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고 말해보려 합니다 🛶
⛪교회밖에 모르는 바보, 현철
요즘 저는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말을 삼키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서로 뾰족하게 옳고 그름을 다투고, 말과 논리를 뽐내는 틈바구니에 있다보면 딱히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내 이야기는 소수의견이라 설득력이 없겠구나 싶어 말을 삼키게 되더라고요. 현란한 말솜씨 앞에서 주눅이 들기도 하고, 너무 다른 생각들을 접할 땐 반감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나름 꾸준히 이야기해 왔지만 멀리 가지 못했다는 부끄러움, 어차피 안 될 거라는 무기력함이 겹쳐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요즘 제 안에는 그런 마음이 많았습니다.
지난 몇주간 세속성자 북클럽에서 하워드 서먼의 <예수의 가난한 사람들>을 읽었습니다. 그 시간을 통해 저의 무기력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서먼은 이 책에서 벽에 내몰린 사람들, 상속받을 것이 없는 사람들, 권리를 빼앗긴 사람들이 두려움이나 기만, 증오에 빠지지 않고 원수를 사랑하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격려합니다. 그는 흑인의 입장에서 백인들을 바라볼 때도, 백인을 단순한 억압자로 환원하지 말라고 합니다. ‘백인의 필연성’이 아닌 그 안의 ‘보편적 인간성’을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서먼은 구체적인 ‘해독’의 과정까지 언급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펼칩니다. 일단 ‘접촉’을 늘리고, 그 접촉을 통해 ‘개인적인 만남의 강렬함’을 경험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원수를 사랑하라. 서로 자존감과 가치를 공유하는 경험을 앞장서서 추구하라. 위험이 따를 수도 있지만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물론 쉬운 말이 아니지요. 벽에 내몰린 사람들, 백인들에게 오랜 시간 억압 받았던 사람들을 향해 ‘사랑’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기만적인 것 같기도 하고, 섣부른 접촉은 해독 이전에 중독을 일으키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듭니다. 하지만, ‘위험이 따를 수도 있지만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는 서먼의 강렬한 조언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에이, 말을 말자’라고 생각하며 직면하기를 거부했던 저의 태도가 안일하고 비겁한 것은 아니었는지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더 열심히 말해보려 합니다. 천연덕스럽게 질문하고, 절박하게 반박하고, 사랑을 담아 주장해보려 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말이 그리 지혜롭거나 강렬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지금의 나에게 정직한 말, 정말 궁금한 질문, 끝내 포기하지 않는 믿음에 대해서는 멈추지 않고 말해보려 합니다. 서로가 포기하지 않고 말하기 시작할 때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일어나고, 그 만남에서 해독이 일어나겠지요.
청어람도 그런 해독의 공간, 말과 만남을 촉진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나누는 이야기, 던지는 질문이 그런 만남의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늘 저희의 질문을 풍성하게 들어주시고, 함께 이야기 나눠주시고, 강렬한 만남의 동반자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청어람에서는 지금?!
[마침] [사이 북클럽]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갈 세계 3주간의 대화 모임을 마쳤습니다.
[마침] [세속성자 북클럽] 밀려난 사람들의 집은 <진리는 나의 집에 있었다>를 읽으며 '밀려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집에서 어떻게 ‘희망’을 연습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진행 중] [기후위기 북클럽] 파국 이후의 삶은 '3부 들어오게 하기 - 회복의 길'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진행 중] [성서일과 원정대] 6월 성령강림절은 매일의 성서일과에 따라 온라인 밴드에서 나눔을 이어갑니다.
[온라인 강의 즉시 수강] 드라마로 사회읽기, 현대신학의 줄기와 잎새들, 갈라디아서 - 온라인 신약학 클래스, 독서학교, 여성주의 영성 - 새로운 담론을 찾아서 등의 다양한 강좌를 바로 수강하실 수 있습니다.
[재정보고] 청어람 재정/후원내역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마음을 모아주시는 후원자 여러분께 언제나 감사를 드립니다.
[살롱 청어람] 리퀴드 처치의 도래
『리퀴드 처치』는 다소 도발적인 책입니다. 전통적인 교회를 ‘솔리드 처치’로 규정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여전히 낯선 개념인 ‘리퀴드 처치’를 소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피트 워드는 ‘솔리드 처치’의 해체를 주장하지 않습니다. 유연한 방식으로 존재하는 ‘리퀴드 처치’가 기존의 교회와 새로운 교회 모두를 도울 수 있음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이번 살롱 청어람에서는 『리퀴드 처치』 출간을 맞아 한국 상황에서 ’리퀴드 처치’의 의미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일시: 2025년 6월 16일(월) 저녁 9시
참여형태: 온라인 유튜브 라이브 / 무료
대화: 이혜성, 박현철, 이풍관
리퀴드 처치 유튜브 라이브 참여 신청하기
[살롱 청어람] 거꾸로 읽는 교회사
<거꾸로 읽는 교회사>는 정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질문하는 책에 가깝습니다. 오늘의 교회에 대한 질문을 품고 역사를 되짚어보며 기독교 신앙의 역할과 본질을 고민하는 책입니다. 책의 출간을 기념하며, 저자인 최종원 교수님과 작은 만남의 자리를 열었습니다. 교회를 사랑하고 고민하는 분들과 함께, 답을 말하기보다는 질문과 고민을 나누고, 과거를 통해 오늘을 성찰하는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일시: 2025년 6월 19일(목) 저녁 7시 30분
참여형태: 현장 선착순 신청 30명, 온라인 유튜브 라이브
대화: 최종원, 배덕만, 박현철
살롱 청어람 참여 신청하기
틈 24호. 갈피책방 사장님이 초코라떼 주셨다고 꼭 집에 가서 말씀드려
갈피책방의 지기인 은혜 님을 만났습니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공간을 우당탕탕 꾸려가고 있어요. 책방’지기’라는 단어를 자랑스럽고 뿌듯해하고요. 책만큼 사람을 좋아합니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고, 그것이 펼쳐지는 장에 함께 있는 것을 행복해합니다."
