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어떤 시간을 살고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걸까?” 좋은 삶과 신앙에 관한 고민, 여러 사회적 징후들에 대한 불안감이 가득한 요즘, 그 사이를 비집고 올라온 질문입니다. 이 질문은 신앙의 미래를 향한 고민으로 연결됩니다. 안타깝게도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합니다. 교회 인구는 꾸준하게 감소하고 있고, 사회에서 개신교를 향한 시선은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신앙이 사회 속에서 길을 잃어버린 것도 같습니다. 이런 현상은 개신교의 위기로 해석되곤 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현재 위기는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새로운 ‘오후’시대로 넘어가는 가능성을 여는 갈림길”이라는 가톨릭 신학자 토마시 할리크의 통찰처럼 청어람은 지금을 위기로 이해하기 보다는 ‘새로운 오후 시대’로의 전환으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오후 시대는 어떤 모습으로, 어떤 이들에 의해 오게 될까요?
청어람은 개신교가 세상의 고통에 공명하며 변화에 대응하는 신앙의 언어를 제시하지 못할 때 신앙과 사회의 경계에서 여전히 신앙의 쓸모와 가능성을 모색하는 그리스도인들을 주목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청어람이 주목해 온 이런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두 가지 특징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머물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교회라는 제도에 머물지 않고 세상 한가운데서 신앙의 본질을 탐구합니다. 현재에 머물지도 않습니다. 과거로부터 신앙의 유산을 이어받되 오늘의 언어로 새롭게 해석하고 적용하며 내일로 나아갑니다. 또한 이들은 ‘질문하는’ 사람들입니다. 기후위기, 사회 격차와 불평등, 젠더와 인권, 재난과 전쟁 등 동시대 과제를 외면하지 않고 ‘이것이 신앙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질문하며 배우고 실천합니다.
이 시대는 제도로서의 교회를 넘어, 새로운 신앙을 모색하는 그리스도인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청어람은 사회와 신앙 사이의 경계에서 고민하는 많은 그리스도인과 함께 질문하고 고민하며 실천의 동기를 제공하는 학습 공동체이자 신앙 운동입니다. 지난 18년 동안 이 운동을 통해 사회와 신앙을 연결하는 담론을 제안했고, 교회 언저리에서 서성이는 그리스도인을 위해 신앙을 지속할 동력과 자원을 제공했습니다. 또한 청년, 여성, 사회적 소수자의 시선으로 신앙을 재구성하기를 시도했으며, 안전하고 평등하게 서로 배우는 학습 공동체를 통해 배움과 실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왔습니다.
청어람이 개신교의 새로운 시대를 준비할 유일한 곳은 아니지만, 그것을 성실하고 탁월하게 감당하고 있는 곳이라 자부합니다.
2024년에도 다음과 같이 개신교의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운동을 펼쳐나갈 것입니다.
지난 오랜 시간 동안 빠듯한 재정문제는 청어람의 오랜 고민이었습니다. 순간순간의 도움으로 늘 위기를 넘겼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재정에 켜진 비상등을 꺼야 할 때가 왔음을 느낍니다.
재정의 필요는 ‘청어람의 존재이유’를 더 깊이 생각하게 합니다. 청어람의 존재 이유에 관한 우리의 대답은 ‘힘찬 YES’입니다. 그러나 내부의 확신만으로는 이 일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청어람과 함께 새로운 시간을 만들어낼 동역자가 필요합니다. 청어람의 후원자들은 단순히 재정을 채워주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청어람의 사명을 지지하고, 함께 이 길을 만들어가며 후원자 자신의 삶에 청어람을 기꺼이 초대해 주는 공동체입니다. 당신의 삶에 우리를 초대해 주세요.
개신교의 새로운 시간을 준비하며 변방의 변화를 만드는 신앙 운동, 질문하며 새로운 신앙을 찾아가는 그리스도인을 위한 학습 공동체. 2024년에는 당신의 삶 속에 청어람의 자리가 있기를 바랍니다. 함께 새로운 시간을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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