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155] 계속 하게 되는 힘은 어떻게 생기는 걸까요? 🐜

2025-02-25

계속 하게 되는 힘은 어떻게 생기는 걸까요? 🐜

🧘‍♀️까칠한 오지라퍼, 수경


‘똥손’이지만 몇 개의 식물을 키웁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씩 물을 주는 게 전부인 것 같지만 은근 신경을 많이 쓰게 되네요. 북향집에서 그나마 햇빛이 가장 많은 공간에 배치해 두고 골고루 해를 맞도록 가끔 각도도 바꾸어줍니다. 잎에 먼지가 쌓인 것 같으면 조심스레 세수도 시켜주고요. 그럼에도 식물이 시름시름 앓는 것 같으면 제 마음에 근심이 싹트기도 합니다. “왜 그러니? 뭐가 문제야?” 대답도 없는 식물들에게 질문하면서 그 곁을 맴돌죠. 


얼마 전에는 예쁘게 자라던 화분이 놓인 베란다 문을 꽤 오래 열어두었다가 잎의 절반 정도가 얼어버린 사고가 있었습니다. 어리석은 ‘나 놈’을 탓하며 살려보려고 며칠 노력하다가 결국 그 잎들을 잘라내야 했어요. 잎의 절반을 잃은 식물이 다시 잘 살 수 있을지 걱정하며 며칠 유심히 지켜봤죠. 그러다 발견했어요. 아주 작게 돋은 새 잎을. 생명의 위대함이랄까. (상투적으로) 그런 걸 느낌과 동시에 그제야 안도감이 들었어요. 아, 살겠구나. 그 여린 안도감이 저에게 식물을 계속 키워도 좋을 용기를 주었죠. 


어떤 일을 시작하고 그 일을 계속할 마음은 어떻게 생기는 걸까요? “이 운동을 지속할 수 있었던 동력은 무엇이었나요?”라는 질문을 받고 생각해 본 질문이에요. 저는 일단 ’ 재미‘라고 대답을 했는데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에 조금 더 곰곰이 생각해 봤어요. 아주 작고 여린 새싹과 같은 용기였어요. 그래도 해보자는 용기, 다시 해보자는 용기, 계속 이어가 보자는 용기. 저는 그릇이 작은 사람이어서 그 ‘용기’가 자주 필요했지만 감사하게도 청어람을 통해서 만난 사람들, 그 사람들과 함께 나눈 이야기들이 저에게는 계속할 용기를 주었던 것 같아요.


저에게 그런 용기를 주었던 것처럼 청어람이 만드는 이야기가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도 용기가 되길 바라며 이 글을 씁니다. 용기를 가진 사람만이 감히 사랑을 하고, 그 사랑을 포기하지 않고 확장해 가며, 새로운 세상을 기꺼이 끌어안을 수 있기 때문이죠. 며칠 전에 어떤 강의를 듣다가 만난 문장처럼요. 


“알 수 없는 것, 알 수 없다고 여겨지는 것, 그러나 이해할 수 없음에도 읽는 것, 끝까지 그 끈을 놓지 않는 것, 그로부터 바로 사유가 확장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사랑의 속성이기도 합니다.”

- <진주>, 장혜령, 문학동네 


이 문장의 마음과 태도가 여러분께, 청어람을 통해서, 청어람에서 만나는 우리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함께 만들어 낼 새로운 이야기 가운데 끊임없이 발견되어 더 넓게, 깊게 사랑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청어람에서 저의 이야기는 여기서 마침표를 찍겠습니다. 저는 2월까지만 청어람에 머물고 아직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길에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해 볼까 합니다. 소중한 분들 덕분에 청어람에 머문 13년 2개월 동안 저는 그때보다 조금 더 용기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그간 ‘까칠한 오지라퍼’의 이야기를 경청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여러분이 어디서 무얼 하시든 사랑과 희망이 내내 따뜻한 볕처럼 깃들길. 도무지 그러할 수 없는 날에는 작고 여린 용기가 돋아나길 응원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청어람에서는 지금?!

[진행 중] [여성주의 성서 해석 모임] 페미니스트 성서 비평을 향하여는 매 모임마다 30분씩 열띤 나눔을 하며 마치곤 하는데요. 이번주에는 마지막 4주차 모임을 앞두고 있습니다.

[진행 중]  [세속성자 북클럽] 레이첼과 함께하는 여정은 첫 모임에서 온/오프라인으로 모여 <헤아려 본 믿음>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2/26에는 <교회를 찾아서>를 살필 예정입니다. (여전히 모집중)

[온라인 강의 즉시 수강] 드라마로 사회읽기, 현대신학의 줄기와 잎새들, 갈라디아서 - 온라인 신약학 클래스, 독서학교, 여성주의 영성 - 새로운 담론을 찾아서 등의 다양한 강좌를 바로 수강하실 수 있습니다.

[재정보고] 청어람 재정/후원내역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마음을 모아주시는 후원자 여러분께 언제나 감사를 드립니다.




[포럼 청어람] 거대하고 기괴한 거룩 - 한국 개신교가 지키는 것

극우화의 핵심은 개신교입니다. 극우/보수 개신교가 정치권력과 결탁하고 사회 공론장을 망가뜨리는 행위는 ‘개신교’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적인 문제가 된 지 오래입니다. 일각에서는 이런 흐름을 “개신교 반지성주의”로 분석하기도 하고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교회뿐 아니라 사회도 “공멸”할 것이라 진단하기도 합니다. 언제부터, 왜, 어떻게 개신교는 한국 사회 극우화를 선도하게 되었을까요? 분석과 성찰, 혼란의 대안 사이에서 질문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청어람에서 포럼을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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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사순절 채식 순례

청어람에서는 매년 사순절을 창조세계와 생명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새로운 실천을 연습하는 기간으로 삼고 있습니다. 특별히 소박하고 대안적인 삶을 고민하며 제로웨이스트와 채식을 실천하는 순례를 제안합니다. 조금은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지만, 이번 사순절에는 채식을 한번 실천해보면 어떨까요?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지금-여기에서 할 수 있는 실천을 모색하고 연습해봅시다.

