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과 함께 하는 책읽기

관리자
197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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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사회는 난민 문제로 소란합니다. 그동안 인지하지 못한채 잊혀져 있던 이방인들이 여론의 중심으로 떠오르자, 한국 사회는 무지, 공포, 혐오의 민낯을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이 당혹스러운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을까요? 현실적인 문제들을 잘 풀어내면서도 환대와 공존이라는 이상적 가치를 구현할 길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요?
 
 청어람 7월 북토크에서는 <우리 곁의 난민>을 쓰신 문경란 이사장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여성문제, 인권문제를 놓고 오랫동안 활동해온 저자의 생생한 경험과 지혜를 함께 나누며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의 ‘사람됨’에 대해, 그리고 그들을 받아들이는 우리의 ‘사람됨’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북토크 전에 '난민'에 관해 우리가 함께 읽어야 할 도서를 추천합니다.

<우리 곁의 난민 : 한국의 난민 여성 이야기> 문경란 지음, 서울연구원 펴냄

 <우리 곁의 난민: 한국의 난민 여성 이야기>는 리포트다. 한국 사회에 엄연히 존재했지만, 애써 들여다보지 않았던 난민의 삶을 취재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문경란은 그 가운데에서 난민 여성의 삶에 귀를 기울이고 그녀들의 말을 글로 엮어냈다. <우리 곁의 난민>은 세 가지 부분에서 반짝인다. 첫째, 난민을 단지 집합 명사로 뭉뚱그리지 않고 한 명 한 명 삶의 결을 톺아보았다. 우리는 종종 난민을 커다랗고 모호한 이미지 하나로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관련 뉴스를 보거나, 자료를 찾거나, 또는 토론에 참여할 때, 그들의 삶을 지워버리고 ‘난민이라는 현상’에만 집착하는 우를 범하곤 한다. 그러나 <우리 곁의 난민>은 그들의 일상, 즉 먹고 자고 자기 가족 누일 수 있는 공간을 찾으려 애쓰는 저들의 삶 자체에 주목했다. 둘째, 문경란의 리포트는 난민 여성들이 놀랍게도 아주 오래전부터 한국 사회 곳곳에 있었음을 보여준다. 버마에서 온 한 여성은 본의 아니게 난민 신분이 되었지만, 가족을 꾸리고 자녀를 낳아 대학에 보냈다. 그녀와 가족들은 적어도 20년을 불안한 신분으로 살았던 것이다. 동시에 한 가족 전체가 20년을 차별과 냉대 속에 살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경란은 난민 문제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진즉 그들을 기억하고, 여러 문제를 함께 풀었어야 했다고 말한다. 셋째, 문경란은 소수자 리포트가 자칫 빠질 수 있는 함정, 저들을 피해자로 대하고 우리를 시혜자로 만드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우리 곁의 난민>에 나오는 일곱 사람은 각자의 조국에서 별처럼 빛나던 여성이었다. 압도적인 박해와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전쟁을 피해 이 땅에 왔을 뿐이다. 그녀들의 삶은 고단했지만, 희망을 놓지 않았고 작은 행복과 위안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경란은 희망을 가볍게 그리지 않는다. 누군가는 난민 지위를 획득했고, 직장과 집도 얻었지만, 이것이 모든 난민에게 보장된 결론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문경란은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인지 말한다. 그것은 환대와 연대라는 용기를 갖는 것. 난민이란 단어를 둘러싸고 있는 모호하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걷어내고 그들의 삶과 현실을 담담하게 보여주는 <우리 곁의 난민> 일독을 권한다. -김형욱 연구원

<세계시민수업 1 : 난민> 박진숙 지음, 풀빛 펴냄

 ‘난민’은 익숙한 듯 그러나 잘 모르는 말이다. 난민이라고 말하면 즉각 떠오르는 몇 가지 이미지들, 예컨대 피부색 다른 이방인, 철망을 넘는 사람들, 구호 물품을 기다리는 긴 행렬이나 커다란 보트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모습이 생각난다. 이 이미지들이 아주 많이 틀린 것은 아니다. 문제는 우리가 정작 난민이 누구고, 그들에게 어떤 일이 생겼으며, 왜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는지 잘 모른다는 데 있다. 난민에 관한 무지는 두려움을 낳고, 스멀스멀 자라 공포가 되어 난민 혐오, 차별, 배제라는 병든 열매를 만든다. 박진숙의 <세계 시민 수업 : 난민>은 우리가 난민에 대해 잘 모른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무엇을 모르면 당연히 질문해야 한다. 첫 챕터 제목이 ‘난민은 왜 목숨을 걸고 나라를 떠나나요?’인 이유다. <난민>은 어린이 지식 교양서다. 그러나 이 책을 들고 읽는 순간 난민에 관해 무지했던, 혹은 생각하고 싶지 않아 했던 모든 어른을 향한 교양서임을 우리는 알 수 있다. 박진숙은 다정하고 정갈한 문체로 세계 여러 곳 난민들의 삶과 그들이 조국을 떠난 이유, 그리고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 어떻게 애쓰고 있는지 설명한다. 어린이는 물론 청소년, 그리고 성인에 이르기까지 난민 이해를 위한 첫 책으로 손색없다. -김형욱 연구원

