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159] 우리의 배는 어디로 가는 걸까요 🚢

2025-03-27

우리의 배는 어디로 가는 걸까요 🚢

🤸잘 굴러가는, 유미


한 주간 잘 지내셨나요? 저는 지난 주말 영화, <플로우>를 봤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고양이는 밀려오는 홍수를 피해 나무를 오르고 지붕 위를 오릅니다. 하지만 차오르는 물을 피하기란 역부족이었죠. 차오르는 물이 발끝을 적실 때 고양이의 눈에 배 한 척이 들어옵니다. ‘타도 괜찮을까?’ 주저하다 고양이는 결국 배에 올라타요. 배에는 카피바라가 있었죠. 고양이 눈에 카피바라는 낯선 존재입니다. 극이 진행될수록 배에 올라타는 동물들이 늘어나요. 반짝이는 물건을 소중하게 모으는 여우원숭이,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마냥 행복한 강아지, 무리에서 쫓겨난 뱀잡이수리. 낯선 존재들과 동행하기 싫어도 별 수는 없습니다. 배 밖은 물 바다이니까요. 물을 싫어하고, 무리 생활을 하지 않고, 영역동물인 고양이에게는 모든 상황이 난감합니다. 낯선 존재, 한눈에 보아 이해할 수 없는 존재와 같이 사는 법을 익혀야 하는 항해, 주인공은 무사히 그 항해를 마칠 수 있을까요?


지난 7일과 14일, 청어람에서는 ‘거대하고 기괴한 거룩: 한국 개신교가 지키는 것’ 포럼이 진행되었습니다. 홍수만큼이나 거대하고 사나운 한국 사회의 보수화 흐름에서 ‘우리의 갈 길은 어디인가’를 고민하는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아마도 나무에 오르고, 지붕 위에 오르는 것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플로우의 주인공 같은 심정으로 많은 분들이 포럼에 참여해주시지 않았나,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그랬거든요. 


첫 번째 시간에는 서명삼 교수님(서강대)이 한국 개신교 극우화의 맥락을 짚어주셨습니다. 소위 ‘광화문파’와 ‘여의도파’로 불리는 세력의 대중 운동이 갖는 특징과 그 운동의 기원을 살피는 시간이었고, 개인적으로는 한국 개신교 우파가 미국의 트럼프주의-신사도주의와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지를 들을 수 있어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서 교수님의 분석과 더불어 ‘극우 개신교’ 현상을 지속적으로 취재해 온 뉴스앤조이의 최승현 기자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더욱 현장감이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두 번째 시간에는 김한나님(하와이대 정치외교학과 박사 수료)이 ‘반젠더’ 키워드로 한국 주류 개신교의 내면들을 살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교회가 안티젠더의 담론을 생산하고 지지하는 이유를 분석하고, 개신교의 안티젠더 담론이 어떤 사회정치적 효과를 낳았는지를 살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발표 중 “안티젠더 담론에 가담하는 것이 전광훈과 손현보가 이끄는 교회에 십일조를 내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가려운 곳을 정확하게 긁어준 느낌이었습니다. 거대하고 기괴한 오늘날의 개신교 극우화 흐름에 핵심을 짚었달까요. 뒤 이어 토론에서 인권운동사랑방의 활동가인 몽님이 미국의 역사적 경로와 진단을 한국의 현실에 대입해 극우/개신교를 설명하고자 하는 시도의 한계에 대해서 짚어 주셨고, 우리의 진단이 차별철폐운동이나 평등담론을 격하시키지 않도록 해야 함을 강조 해주셨습니다. 이 역시 꼭 필요한 이야기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현장에 있는 활동가이기에 할 수 있었던 이야기였다는 생각과 함께 앞으로 어떤 기획을 할 때 다양한 연사를 모시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 차례의 포럼으로 한국사회의 거대하고 기괴한 흐름을 다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의 항해에 분명한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의 배는 어디로 가는 걸까요? 우리는 정말 같이 사는 방법을 익힐 수 있을까요? 궁금하신 분들은 영화 <플로우>와 곧이어 나올 포럼 편집영상을 보심이 어떨까요? 이 연사 강력히 추천하는 바입니다.




