대’라는 키워드의 80% 정도는 자기계발과 경제경영 영역에서 소비되고 있었다. 특히 ‘OO에 미쳐라’ 혹은 ‘OO에 목숨 걸어라’ 식의 제목이 눈에 띄었다. 이번에는 ‘대학생’이라는 단어를 입력하니 대부분 교재로 쓰이는 책들이 검색되었다. 최근 가장 핫한 책은 <기적의 자소서 : 대학생 선호 15대 기업 합격 자기소개서 작성의 비밀>(조민혁 지음, 조선북스 펴냄)이었다.

이왕 잉여력을 발휘하였으니 기독교 분야는 어떨까 싶어 기독교 인터넷 서점 ‘갓피플’ 도서를 검색 해보기로 했다. 일반 인터넷 서점과 동일하게 ’20대’를 검색했다. 무려(?) 9권의 책이 검색되었다. 그마저도 모두 절판되고 유일하게 살아남아있는 책은 <20대, 당신을 향한 소명>(오스 기니스 지음, IVP 펴냄)이었다. 예상 밖의 충격적인 결과였다. 이번에는 ‘대학생’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했다. 총 114권의 도서가 검색되었는데 그중 CCC에서 운영하는 ‘순 출판사’에서 발행한 교재나 단행본이 무려 99권이었다. CCC의 한국 이름이 ‘대학생선교회’라서 생긴 결과가 아닌가 싶다. CCC의 장벽을 뚫고 틈새로 언뜻 보이는 책들은 <크리스천 새내기를 위한 대학 생활 길잡이>(학원복음화협의회 엮음, 홍성사 펴냄), <홍길동 대학에 가다>(제임스 사이어 지음, IVP 펴냄), <졸업, 그 이후>(리터드 램 지음 IVP 펴냄), <신나는 졸업 새로운 출발>(아네트 라플리카 지음, 디모데 펴냄), <대학에서 크리스천으로 살아가기>(J부지셰프스키 지음, 생명의말씀사 펴냄), <대학 복음화와 제자도>(임성근 지음, ESP 펴냄) 등이었는데 모두 1998년에서 2002년 사이에 발행한 ‘유물’이었으며 그마저도 품절이나 절판 상태였다. 그 중 눈에 띄는 제목도 보였는데 <대학 청년들의 학업 성공을 위한 7가지 성공 원리>(류종원 지음, 베다니 출판사 펴냄)였고, CCC 책을 제외하고 이 카테고리에서 가장 최근 책은 <스펙 종결자가 되는 A+ 대학 생활 시크릿>(린 F. 제이콥스 지음, Korea.com 펴냄)이었다.

여기까지 검색하니 뭔가 허전했다. 게다가 “그런데 말입니다. 교회에서는 주로 ‘청년’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나요? 교회 맞춤형 검색을 하셔야죠!” 라고 누군가 지적할까봐 ‘청년’이라는 키워드로도 검색 해봤다. 역시 339권의 도서가 검색되었다. 도서 목록을 촤르륵 살펴보니 일련의 흐름이 보였다. 1) 교단이나 교회에서 발간한 성경 교재 2) ‘청년아~’ 류의 설교집 3) 청년부로 유명한 교회 성장 스토리(자랑책) 그 외 범주에 속하는 책도 청년을 ‘분석’한 <교회의 성, 잠금 해제>(이상원 외 지음, IVP 펴냄)를 제외하고는 교회 혹은 교회 성장과 관련된 ‘청년’ 분석 책이 대부분이었다. 청년 당사자의 목소리를 담은 책은 발견할 수 없었다. 책 제목을 인용하여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요즘 교회가 어렵다. 교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청년이 필요한데(<청년이 살아야 교회가 산다>) 어라? 청년이 없네. 청년에게 관심을 갖자(<교회여, 청년을 살려라>, <우리 교회, 청년에 달렸다>). 청년들이 교회에서 잘 성장 할 수 있도록 가르치자! 울면서라도 씨를 뿌리라고 하고, 도전하라고 하고, 개척하라고 하고, 탁월하게 살게 하자!

그런데 그렇게라도 이야기 할 청년이 없다. 어느 날 부터 사라졌다. 그 ‘어느 날’이 언제부터였는지도 잘 모르겠다. 교회에게 청년은 “사라져야 보이는 사람들”인 셈이다. 위에 언급한 기사는 그 문제를 담아내고 있었다. 여기까지가 내가 잉여력을 동원하여 검색하고 생각한 결과다. 그렇다면 문제는 그 다음이다.

