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한번 잡솨봐] ‘대한민국은 왜’ 외 5권

청어람이 소개하는 기독교 신간. 격주 간격으로 기독교 신간을 선별하여 책을 지은 마음, 책에 담긴 온기까지 독자에게 고스란히 소개한다. 책 제목을 클릭하면 구매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왜>, 김동춘 지음, 사계절 펴냄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찬성하는 기독교계의 논리 중 “기독교가 한국 근현대사에 기여한바가 많으니 교과서 기술 분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오늘날 한국 교계 지도자들이 보여주는 신앙관이나, 한국 정치 지도자 중 기독교인이라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역사의식이 과연 기독교와 한국사회 전체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선뜻 긍정적 대답을 하기 힘들다. 그런 점에서 과연 분량이 늘어나는 것이 기독교에 좋은 일일지 나쁜 일일지에 대해서 따져나 보고 하는 질문인지 궁금했다.

성공회대 김동춘 교수의 <대한민국은 왜?>는 이런 의문에 선명하게 “아니오”라고 답해준다. 김동춘 교수는 이 책에서 대한민국의 근현대사가 반공·친미라는 이념에 잠식당하고, 왜곡되었으며 그 결과, 오늘과 같은 국가에 대한 의문과 혼돈을 초래했다고 진단한다. 그리고 그 반공, 친미 이념에 기독교가 밀접하게 관련하며 작동해왔다는 사실을 밝힌다. 윤치호로부터 월남 기독교, 반공 기독교 등의 키워드로 근현대사에 기독교가 기여한 바를 확인하는 일은 당혹스럽긴 하지만, ‘올바른 기독교’로 존재하기 위해 반드시 직시해야 할 사실이다. 기독교인으로서 불편하지만,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고마운 책이다. -박현철 연구원

<나는 내 숨을 쉰다>, 홍순관 지음, 꽃자리 펴냄

신해철이 떠나고 난 다음에야 그의 노래가 들렸다. 홍순관은 외모가 약간 ‘신해철’스럽다. 자존심 강한 성정은 아마 좀 더 닮았을 것이다. 이 책은 노래에 대한 그의 묵상과 신념을 ‘노래 신학’으로 담고 있다. 그간 발표한 음반에 실린 노래 25곡의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놓았다. 압권은 책의 1/3을 차지하는 지강유철의 긴 인터뷰이다. 여기에는 그가 왕년에 킹레코드사 사장에게 즉석 발탁되어 70곡을 불러제끼며 전국의 리어카와 고속도로 음반시장을 평정한 이야기며, 노래 잘하는 친구로 소문나 온갖 유명한 무대에 오를 수 있었던 사연 등 우리가 모르는 홍순관의 재미있는 면모를 발굴해놓았다. 그는 연말까지 두 개의 음반을 낼 예정이라고 한다. 정규음반으로는 8년만이라고 들었다. 그는 꾸준히 글도 쓰고, 노래도 짓고, 서예도 하고, 조각도 하는, 자기 호흡과 자기 감수성을 지닌 예술가이다. 길거리 농성이나 시위현장에서 흘깃 지나치며 만나는 것 외에 그를 만날 기회가 없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런 일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그의 진가가 급진·과격하게 재발견되었으면 좋겠다. -양희송 대표

<현실과 믿음사이>, 헬무트 틸리케 지음, 윤종석 옮김, 두란노 펴냄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예수의 제자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할 때 산상수훈은 가장 좋은 지침인 동시에 가장 곤혹스러운 말씀이다. ‘소금과 빛’이라는 말랑말랑한 비유는 쉽게 다가오지만 ‘오른뺨을 치면 왼뺨을 돌려대라’는 말씀은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래서 수많은 신학자와 설교자가 산상수훈을 설교해왔고, 산상수훈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그의 신앙과 신학의 색깔을 짐작할 수도 있다.

