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한번 잡솨봐] ‘다시, 그리스도인 되기’ 외 5권

청어람 매거진이 소개하는 기독교 신간. 기독교 신간을 선별하여 책을 지은 마음, 책에 담긴 온기까지 독자에게 고스란히 소개한다. 책 제목을 클릭하면 구매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다.

<다시, 그리스도인 되기>, 조너선 윌슨하트그로브 지음, 손승우 옮김, 비아 펴냄

한국 교회는 새로운 길이 필요하다. 이미 많은 사람이 치열하게 고민하며 그 길을 찾고 있지만, 여기 주목할 만한 새로운 길을 소개하는 책이 나왔다. 바로 ‘새로운 수도원 운동(New Monasticism)’을 소개하는 책 <다시, 그리스도인 되기>이다. 사막 교부들로부터 시작된 수도원 운동은 때론 부패의 온상이 되기도 했지만, 때마다 교회 갱신 운동이자 교회에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는 원천으로 2,000년 역사의 소임을 감당해왔다. 그리고 최근 미국과 영국의 신앙 공동체들을 통해 ‘새로운 수도원 운동’이라는 이름으로 다시금 그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조너선 윌슨하트그로브는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평화 사역팀으로 활동하다 돌아온 후 환대와 화평, 제자도를 실천하는 ‘룻바 공동체’를 이루어 지금까지 새로운 수도원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공동체의 이름인 ‘룻바’는 이라크의 도시 이름이다. 룻바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책에서 직접 확인해 보시라). 이 책에서 그는 사막의 안토니우스, 프란치스코 같은 오래된 수도 전통과 본회퍼, 에버하르트 아놀드, 도로시 데이 같은 현대의 계승자들,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적절하게 풀어놓으며 새로운 수도원 운동이라는 ‘오래된 새길’이 이 시대 기독교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역설한다. 윌슨하트그로브는 “내 이야기의 요지는 다른 길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말한다. 물론, 우리도 다른 길이 가능하다. 교회가 시대의 징조를 분별하지 못하고, 생명력을 잃어버린 것으로 보이는 현실이지만 ‘다시, 그리스도인 되기’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부디 귀 기울여 들어보기를 권한다. -박현철 연구원

<알라(Allah)>, 미로슬라브 볼프 지음, 백지윤 옮김, IVP 펴냄

여러 신학자며 기독 지성인들이 양초에 불을 붙이고 있을 때, 이 책의 저자는 양초 대신 다이너마이트에 불을 댕겼다. 한국사회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단단히 이슬람 포비아를 앓고 있다. 정보와 주장의 진위를 걸러내기는커녕 마구 혐오와 오류를 퍼 나르기 바빴다. 그런 상황에 “기독교인과 무슬림은 한 분의 동일한, 유일하신 하나님을 예배한다”는 조항을 1번으로 삼는 10개 조의 파격적 테제를 내어놓은 신학자라니! 그는 미로슬라브 볼프(Miroslav Volf)로 현재 예일대 신학부의 교수이고 미국의 대표적 복음주의 신학자 열 명 안에 꼽히는 인물이다.

그의 책은 ‘모든 사람은 자신의 종교를 가지고 있고, 그 종교는 다르지 않다’는 수준의 상대주의적 다원주의를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론적으로나 실존적으로나 지뢰밭 투성이인 이 문제를 짚어가기 위해 그는 신중하게 논의의 경로를 선택한다. 예를 들면, 유대인과 기독교인은 다른 신을 섬기는가? 미국의 남북 전쟁 때 남군과 북군은 다른 신에게 기도했는가? 한 신에 대한 서로 다른 신앙고백이 존재한다면 어느 것이 다른 것보다 우월하거나 올바르기 위해서 적용되어야 할 기준은 무엇일까? 한 신에 대한 신앙고백과 서로 다른 신에 대한 신앙고백으로 가를 수 있는 기준은 어떻게 마련되어야 할까? 등의 질문이 연달아 발생한다. 나는 볼프의 결론에 동의할 것인가 거부할 것인가 보다, 그가 결론에 이르기 위해 선택한 논증의 과정과 검토한 자료의 내용이 우리에게 전하는 교정 효과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파격적 결론이지만, 이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이슬람에 대해서도 새로운 것을 알게 되겠지만, 기독교 신앙의 의미에 대해서도 재발견이 일어날 것이다. 한국의 기독교인들에게 폭탄이 하나 떨어졌다. -양희송 대표

<예수, 성경, 동성애>, 잭 로저스 지음, 조경희 옮김, 한국기독교연구소 펴냄

기독교 신앙과 동성애에 대해 생각할 때 우리가 검토해야 할 내용은 무엇이 있을까? 성경? 의학? 법률? 인권? 이런 주제들에 대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애쓴 덕분에 이제 국내에도 적잖이 소개되었다. 하지만 그 주제를 교회 공동체에서 논의하고 입장을 정하는 과정은 아직 멀고 험난하다. 미국 정부나 미국 장로교(PCUSA), 미국 성공회(The Episcopal Church) 같은 교단들은 왜, 어떤 과정을 거쳐 동성애를 인정하게 되었을까? 그렇지 않은 교단들은 또 어떨까?