<내 이름은 욤비> 욤비 토나·박진숙 지음, 이후 펴냄

 1994년부터 2017년까지 난민 신청을 한 사람이 32,734명이고, 그중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사람은 겨우 792명이다. 아마도 그 792명 중에 가장 유명한 사람이 욤비 토나 교수일 것이다. 그가 고국인 콩고를 떠나게 된 이유, 한국에 오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한국에서도 지난한 과정을 거쳐 난민 지위를 인정받고, 난민을 돕는 일에 참여하기까지의 과정을 이야기로 풀어놓았다. 방송에서 그와 그의 가족을 보고 참 유쾌하고 건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면의 여러 이야기를 들으니 (이런 표현이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더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인 한 편의 드라마를 본 기분이다. 하지만 이 책에는 드라마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욤비 토나라는 한 난민의 여정을 따라가며 그 속에 구덩이처럼, 때로는 장벽처럼 쳐져 있는 정치적, 문화적, 제도적 문제를 조목조목 보여준다. 대체 난민들이 왜 생기며, 한국에는 왜 오며, 와서 어떻게 정착하는지, 이들을 받느냐 마느냐 하는 시끌시끌한 논쟁은 왜 일어나는지 궁금한 사람들은 이 책을 통해 대부분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난민'에 관해 가장 생생한 이야기, 정돈된 정보를 전해주는 단 한 권의 책이다. -박현철 연구원참고 영상 : 한국에서 난민으로 살아가기 - 명견만리 플러스: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처음 이 책을 접하면 우선 난해한 제목에 눈길이 간다. 대체 이 조합으로 무슨 말을 하는 것인가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거칠게 요약하자면, '장소(place) 혹은 자리를 내어줄 때라야, (생물학적) 인간은 (사회적) 사람이 된다. 그 행위를 환대라고 한다.' 정도가 될 것 같다. 저자 김현경은 이 간단한 주제를 인류학과 사회학, 신학과 철학을 잘근잘근 씹어가면서 정갈한 언어로 전혀 새로운 논의의 장으로 차원 이동 시키는데, 그 내공이 탄성을 불러일으킨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책을 읽었던 때를 그 해의 '최고의 독서경험'으로 꼽는다. 자리를 내어주는 것 없이 누구도 사람 노릇을 할 수 없다는 것. 그것은 때로 사회적 지위일 수도 있지만, 물리적 공간이 되기도 하고, 상호 간의 상징적 소통의 장이기도 하기에 우리는 매 순간 이 '사람 되기'를 수행한다. '난민'은 이 책이 직접 많이 다루지는 않지만, 주제를 따라가다 보면 이 논의를 가장 적나라하게 체현한 존재로 부각된다. 자신이 속했던 국가의 영토에서 물리적으로 추방된 존재이자, 새로운 국가의 영토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는 국적이라든지, 시민권이라든지, 어떤 형태의 보호와 권리도 제공되지 않는 상태에 (때로는 영구적으로) 놓이게 된다. 그런데 과연 '난민'은 예외적인가? 난민은 무엇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사회의 취약성을 소스라치게 각성하게 만든다. 난민에 관한 탐구가 사람됨에 관한 보편적 탐구와 맞닿아 있는 이유다. 그러므로 우리는 비로소 난민이 시혜의 대상이 아니라 인류 보편의 환대가 발휘되어야 할 존재임을, 그래서 우리가 사람임을 입증해야 할 사안 앞에 서 있는 것을 깨닫게 된다. 깊은 사유를 위한 필독 도서다. -양희송 대표

<우리는 왜 이슬람을 혐오할까> 김동문 지음, 선율 펴냄

 이 책의 제목은 불편하다. 우리가 누군가를 '혐오'하고 있다고 노골적으로 지적받을 때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비정상이다. 그러나 지적을 받고서도 자신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없는지, 상식적으로 윤리적으로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비정상이고 비극이다. 오늘 우리 사회를 흔드는 난민에 관한 공포와 혐오는 이슬람에 관한 공포, 다문화에 관한 혐오와 맞닿아 있다. 이 혐오와 공포는 최근의 것이라기보다는 제법 오래된 것인데 아직도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 모두의 비극이다. 이런 비극에 맞서 이슬람에 관한 혐오와 공포를 교정하는 데 앞장서 온 김동문 선교사의 이 책은 잘못된 정보와 그로부터 기인한 공포가 혐오로 발전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차근차근 교정해준다. 이슬람이라는 종교와 문화에 대한 단편적인 이해를 넘어 다층적인 이해를 돕는 시각과 자료가 무척 유익하다. 무엇보다 나는 온갖 가짜뉴스를 유통하는 전투적 반이슬람주의자들보다는 "나는 이슬람을 혐오하지 않아"라고 생각하는 평범하고 교양 있는 '보통사람'들이 이 책을 꼭 읽으면 좋겠다. 우리 같은 '보통사람'들이 자기 안에 있는 편견과 오해를 교정해 갈 때 사회의 혐오가 사라질 수 있다. -박현철 연구원

함께 읽으면 좋을 책과 자료
 
 <긴 여행: 평화를 찾아 떠나는 사람들>, 프란체스카 산나 지음, 풀빛 펴냄
 <혐오와 수치심>, 마사 너스바움 지음, 민음사 펴냄
 <마지널리티>, 이정용 지음, 포이에마 펴냄
 <약한 자의 친구>, 크리스틴 폴 지음, 복있는 사람 펴냄
 <인티사르의 자동차>, 페드로 리에라 지음, 나초 카사노바 그림, 미메시스 펴냄
 페르세폴리스(만화/애니)
 화이트 헬멧 : 시리아 민방위대 (다큐)
 파르바나 : 아프가니스탄의 눈물(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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