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이 벌써 21일째입니다. 강렬했던 12월의 여운이 말끔히 가시지 않아서일까요. 엊그제 지인을 만났는데 "12월이 다 가기 전에 또 만나자"라고 하더군요. ^^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낯선 숫자 '2025'가 점차 익숙해지길 바라며, 새해 인사를 또다시 나눌 수 있는 설 명절을 기다려봅니다.
지난 두 번의 ‘요즘’ 메일에 걸쳐 스무 살인 청어람의 새로운 변화들(
요즘 149호,
요즘 150호)에 대한 소식을 전해드렸는데, 어떻게 보셨나요? 저는 지난 10일, 첫 기획위원회 모임을 가지며 새롭고도 한결같은 청어람의 2025년을 그려보게 되었습니다.
기획위원회 모임 때 인상적이었던 것은 "주변에 청어람을 소개할 때 뭐하는 곳이라 해야 할까"라는 어떤 분의 질문에 기획위원들이 각자 대답한 내용들이었어요. '니가 와도 괜찮은 청어람', '마그네슘 같은 청어람(주식을 보조하는 영양제 같다는 맥락)', '희한하고 기묘한 교회 실험 공간', '플랫폼으로서의 청어람'이었는데요. 모임을 마치고 상상해보니 웃음이 나더라고요. '기묘한 실험 공간이긴 한데, 니가 와도 괜찮은, 마그네슘 같은 곳이야.'라고 청어람을 소개하면 듣는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까 싶은… 😊
이런 설명들이 부담스럽기보단 웃음이 났던건, '변화'를 주겠다고 하여 무조건 새로운 것만 해야 한다는 압박이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청어람에 대한 저런 설명들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고, 지난 20년 동안 저희가 해오던 것을 충실히 이어가기만 해도 충분히 부합하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달까요.
신앙 여정길에서 고독한 모퉁이에 내몰린 이에게, 교회 생활에서의 괴로움으로 힘들어 하는 이에게, 질문을 가득 안은 답답한 이에게 청어람은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안전하고 ‘와도 되는 공간’이 되겠습니다. 아니, 와도 될 뿐 아니라 ‘챙겨먹어야 할’ 마그네슘 같은 공간이 되겠습니다. 세속과 일상 사이의 경계를 서성이며 길잡이, 혹은 쉼터가 될 수 있는 북클럽, 챌린지, 북토크, 강좌를 계속 열어갈 것입니다. 이 모임들을 통해, 저희가 만나야 할 이야기와 사람을 계속해서 만나가고 싶습니다. 함께 성경을 읽으며, 신학책을 탐독하며, 사회를 고민하며, 신앙을 재구성하며 그렇게, 하던대로 성실하게 해 보겠습니다.
물론 하던대로'만' 하지는 않겠습니다. 지난 몇년간 청어람은 ‘작은 모임’들에 집중해 왔는데요, 지난해 연말 설문을 통해 조금 더 수준 높은 강좌를 만들면 좋겠다는 피드백을 받고, 올해는 ‘수준있는 기독-시민 교양 강좌’를 단단히 기획해보기로 했다는 소식도 살짝 알려드립니다.
어쨌든 '니가 와도 괜찮은' 모임, 생각의 근육과 신앙의 근성을 탄탄하게 하는 영양보조제 같은 시간들을 쌓아가며 우리의 존재가 느슨하고도 단단하게 공명하면 좋겠네요. 님과도 새해에는 더 많이 닿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기도의 자리에서 계속 떠올려 주시고, 여러 모양으로 관심을 기울여 주시는 '여전한'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서로의 용기가 되어 안과 밖의 평안이 두루 다져지는 한 해를 바라고, 앞으로의 시간을 함께 기대해 보아요! 우리의 스무살 청어람, 잘 부탁드립니다. 🐢
💫청어람에서는 지금?!
[진행 중] 어떤 민주주의가 필요한지 고민하며 책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북클럽] 희망을 쟁취하라에서는 리베카 솔닛의 <어둠 속의 희망>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두 번째 모임을 가집니다.