💫청어람에서는 지금?!

[진행 중] [성서일과 원정대] 3월 사순절은 개정공동성서일과(RCL)에 맞춰 성경을 읽고 짧은 기도문을 쓰며 매일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진행 중] 하루 한 끼 채식을 실천하고, 생태와 신앙에 대해 고민하는 40일의 2025 사순절 채식 순례에서는 순례자들과 매일의 채식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진행 중] <그女를 기억하며>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하여 챌린지는 17명의 참여자와 함께 쉬슬러 피오렌자의 책을 읽어가고 있습니다.

[온라인 강의 즉시 수강] 드라마로 사회읽기, 현대신학의 줄기와 잎새들, 갈라디아서 - 온라인 신약학 클래스, 독서학교, 여성주의 영성 - 새로운 담론을 찾아서 등의 다양한 강좌를 바로 수강하실 수 있습니다.

[재정보고] 청어람 재정/후원내역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마음을 모아주시는 후원자 여러분께 언제나 감사를 드립니다.


[2025 세속성자 글쓰기 1] 나의 신앙 여정 돌아보기

청어람의 ‘세속성자 글쓰기’는 우리 각자의 경험이 중요한 이야기가 되어 기독교 신앙의 새로운 흐름과 합류하는 미래를 상상합니다. 그 첫 시간으로 ‘나의 신앙 여정 돌아보기’를 시작합니다. ‘나의 신앙 여정 돌아보기’는 일종의 회고록 쓰기로, 각자의 신앙 여정에서 중요한 사건들을 회고하고 기록합니다. 서로의 진솔한 기록에 대답하고 대화하면서 ‘쓰는 용기’를 북돋습니다. 나 자신의 경험이 오늘 우리의 기독교 신앙에 꼭 필요한 이야기가 되어 가는 모습을 함께 지켜보고 싶은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일정 : 2025년 4월 15일~5월 27일(매주 6회, 화) 저녁 7시 30분
모집 인원 : 7명 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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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신학교] 기독교의 역사: 걸음들

기독교는 단지 종교적 신앙일 뿐 아니라 서양 문명의 형성과 발전에 가장 깊이 영향을 미친 역사적, 문화적 현상이기 때문이죠. 현대에 들어와서는 서구 뿐 아니라 아시아와 남반구 전체, 곧 세계 전체와 영향을 주고 받고 있고요. 이번 읽는 신학교에서는 수많은 기독교 역사 책 중에서도 세계사의 관점에서, 그리고 사회와 교회가 영향을 주고 받으며 형성되어 온 관점에서 역사를 살피는 책 세 권을 함께 읽어보려 합니다.

세션1 _ 2025. 3. 17~4. 6 (총 3주) 난이도: ★★★☆☆ <터닝 포인트>

세션2 _ 2025. 4. 14~5. 18(총 5주) 난이도:★★★★☆ <도미니언>

세션3 _ 2024. 6. 2~6. 29 (총 4주) 난이도:★★★★☆ <기독교 그 위험한 사상의 역사>
온라인미팅: 각 세션 첫째날과 마지막날에 온라인 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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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모임] 나중이 없는 민주주의, 우리가 꿈꾸는 새로운 세상

“나중이 없는 민주주의, 우리가 꿈꾸는 새로운 세상” 대화 모임은 우리의 이야기를 포기하지 않고 씩씩하게 상상하기 위해 마련 되었습니다. 전문가의 분석을 넘어, 동료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나누며 우리가 꿈꾸는 새로운 세상을 그려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세부 일정 및 토론 주제

  • 1주차: "우리는 무엇을 보았고, 무엇을 느꼈나요?"
  • 2주차: "이 엉망진창 세상을 사랑할 방법은 없을까요?"
  • 3주차: "우리가 꿈꾸는 새로운 세상으로 함께 갑시다"

일정 : 2025년 4월 23일~5월 7일 (매주 3회, 수) 저녁 7시 30분 

모집 인원 : 12명

진행 방식 : 온라인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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