기간: 3월 5일~4월 20일 (주일 제외)

방식: 온라인 공간 이용(밴드, Z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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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사순절 헌 옷 부활 공작소

우리는 옷 쓰레기 산에 얼만큼의 책임이 있을까요?이미 충분히 채워진 우리들의 옷장과 지구 반대 편 쌓여가는 옷 쓰레기 산을 생각하며, 헌 옷을 살리는 기술을 함께 배워보아요. 함께 배울 다닝(Darning)은 실을 교차하며 구멍을 메워주는 오랜 의류 수선 기법 중 하나입니다. 이번 사순절에는 옷을 살리는 일상의 기술을 익히고, 새로운 의류 쓰레기가 아닌 새로운 헌 옷을 만들어 봅시다.

일시: 4월 12일(토) 14시~17시(3시간)

장소: 청어람ARMC(6호선 상수역 2번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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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일과 원정대 - 3월 사순절

성서일과는 전 세계의 그리스도인들이 교회력 전통을 따라 매일 성경을 묵상할 수 있도록 정한 성경읽기표입니다. 청어람에서 새롭게 준비한 ‘성서일과 원정대’는 성서일과와 호흡을 맞춰 성경 본문을 탐험해 나가는 챌린지 모임입니다. 멀게만 느껴졌던 성경본문이 더욱 가까이 다가오기를 기대하며 성서일과 원정대를 시작합니다. 동료들과 함께 교회의 오랜 전통과 성경을 탐험하고 싶은 분들을 기다립니다. ‘성서일과 원정대’ 참가자들에게는 손쉽게 본문을 확인할 수 있는 닷바이블(성경앱) 역본 패키지(9,900원상당)가 제공됩니다.

기간: 3월 5일 수요일~3월 31일 월요일

1회 온라인 줌미팅 후 밴드에서 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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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성자 북클럽] 레이첼과 함께하는 여정

레이첼 헬드 에반스의 가장 큰 매력은 자신의 삶의 여정과 고민에 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많은 사람의 공감을 이끌어낸다는 점입니다. 그와 비슷한 시대, 비슷한 분위기의 교회를 경험한, 그리고 비슷한 질문을 했던 이들은 레이첼의 여정을 마치 자기 이야기처럼 공감하며 그에게 빨려들죠. 

그의 유작인 <온 마음 다하여>가 출간된 것을 기념하며 레이첼 헬드 에반스의 작품 중 그의 신앙 여정을 잘 드러낸 책 세 권을 함께 읽고 나눕니다. 일시: 2월 12일, 26일, 3월 5일(격주 수요일) 저녁 7시 30분

진행 방식: 현장+온라인 (zoom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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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 정기총회 이야기

2025년 청어람은 자기를 돌아보며 이웃을 돌보고, ‘하나님의 집’에 함께 사는 모든 존재와 새로운 가족을 꾸리는 신앙의 모델을 모색하고 실험하며 실천하도록 여러 방향의 활동을 도모할 것입니다. 청어람의 정기총회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24년 사업/재정 보고와 2025년 사업/예산 내역을 살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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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오수경, 오픈 오피스에 초대합니다!

이번주 금요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굿바이 오수경, 오픈 오피스'에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금요일은 오수경 대표의 마지막 근무날인데요. 이야기를 나누며 인사를 하고픈 분이시라면 누구나 함께하실 수 있습니다. 금요일 오후, 6호선 상수역 2번출구로 나와 바로 보이는 창영빌딩 4층 청어람 사무실에서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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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154호에 보내주신 답장이에요.

  • ""잘 굴러가는, 깍두기, 유미" 간사님, "헌 옷 부활 공작소" 참 좋은 기획이네요. 멀리 있어 참석 못하지만, 비슷한 일들 하면서 사순절 보낼게요. 청어람 화이팅!"
  • "단체메일이겠으나 이름을 붙인 ***님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싶다는 말이 뭉클하네요. 밝은색 후드의 함박웃음 사진만으로도 이미 좋은 사람임을 알 거 같아요. 저도 간사님께 좋은 사람이 되어 줄게요~^^"
  • "한달 깍두기 시간을 보내시는 유미님! 깍두기만큼 입 안을 시원하게 리프레시 해주는 반찬도 없더라구요~~ 쉴 틈 없이 돌아가는 청어람 멤버들 안에서 새 힘이 되어주시리라 응원합니다!"
  • "김유미 간사님, 반갑습니다. 다른 단체에서 활동하실 때부터 친해지고 싶었는데 청어람에서 뵙게 되니 더 좋네요 : ) 저 혼자 내적친밀감만 높은 것 같아 좀 쑥스럽지만.. 직접 만나 반갑게 인사 나눌 날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안녕하세요^^ 글솜씨가 너무 사랑스럽고 매력이 넘치셔서 이끌리듯 답장을 하게 되네요. 좋은날 당황하는 날 웃는 날 기쁜날 속상한날 맛있는 날 모두 두루 경험하시며 결국 잔잔한 평화로움이 유미님 근처에 쭈욱 머물기를 응원합니다. 멋진 글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화이팅이에요!

저번호에서는 잘 굴러가는 유미 간사님에게 남길 한 마디씩을 부탁드렸었는데요. 따뜻한 인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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