대한민국 20대는 미쳐야 산다

 

텅 빈 청년부, 어긋난 고민

왜요? 왜 우리가 교회에 존재해야 하죠?
목사님(간사님)은 우리가 누구인지 아시나요?

라고 어느 청년이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위의 검색 목록에서도 살펴봤듯이 세상은 호기심이나 마케팅에 이용하기 위해서라도 청년 세대에 관심을 가지고 ‘OO세대’라는 용어를 붙여 분석한다. 하지만 교회에서 청년은 그런 대상도 못된다. 십일조를 비롯한 헌금을 제대로 내지도 않는다. 일이라도 시킬라 치면 바빠도 너무 바쁘다. 한마디로 ‘청년부’는 품도 들고, 돈도 든다. 교회가 ‘청년부’를 없앤다면, 단지 청년 숫자 감소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굳이 청년 세대에 관심을 가지지 않아도 장년 교회로 만족할 수 있고, 청년 세대에 투자하느니 30-40 세대를 교회에 붙잡아 둘 시설이나 프로그램을 더 확대하면 될 일이다. 세상의 모든 투자는 효율에 의해 결정되며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그 결과로 기사의 지적대로 예전에는 보이던 ‘청년부’ 전략이든, 청년 전문 사역자든 보이지 않게 되었다.

20대생각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오찬호 지음, 개마고원 펴냄 (201년)에 삽입된 이미지 캡쳐

그렇다면 20대, 대학생, 청년 키워드를 가장 예민하고 무겁게 인식해야 할 학생선교단체는 어떨까? 내가 뭐라 평가할 입장은 안 되지만 고민은 깊을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학생선교단체 간사님들을 만나면 그런 고민이 읽힌다. 다만, 고민의 길을 잃은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예전에는 ‘캠퍼스 복음화’ 사명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준비된 청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면 최근에는 그렇지 않다. 입시 위주의 경쟁 교육이 낳은 사회적 결과이며 교회학교가 붕괴된 탓이다(이 문제는 별도로 논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캠퍼스 복음화’라는 구호는 뒤로 미루고 사람을 키우는 역할을 우선한다고 해도 문제는 이어진다. ‘현시창(현실은 시궁창)’이라는 말이 회자될 만큼 요즘 20대가 처한 현실이 절박하기 때문이다. 알바나 계절 학기를 포기하고 수련회 가자는 요청하기 머뭇거릴 수밖에 없고, 알바나 계절 학기를 선택하는 입장을 이해하지 않을 수 없다. 예전에는 통했던 전략이 도무지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청년의 위기, 교회의 위기를 논하기에 앞서 청년에 대한 이해와 분석이 절실하게 필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해와 분석의 과정 없이 청년이 교회에 존재해야 할 이유를 감히 말할 수 없다. 그것은 기만이다. 우리는 뭘 모르고 누군가를 기만하고 있는 것이다. 위에 언급한 기사도 ‘청년’이 주제는 아니다. ‘교회’ 이야기를 하기 위해 ‘청년’이라는 소재를 끌어들여 대형화되고, 기업화된 교회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대체로 이런 식이다. 교회에게 청년은 ‘주체’였던 적이 없다. 대상이었고, 소재였다. 청년이 교회를 떠나는 현상을 놀라워 마시라.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이다. 당신이, 교회가 가지는 문제 의식의 방향이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다면.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www.facebook.com/odeng7) 글을 수정/보완하였습니다.

오수경
오수경

청어람ARMC 편집장. 나이 먹다 체한 30대, 비혼, 여성이며 페북 잉여로 살아가고 있다.

  • Jade

    하나님이 없어서 그래요

  • 말씀을 교회가 왜곡했기 때문입니다.

  • Jae Eun Jung

    제발 청년들을 교회유지나 단체를 떠받들여야 하는 제물로 여기지 말아 주시길.
    청년들이 바보도 호구도 아닙니다.
    전병욱 목사에게 추행당해도 지켜주지도 못하면서 붙들려고 해서는 안돼죠.
    교회에 온갖 횡령문제 있지만 십일조 내서 교회 유지해라???
    청년들도 좀 살게 그냥 내버려 두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