<현실과 믿음사이>는 독일의 신학자이자 설교자였던 헬무트 틸리케의 산상수훈 설교집이다. 비록 한국에서는 널리 소개되지는 못했지만 그는 바르트, 본회퍼 등과 함께 나치 시기와 전후 복구기를 살며 독일 개신교계를 이끌어온 신학자이자 설교자이다. 수많은 산상수훈 설교집 중에서 이 책이 발군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본회퍼나 요더가 급진적으로 산상수훈을 해설한 것에 비하면 틸리케의 산상수훈 해설은 지나치게 온건하거나 보수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전후 절망적인 독일의 상황에서 성도들과 세상을 보듬어 희망을 전하고자 한 틸리케의 의도를 이해하며 읽으면 오늘 우리의 산상수훈, 복음 이해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틸리케의 주기도문 설교집인 <세계를 부둥켜 안은 기도>(홍성사)도 같이 보면 좋겠다. -박현철 연구원

<RE-FORM CHURCH: 변혁을 이끄는 미국의 선교적 교회들>, 이상훈 지음, 교회성장연구소 펴냄

미국에서 잘 되는 교회 개척 사례를 벤치마킹해서 한국에 적용해보려는 시도들은 그간 많이 있었다. 시카고의 윌로우크릭교회나 캘리포니아의 새들백교회 등의 프로그램, 교재를 통째로 가져다 쓰는 곳이 여럿이다. 이 책은 현재 미국에서 규모와 상관없이 ‘선교적 교회’를 시도하는 교회 중 특색있는 사례들 10곳을 보여주고 있다. 풀러 선교대학원 한국어학부에서 이 주제를 가르치고 있는 이상훈 교수가 선별한 것이라 번역서보다 한국적 맥락도 어느 정도 반영이 된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교회들은 문화예술 활용, 사회정의 실현, 지역 섬김, 깊은 예배, 공동체, 혁신, 도시선교, 제자도 등의 특색에 따라 선정되었는데, 각 사례를 읽다 보면 기존의 전통교회나 대형교회들과 달리 거추장스러운 구조를 벗어버리고 홀가분한 조직으로 자신들의 핵심 사명에 매우 깊이 몰입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나는 한국의 대안교회나 대안 목회 논의에 안팎의 상상력이 밀도 있게 제공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선교적 교회’란 것이 이렇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눈 밝고, 고민 깊던 사람이라면 꽤 쏠쏠한 통찰을 챙길 수 있을 것이다. -양희송 대표

<신조를 알면 교회사가 보인다>, 저스틴 S. 홈콤 지음, 이심주 옮김, 부흥과개혁사 펴냄 / <이단을 알면 교회사가 보인다>, 저스틴 S. 홈콤 지음, 이심주 옮김, 부흥과개혁사 펴냄

신조이단

인물이나 사건들을 중심으로 교회사에 접근하기보다는 기독교 교리를 결정하고 그것을 계승, 발전시켜가는 토론과 논쟁을 중심으로 교회사에 접근하는 것은 상당히 유용한 접근법이다. 교리는 애초에 역사적으로 제기되는 문제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기 때문에 항상 역사 속에서 이해되어야 하는데, 교리 따로 역사 따로 공부하고 그걸 다시 합쳐서 통합적 이해에 이르는 것은 어지간한 노력이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부흥과개혁사에서 이번에 출간한 ‘교회사가 보인다’시리즈는 실용적이고 현명한 접근으로 일반 성도들이 짧은 시간 안에 신조와 교리의 큰 틀과 맥락을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신조를 알면 교회사가 보인다>는 사도신경부터 현대의 로잔언약에 이르기까지 주요 신앙고백서들을 중심으로 기독교 신앙이 시대의 질문들과 씨름하며 발전해온 과정을 보여준다. 각 신앙고백에 대한 필요한 정보를 잘 제공할 뿐 아니라 바티칸 공의회, 로잔언약 등까지 폭넓게 다룬 점이 인상적이다. <이단을 알면 교회사가 보인다>는 영지주의, 펠라기우스, 네스토리우스 등 초기 기독교의 주요 이단들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는데, 주로 기독론에 관련한 내용이라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이단에 대한 정보를 주지는 않는다. 혹시나 신천지, 통일교 등을 궁금해하는 이들은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박현철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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