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어람 매거진

[이슈 따라잡기] EDM, 이게(E) 다(D) 뭐라고(M)

[이슈 따라잡기] EDM, 이게(E) 다(D) 뭐라고(M)

이 코너는 온/오프라인 상에서 벌어지는 온갖 갑론을박 중 한번 생각해 볼 내용을 중심으로 꾸며 보는 코너이다. 이와 관련한 투고와 반론을 환영한다.

한 선교단체의 리더 수련회 첫날 저녁집회에서 EDM(Electronic Dance Music)을 연주한 공연이 있었다. 퍼포먼스를 진행한 DJ가 자신의 SNS에 현장의 영상을 공유했는데 신나는 비트와 화려한 조명에 맞춰 열광적으로 반응하는 대학생 참가자들의 모습은 마치 요즘 유행하는 페스티벌 무대나, 홍대 클럽을 떠올리게 했다. 이에 대해 SNS상에서 찬·반 의견이 뜨겁게 불붙었다. 공교롭게도 역사 깊은 선교단체의 수련회였고, 보수적으로 유명한 고신대에서 치러졌기에 논란이 더 커진 면도 있다.

EDM 논란은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드럼과 일렉 기타로 찬양이 가능하냐?’는 논란에서 부터, 최근 구자억 목사의 트로트 찬양 논란에 이르기 까지 비슷한 흐름에 위치해 있다. 즉, 우리는 오래되고도 새로운 질문 앞에 다시 서게 된 셈이다. [청어람 매거진]은 그 질문이 소모적인 논란이나 닫힌 결말로 흐르지 않도록 EDM 이슈를 깊고, 넓게 따라가보려 한다. 이 글 이후 논란의 당사자인 ‘DJ worshiper’ 진호 인터뷰를 비롯하여 예배와 EDM에 관한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를 소개할 예정이다.

hillsong-young&free

Hillsong ‘Young & Free’ worship.

EDM으로 예배가 가능한가?

물론 해당 퍼포먼스가 예배가 아니라 공연 순서였다는 맥락을 중요하게 보기는 해야겠지만,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 질문은 이 질문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질문을 비판적으로 판단하는 사람들의 주된 논지는 “EDM을 사용해 예배드릴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보수적인 개혁주의 장로교인들의 주장이 거센데, 교회가 전통적으로 가르쳐온 예배의 모범은 “거룩하고 단정한” 찬송을 부르는 것이지 EDM 같은 자극적인 음악을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한다. 더불어 찬양은 가사가 중요한데 EDM은 진중한 가사를 담을 수 없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다거나, 강렬한 비트와 조명으로 사람들을 자극시키는 것은 음악을 우상화하는 위험이 있다거나, EDM에 열광하는 세상 문화를 쫓아가는 일이라는 식의 비판이 이어진다. 이런 주장은 예배에서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시편을 부르는 것”(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21장 5절)이 옳은 예배고 찬송이라는 주장으로까지 이어진다. EDM을 기독교 음악(CCM)으로는 인정하여 공연이나 퍼포먼스로는 가능하겠으나, 예배로는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비판에 많은 이들이 반발했다. 젊은이들이 당대의 문화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일을 보수적 전통이나 신학으로 막을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EDM이든 락이나 메탈이든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사용해 하나님을 찬양하고 예배한다는데 무엇으로 이를 판단하고 금지하느냐는 것이다. 게다가 역사적으로 교회음악은 당대의 음악과 함께 발전해왔으며, 이미 서구에서는 EDM으로 찬양하는 것이 낯설지 않다는 사실도 거론된다. 교회와 예배는 당대의 문화와 대화하며 갱신되고 변혁해가야 하는데, 음악장르를 두고 가타부타하는 한국교회는 문화적으로 뒤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많은 이들은 심지어 “나도 EDM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정도는 받아들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또한 찬양은 단순히 가사만이라고 할 수 없고, 음악과 장르는 가치중립적인 것이며, 예배에서도 말씀만 강조할 수는 없다는 주장도 있다.

다시 하는 질문 : Why Not?

생각을 좀 더 펼쳐보면 몇 가지 질문이 더 생긴다. 음악의 장르나 형태가 문제라면, 종종 동영상으로 접하게 되는 아프리카 토속 음악을 사용한 예배는 어떤가? 최근 광장에서 부채춤을 추고, 난타를 벌이며 기도회를 진행하는 이들은 어떤가? 세속화가 문제라면 찬양 사역자들이 대중음악계에 진출하거나, 대중음악가들이 찬양음반을 내고, 예배사역에 뛰어드는 크로스오버는 어떻게 볼 것인가? 예배음악과 기독교음악의 구분이 문제라면 평소 듣고 즐기는 음악과 예배에 사용하는 음악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구분할 것인가? 질문이 끝없이 이어지기에 논란도 쉽게 사그라들지는 않을 듯하다.

이번 논란은 8-90년대의 “드럼, 일렉 기타는 사탄의 악기인가?”라는 질문의 반복으로 보인다. 해 아래 새것이 없다지만, 교회에서 드럼과 기타를 허하라며 투쟁하던 7080들이 “아무리 그래도 EDM은 심하지~”라고 말하는 현실은 안타깝다. 유튜브에만 들어가면 세계 곳곳에서 각자의 전통을 따라 다채로운 모습으로 예배드리는 모습들을 볼 수 있는 시대인데, 자신이 따르고 경험하는 예배가 전통적이며 규범적으로 옳다고 주장하는 모습은 답답하기까지 하다. 방송사 못지않은 음향장비와 악기가 오늘날 교회들에 세팅되어 있음에도 이런 논란이 반복되는 이유는, 어쩌면 지난 8-90년대의 논란에 대해 교회가 제대로 고민하고 답을 공유하지 못한 채 대세에 휩쓸려 온 것일 뿐이라는 빈약한 현실을 드러내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우리는 왜 지난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것일까?

역사는반복된다

반복되는 질문 앞에 다시 서다!

EDM 때문에 교회가 흔들리고, 공동체가 추구하는 가치가 변질되고, 예배가 타락할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게(E) 다(D) 뭐라고(M). 오히려 갑론을박 끝에 아무 교훈도 얻지 못한 채 각자 자기주장만 강화해버리고 무마하는 태도가 문제 아닐까? 20년 만에 돌아온 예배와 문화에 대한 고민에 잘 응답해 건강한 예배가 회복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박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