[진행 중] 신학생·목회자를 위한 읽고 쓰기 워크숍은 『삼체』 를 읽으며 '인류의 대안을 찾아서'를 주제로 내용을 살피고 글쓰기를 함께 했습니다.
[온라인 강의 즉시 수강] 드라마로 사회읽기, 현대신학의 줄기와 잎새들, 갈라디아서 - 온라인 신약학 클래스, 독서학교, 여성주의 영성 - 새로운 담론을 찾아서 등의 다양한 강좌를 바로 수강하실 수 있습니다.
[재정보고] 청어람 재정/후원내역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마음을 모아주시는 후원자 여러분께 언제나 감사를 드립니다.
2025년 청어람이 열어갈 새로운 시간 (3) 🌊
🗣️ 시끄러운데 조용, 한나
💫청어람에서는 지금?!
[진행 중] 어떤 민주주의가 필요한지 고민하며 책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북클럽] 희망을 쟁취하라에서는 리베카 솔닛의 <어둠 속의 희망>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두 번째 모임을 가집니다.
[진행 중] 신학생·목회자를 위한 읽고 쓰기 워크숍은 『삼체』 를 읽으며 '인류의 대안을 찾아서'를 주제로 내용을 살피고 글쓰기를 함께 했습니다.
[온라인 강의 즉시 수강] 드라마로 사회읽기, 현대신학의 줄기와 잎새들, 갈라디아서 - 온라인 신약학 클래스, 독서학교, 여성주의 영성 - 새로운 담론을 찾아서 등의 다양한 강좌를 바로 수강하실 수 있습니다.
[재정보고] 청어람 재정/후원내역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마음을 모아주시는 후원자 여러분께 언제나 감사를 드립니다.
[세속성자 북클럽] 레이첼과 함께하는 여정(Journey with Rachel)
레이첼 헬드 에반스의 가장 큰 매력은 자신의 삶의 여정과 고민에 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많은 사람의 공감을 이끌어낸다는 점입니다. 그와 비슷한 시대, 비슷한 분위기의 교회를 경험한, 그리고 비슷한 질문을 했던 이들은 레이첼의 여정을 마치 자기 이야기처럼 공감하며 그에게 빨려들죠.
그의 유작인 <온 마음 다하여>가 출간된 것을 기념하며 레이첼 헬드 에반스의 작품 중 그의 신앙 여정을 잘 드러낸 책 세 권을 함께 읽고 나눕니다.
살펴보기
[여성주의 성서 해석 모임] 페미니스트 성서 비평을 향하여
피오렌자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그女를 기억하며>에서 저자는 성서학, 신학뿐 아니라 사회학, 철학, 페미니즘 이론을 종횡무진하며 논지를 펼칩니다. 그래서 수월하게 읽히는 책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책의 1부에서 저자가 해석적 방법을 위해 도입하는 개념들을 충분히 이해한다면 책의 나머지(2부와 3부)에서 ‘페미니스트 비평적인 해방의 해석학’을 기반으로 저자가 제공하는 성서 본문의 재해석과 초기 기독교 기원의 사회적 재구성을 깊이 있게 파악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습니다.
청어람은 이 책 내용 중 치열한 논쟁과 논증을 바탕으로 ‘페미니스트 비평적 해방의 해석학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도출하는 1부를 성서학 연구자인 오수연 선생님과 읽는 모임을 갖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일정 : 2025년 2월 6일~27일(매주 목, 4주) 저녁 7시 30분~9시 30분
진행 방식 : 온라인 (zoom이용)
살펴보기
멀리에서부터(양주, 홍천, 인천 등) 청어람 사무실로 모여 함께하는 <신학생·목회자를 위한 읽고 쓰기 워크숍> 두 번째 모임 모습.
📧 요즘 150호에 보내주신 답장이에요.
"'요즘'을 잃어버린 요즘, '요즘'이 요즘을 깨우네요. 시간은 열어갈 때 새롭게 되는 듯합니다. 청어람과 함께 한지 10년쯤 되는데, 여전히 응원합니다. 앞으로도."
_ 여전히 곁에 계셔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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