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168] 스테인드글라스 좋아하세요?

2025-06-04

스테인드글라스 좋아하세요? 🖼️

👂듣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풍관


저는 전남 신안의 작은 교회에서 스테인드글라스를 처음 보았습니다. 금요 철야 기도회가 한창이었고, 어린 저는 할머니의 무릎에 누워 있었습니다. 그 순간 올려다본 스테인드글라스의 푸른빛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실은 진짜 스테인드글라스가 아니었을 거예요. 보통 시골 교회에서는 유리창에 필름을 붙여 그와 비슷한 효과를 내곤 했으니까요. 그래도 그날의 나른한 신비는 제 신앙 여정의 소중한 한 조각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후엔 다양한 장소에서 진짜 스테인드글라스를 보았습니다. 거대한 스테인드글라스로 둘러싸인 대성당에서도 보았고, 떼제 공동체의 작고 소박한 스테인드글라스도 보았죠. 그때마다 한참을 넋 놓고 서 있었습니다. 스테인드글라스는 뚜렷한 목적에 따라 제작된 설치물이지만, 그 목적과는 별개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습니다. 저도 스테인드글라스를 좋아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착색된 각각의 유리에 햇빛이 투과되며 여러 색으로 흩어지고 일렁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참 신비롭습니다. 형형색색의 빛들이 벽과 바닥을, 사람들의 등을 비추는 모습은 어쩐지 안도감을 불러일으키기까지 합니다.


지난 6주간 청어람에서는 ‘세속 성자 글쓰기 - 나의 신앙 여정 돌아보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참여자들은 자신의 지난 신앙 경험을 글로 옮겨 적었습니다. 모임에선 그 글을 함께 읽으며 서로의 감상을 나누었지요. 우리가 각자 쓰고 함께 읽은 글 속에는 교회에서 한없이 사랑받았던 시절도 담겨 있었고, 여전히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경험도 기록돼 있었습니다. 참여자들은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일화를 나누며 깔깔대기도 했고, 자신이 쓴 글을 낭독하다가 울컥하기도 했습니다. 그 어디에서도 나눈 적 없었던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그래서인지, 저는 모임이 끝난 후에도 모임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저와 함께 지내는 듯했습니다.


타인의 이야기 속에서 자신을 만나는 경험은 언제나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그 이야기들이 우리가 무심히 지나쳤던 지난 경험들을 다시 비추어 주니까요. 낯설고 새로운 모양으로, 때로는 뼈아픈 진실을 드러내는 방식으로요. 레이첼 헬드 에반스의 글이 저에게 전 세계 복음주의권 교회의 공통 경험을 재조명해 주었다면, ‘나의 신앙 여정 돌아보기’는 저를 한국교회의 더 깊은 역사 안으로, 그곳에서 자란 제가 여전히 풀지 못한 고민과 아픔 속으로 데려다주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흥미로운 점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저에겐 너무 익숙해서 시시해진 제 지난 교회 경험들이, 모임이 이어질수록 괜스레 애틋하고 소중하게 다가오더라고요. 마치 새 옷을 입은 것처럼요.


한국교회의 역사는 누구의 것일까요? 교회에서 사랑받고 상처받은 사람들, 원치 않게 교회와 멀어진 사람들, 여전히 교회를 그리워하고 미워하며 갈팡질팡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의 자리는 어디에 있을까요? 모임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는 스테인드글라스를 자주 떠올렸습니다. 다양한 빛깔의 이야기들이 저마다의 자리를 얻는 것만 같았거든요. 그 자체로 아름답고 충분히 의미있는 모습으로요. 웅장한 건물은 눈앞에 없었지만, 모임 내내 조용히 일렁이는 빛에 감싸인 듯 신비롭고 안전했습니다. 우리 모두의 신앙 여정이 보호 받고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어느새 제가 처음으로 진행한 청어람 모임이 끝나 버렸군요. 앞으로도 더 멋진 조각들, 보다 더 진실되고 용기 있는 조각들을 찾아나서고 싶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도 초대하고 싶어요. 새롭게 시작된 여름에도 청어람으로 오세요!! 


“지금의 이 알아차림도 또 어느 세월 후에는 '아니었나?' 하는 갸우뚱으로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더듬더듬해 나가는 과정 또한 내게는 신비인 것 같다. 이렇게 오락가락해 보는 것이 내게는 하느님을 찾아나가는 과정인 것 같다.” - 참여자 A님의 글에서.


💫청어람에서는 지금?!

[진행 중] [세속성자 북클럽] 밀려난 사람들의 집 은6월부터 <진리는 나의 집에 있었다>를 읽으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진행 중] [성서일과 원정대] 6월 성령강림절은 매일의 성서일과에 따라 온라인 밴드에서 나눔을 이어갑니다. 언제든 함께하실 수 있습니다.

[진행 중] [사이 북클럽]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갈 세계에서는 <지켜야 할 세계>를 읽고 대화를 나눕니다.

