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이 생겼습니다!
🧘♀️까칠한 오지라퍼, 수경
4주간 진행한 ‘장애와 함께 사는 법’ 책모임 읽기를 마쳤습니다. 장애 당사자와, 장애인과 함께 사는 이와, 사회복지 현장에 있는 이와 현재 질병과 통증을 가졌거나 언젠가는 아플 예정인 이가 모여 장애에 관한 책 두 권을 함께 읽으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솔직히 처음 모임을 시작할 때는 잘 모르는 분야이기도 하고, ‘비장애인’으로서의 저의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날까 봐 조심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만, 함께 모임 하는 이들이 저의 불안과 무지를 충만하게 채워주었습니다.
장애 인권 운동은 ‘장애인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잠재적 장애인인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를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이 감각을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요? 잘 모르겠지만 장애인 친구가 생기고 이런 책모임을 하면 조금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요? 4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몸과 생애에 관해 새롭게 인식하며 서로를 조금이라도 애틋해하며 “새로운 삶의 형식”을 만드는 일에 관해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장애인 인권 운동뿐 아니라 우리가 현재 경험하는 모든 일이 “새로운 삶의 형식”을 고민하게 하는 일이 아닐까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자 ‘오프라인’ 모임 소식이 곳곳에서 들리고, 청어람에도 오프라인 모임 문의를 하는 분들이 늘었습니다. 어찌 보면 오프라인 모임 때로 ‘돌아가는’ 게 자연스러워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온라인 모임을 유지’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합니다. 주로 해외나 지방에 거주하거나, 이동이 불편하거나, 사정상 저녁 행사에 참석하기 어려운 분들의 요청이지요. 지난 2년이라는 시간이 꽤 답답하기도 했지만 덕분에 오프라인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분들을 만날 수 있었고 ‘온라인으로도 만날 수 있다’는 감각을 익히게 되었다는 면에서 '새로운'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여러 의견을 들으며 오프라인 시절로 돌아가는 게 정답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즉 우리는 “새로운 삶의 형식”을 발견하기 위해 더 ‘넓어져야’ 할 새로운 시간 앞에 서 있는 셈이죠.
문제는 온/오프라인이라는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새로운 형식을 적용한다 해도, 늘 하던 이야기를 반복하거나 이미 낡은 이야기를 태연하게 한다면 그 ‘새로움’은 과연 새로울 수 있을까요? 그렇기에 ‘어떤 형식’으로 할 것인가의 문제보다는,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에 관해 더 고민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모임을 마치며 참가자 중 한 분이 청어람에서 이런 주제를 다뤄주어 신선하고 고맙다는 피드백을 해주신 것이 며칠 내내 기억에 남습니다. 청어람이 다룰 수 있는 주제의 한계를 넘어보고 싶은 거룩한 욕심이 생기기도 하고요.
이런 욕심이 단지 청어람만의 것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욕심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제는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걸 자각하며 함께 만들어 갈 ‘새로운 삶의 형식’에 관해 더 고민하는 이야기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듣고 싶고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욕심이 생겼습니다!
🧘♀️까칠한 오지라퍼, 수경
4주간 진행한 ‘장애와 함께 사는 법’ 책모임 읽기를 마쳤습니다. 장애 당사자와, 장애인과 함께 사는 이와, 사회복지 현장에 있는 이와 현재 질병과 통증을 가졌거나 언젠가는 아플 예정인 이가 모여 장애에 관한 책 두 권을 함께 읽으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솔직히 처음 모임을 시작할 때는 잘 모르는 분야이기도 하고, ‘비장애인’으로서의 저의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날까 봐 조심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만, 함께 모임 하는 이들이 저의 불안과 무지를 충만하게 채워주었습니다.
장애 인권 운동은 ‘장애인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잠재적 장애인인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를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이 감각을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요? 잘 모르겠지만 장애인 친구가 생기고 이런 책모임을 하면 조금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요? 4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몸과 생애에 관해 새롭게 인식하며 서로를 조금이라도 애틋해하며 “새로운 삶의 형식”을 만드는 일에 관해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장애인 인권 운동뿐 아니라 우리가 현재 경험하는 모든 일이 “새로운 삶의 형식”을 고민하게 하는 일이 아닐까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자 ‘오프라인’ 모임 소식이 곳곳에서 들리고, 청어람에도 오프라인 모임 문의를 하는 분들이 늘었습니다. 어찌 보면 오프라인 모임 때로 ‘돌아가는’ 게 자연스러워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온라인 모임을 유지’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합니다. 주로 해외나 지방에 거주하거나, 이동이 불편하거나, 사정상 저녁 행사에 참석하기 어려운 분들의 요청이지요. 지난 2년이라는 시간이 꽤 답답하기도 했지만 덕분에 오프라인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분들을 만날 수 있었고 ‘온라인으로도 만날 수 있다’는 감각을 익히게 되었다는 면에서 '새로운'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여러 의견을 들으며 오프라인 시절로 돌아가는 게 정답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즉 우리는 “새로운 삶의 형식”을 발견하기 위해 더 ‘넓어져야’ 할 새로운 시간 앞에 서 있는 셈이죠.
문제는 온/오프라인이라는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새로운 형식을 적용한다 해도, 늘 하던 이야기를 반복하거나 이미 낡은 이야기를 태연하게 한다면 그 ‘새로움’은 과연 새로울 수 있을까요? 그렇기에 ‘어떤 형식’으로 할 것인가의 문제보다는,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에 관해 더 고민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모임을 마치며 참가자 중 한 분이 청어람에서 이런 주제를 다뤄주어 신선하고 고맙다는 피드백을 해주신 것이 며칠 내내 기억에 남습니다. 청어람이 다룰 수 있는 주제의 한계를 넘어보고 싶은 거룩한 욕심이 생기기도 하고요.
이런 욕심이 단지 청어람만의 것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욕심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제는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걸 자각하며 함께 만들어 갈 ‘새로운 삶의 형식’에 관해 더 고민하는 이야기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듣고 싶고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