<예수, 성경, 동성애>는 미국장로교가 동성애를 인정하게 되기까지의 과정과 맥락을 잘 담고 있다. 화란자유대학에서 보수적인 개혁주의 신학과 교리를 공부했고 미국장로교의 총회장(Moderator)까지 지낸 잭 로저스는 성경해석과 교리, 실제 사례를 살피며 교회 공동체가 동성애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질 수 있을지, 그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우리가 검토하고 거쳐야 하는 과정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전체적으로 미국 장로교의 입장을 다룬 내용이지만, 부록에 다른 교단들의 이야기도 간략히 정리되어 있고, 한국 교회 상황에 대한 글과 스터디 가이드까지 담아 함께 읽고 토론하기에 좋다. 많은 교회가 이 책을 읽고 토론한다면 동성애에 대한 한국 교회의 입장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 물론 우리 하기 나름이다. -박현철 연구원

<한국 기독교, 어떻게 국가적 종교가 되었는가>, 아사미 마사카즈 지음, 양현혜 옮김, 책과함께 펴냄

‘한국 기독교’라는 말은 이제 하나의 개념어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이에 대해 나름의 이해와 설명을 가진 채 일상적으로 이 용어를 사용한다. 하지만 만일 한 권의 책을 골라 ‘이것이 한국 기독교다’라고 설명해보라고 한다면 당신은 과연 어떤 책을 고르겠는가? 한국 기독교를 논하는 책은 이미 많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개론서로서 개념적 토대를 충실하게 놓아줄 책을 찾기는 쉽지 않다. 우리는 한국 기독교에 대한 더 좋은 책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한국 기독교, 어떻게 국가적 종교가 되었는가>는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책이다. 제목만 보아서는 교회와 정치의 관계를 다루는 책으로 보이지만, 한국교회에 대한 개괄적 역사와 특징, 과제와 전망까지 충분하게 담아냈다. 그럼에도 얇다. 일본 기독교를 연구하는 두 사람이 함께 쓴 책이기에 외부자의 시선으로 한국 기독교를 조망한다는 장점도 있다. 물론 저자들이 한국 기독교 전공자가 아니기에 생기는 한계도 선명하지만(번역자인 양현혜 교수가 옮긴이의 말에서 책의 한계를 상세하게 지적해두었다) 한국 기독교라는 모호한 개념을 정돈하는데 적잖은 도움을 줄 것이다. -박현철 연구원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화>, 존 하워드 요더 지음, 윤성현박예일 옮김, 대장간 펴냄

기독교 평화주의는 교회 내에서 이상주의자, 극단주의자, 심지어 이단으로 몰려 항상 소수의 목소리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대기독교에서 평화주의는 가장 급진적이고도 묵직한 의미로 자리 잡았다. 평화주의가 이렇게 인정받기까지는 요더의 공이 가장 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끈질기게 기독교 평화주의를 연구해 평화주의 부흥의 초석을 놓았으며, 수많은 현대 기독교 지성인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화>는 기독교 평화주의에 제기되는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한 상세한 답변이다. 현실 사회와 정치에서 비폭력과 평화를 어디까지 적용할 수 있는가? 그런 평화의 근거는 대체 무엇이며,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가? 과연 그것은 가능한 구상인가? 이런 질문들에 요더는 평화주의 안에 상존하는 다양한 모델과 함의를 유형론적으로 구분해 설명한다. 기독교 평화주의, 비폭력 저항에 관해 관심 있는 독자들이라면 <비폭력 평화주의의 역사>(대장간)와 함께 꼭 읽어볼 만한 책이다. -박현철 연구원

<마음의 길>, 헨리 나우웬 지음, 윤종석 옮김, 두란노서원 펴냄

분주하고 시끄러운 시대를 사느라 늘 ‘힐링, 힐링’ 하지만, 이제 남발되는 힐링 메시지 마저 우리를 지치게 한다. “벗어나라. 침묵하라. 늘 기도하라. 이것이야말로 죄 없는 삶의 원천이다” 사막 교부 아르세니우스의 금언으로부터 고독, 침묵, 기도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하는 헨리 나우웬의 <마음의 길>은 반복되는 삶의 쳇바퀴, 힐링의 쳇바퀴에서 허덕이는 우리에게 탈출의 기쁨을 누리게 할 것이다. 본래 21세기 사역자들에게 사막 수도자들의 영성이 주는 함의를 다루는 책이지만, 모든 그리스도인이 읽어도 충분히 좋다. 분도출판사에서 출간되었던 책을 두란노에서 재번역해 출간했다. 기존의 번역도 나쁘지 않았지만, 용어를 개신교적으로 정리하여 개신교인들이 읽기에 친근해졌다. 반가운 마음으로 다시 소개한다. -박현철 연구원


청어람
청어람

한국교회와 사회의 다음세대를 위한 인재발전소, 청어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