[온라인 강의 즉시 수강] 드라마로 사회읽기, 현대신학의 줄기와 잎새들, 갈라디아서 - 온라인 신약학 클래스, 독서학교, 여성주의 영성 - 새로운 담론을 찾아서 등의 다양한 강좌를 바로 수강하실 수 있습니다.

[재정보고] 청어람 재정/후원내역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마음을 모아주시는 후원자 여러분께 언제나 감사를 드립니다.


[읽는 신학교] 기독교의 역사: 걸음들

<기독교 그 위험한 사상의 역사>는 기독교(정확히는 개신교)의 주요 사상과 신학이 어떻게 발전하고 논쟁을 거듭하며 확립되었는지를 설명합니다. 신학적 논의가 역사적 사건들과 어떻게 맞물렸는지를 살펴보면서, 개신교 사상이 단순한 교리 체계를 넘어 사회와 문화를 형성하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조명합니다. 입문서보다는 조금 수준이 높지만 아주 흥미진진합니다. 함께 읽어갈 분을 기다립니다.

세션3 일정 _ 2025. 6. 2~6. 29 (총 4주)

난이도:★★★★☆

매일 온라인 챌린지(밴드 활용)

참가비: 15000원 (청어람 후원회원 30%할인)

책은 개별적으로 준비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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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일과 원정대] 6월 성령강림절

매일 성경을 읽는 습관은 그리스도인의 삶과 신앙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성서일과는 전 세계의 그리스도인들이 교회력 전통을 따라 매일 성경을 묵상할 수 있도록 정한 성경읽기표입니다. ‘성서일과 원정대’는 성서일과와 호흡을 맞춰 성경 본문을 탐험해 나가는 챌린지 모임입니다. 멀게만 느껴졌던 성경본문이 더욱 가까이 다가오기를 기대하며, 동료들과 함께 교회의 오랜 전통과 성경을 탐험하고 싶은 분들을 기다립니다. 

매일읽기 성구표에 따라서 규칙적으로 성경을 읽고 묵상합니다.

묵상한 내용을 간단히 쓰고, 매일의 한줄 기도를 적어 온라인공간(밴드)에 인증합니다.

성서일과 원정대 살펴보기


[살롱 청어람] 거꾸로 읽는 교회사

<거꾸로 읽는 교회사>는 정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질문하는 책에 가깝습니다. 오늘의 교회에 대한 질문을 품고 역사를 되짚어보며 기독교 신앙의 역할과 본질을 고민하는 책입니다. 책의 출간을 기념하며, 저자인 최종원 교수님과 작은 만남의 자리를 열었습니다. 교회를 사랑하고 고민하는 분들과 함께, 답을 말하기보다는 질문과 고민을 나누고, 과거를 통해 오늘을 성찰하는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일시: 2025년 6월 19일(목) 저녁 7시 30분 

참여형태: 현장 선착순 신청 30명, 온라인 유튜브 라이브

대화: 최종원, 배덕만, 박현철

살롱 청어람 참여 신청하기


틈 24호. 갈피책방 사장님이 초코라떼 주셨다고 꼭 집에 가서 말씀드려

갈피책방의 지기인 은혜 님을 만났습니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공간을 우당탕탕 꾸려가고 있어요. 책방’지기’라는 단어를 자랑스럽고 뿌듯해하고요. 책만큼 사람을 좋아합니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고, 그것이 펼쳐지는 장에 함께 있는 것을 행복해합니다."

틈 살펴보기


세속성자 주일모임

세속성자 주일모임은 탈교회 시대 성도들의 필요에 대한 응답이자, 탈교회 이후의 교회와 예배가 어떠해야 할지에 대한 실험입니다. 교회 바깥에서 새로운 예배의 공간이 필요한 이들에게 임시적 예배의 공간을 제공하고, 대안적인 예배를 모색하고자 합니다.

모임: 매월 2, 4주 일요일 

6월의 모임: 6월 8일, 6월 22일

왜 이런 모임을 하나요?


[온라인 강의] 청년 공동체를 위한 젠더 스쿨

각 영역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과 함께 ‘젠더’를 제대로 이해하고, 젠더 관점으로 청년 공동체를 재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지식과 통찰점을 제공합니다. ‘요즘’ 젠더 이슈를 이해하도록 개념을 정리하고, 평등하고 정의로운 성(sexuality)과 관계를 재정의하고, 젠더 관점의 성서 해석의 틀을 제공하는 강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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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은 한국교회와 한국사회가 꼭 검토해야 할 주제가 무엇인지 제안하고, 통과해야 할 토론을 외면하지 않도록 꾸준하게 모임, 챌린지, 세미나 등을 기획하며 담론의 장을 만들어 오고 있습니다. 청어람의 정기후원자가 되셔서 다양한 주제의 활동을 살펴보시고, 30% 할인된 가격으로 모임과 강좌를 이용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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