틈 살펴보기
세속성자 주일모임
세속성자 주일모임은 탈교회 시대 성도들의 필요에 대한 응답이자, 탈교회 이후의 교회와 예배가 어떠해야 할지에 대한 실험입니다. 교회 바깥에서 새로운 예배의 공간이 필요한 이들에게 임시적 예배의 공간을 제공하고, 대안적인 예배를 모색하고자 합니다.
모임: 매월 2, 4주 일요일
6월의 모임: 6월 22일
왜 이런 모임을 하나요?
[온라인 강의] 페미니즘과 기독교의 쟁점들
한국 교회 - 그리스도인에게 페미니즘은 남성 가부장 중심의 신앙과 교회 체계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평등과 존중의 길을 선택하도록 우리에게 새로운 질문을 제공합니다. 기독교 윤리학자 김혜령 교수님과 함께 젠더, 재생산권, 가족주의, 사랑, 교차성, 백래시 등 현재 한국 사회와 교회를 관통하는 문제들을 살펴보세요!
온라인 강좌 수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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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은 한국교회와 한국사회가 꼭 검토해야 할 주제가 무엇인지 제안하고, 통과해야 할 토론을 외면하지 않도록 꾸준하게 모임, 챌린지, 세미나 등을 기획하며 담론의 장을 만들어 오고 있습니다. 청어람의 정기후원자가 되셔서 다양한 주제의 활동을 살펴보시고, 30% 할인된 가격으로 모임과 강좌를 이용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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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고 말해보려 합니다 🛶
⛪교회밖에 모르는 바보, 현철
요즘 저는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말을 삼키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서로 뾰족하게 옳고 그름을 다투고, 말과 논리를 뽐내는 틈바구니에 있다보면 딱히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내 이야기는 소수의견이라 설득력이 없겠구나 싶어 말을 삼키게 되더라고요. 현란한 말솜씨 앞에서 주눅이 들기도 하고, 너무 다른 생각들을 접할 땐 반감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나름 꾸준히 이야기해 왔지만 멀리 가지 못했다는 부끄러움, 어차피 안 될 거라는 무기력함이 겹쳐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요즘 제 안에는 그런 마음이 많았습니다.
지난 몇주간 세속성자 북클럽에서 하워드 서먼의 <예수의 가난한 사람들>을 읽었습니다. 그 시간을 통해 저의 무기력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서먼은 이 책에서 벽에 내몰린 사람들, 상속받을 것이 없는 사람들, 권리를 빼앗긴 사람들이 두려움이나 기만, 증오에 빠지지 않고 원수를 사랑하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격려합니다. 그는 흑인의 입장에서 백인들을 바라볼 때도, 백인을 단순한 억압자로 환원하지 말라고 합니다. ‘백인의 필연성’이 아닌 그 안의 ‘보편적 인간성’을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서먼은 구체적인 ‘해독’의 과정까지 언급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펼칩니다. 일단 ‘접촉’을 늘리고, 그 접촉을 통해 ‘개인적인 만남의 강렬함’을 경험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원수를 사랑하라. 서로 자존감과 가치를 공유하는 경험을 앞장서서 추구하라. 위험이 따를 수도 있지만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물론 쉬운 말이 아니지요. 벽에 내몰린 사람들, 백인들에게 오랜 시간 억압 받았던 사람들을 향해 ‘사랑’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기만적인 것 같기도 하고, 섣부른 접촉은 해독 이전에 중독을 일으키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듭니다. 하지만, ‘위험이 따를 수도 있지만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는 서먼의 강렬한 조언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에이, 말을 말자’라고 생각하며 직면하기를 거부했던 저의 태도가 안일하고 비겁한 것은 아니었는지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더 열심히 말해보려 합니다. 천연덕스럽게 질문하고, 절박하게 반박하고, 사랑을 담아 주장해보려 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말이 그리 지혜롭거나 강렬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지금의 나에게 정직한 말, 정말 궁금한 질문, 끝내 포기하지 않는 믿음에 대해서는 멈추지 않고 말해보려 합니다. 서로가 포기하지 않고 말하기 시작할 때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일어나고, 그 만남에서 해독이 일어나겠지요.
청어람도 그런 해독의 공간, 말과 만남을 촉진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나누는 이야기, 던지는 질문이 그런 만남의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늘 저희의 질문을 풍성하게 들어주시고, 함께 이야기 나눠주시고, 강렬한 만남의 동반자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청어람에서는 지금?!
[마침] [사이 북클럽]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갈 세계 3주간의 대화 모임을 마쳤습니다.
[마침] [세속성자 북클럽] 밀려난 사람들의 집은 <진리는 나의 집에 있었다>를 읽으며 '밀려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집에서 어떻게 ‘희망’을 연습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진행 중] [기후위기 북클럽] 파국 이후의 삶은 '3부 들어오게 하기 - 회복의 길'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진행 중] [성서일과 원정대] 6월 성령강림절은 매일의 성서일과에 따라 온라인 밴드에서 나눔을 이어갑니다.
[온라인 강의 즉시 수강] 드라마로 사회읽기, 현대신학의 줄기와 잎새들, 갈라디아서 - 온라인 신약학 클래스, 독서학교, 여성주의 영성 - 새로운 담론을 찾아서 등의 다양한 강좌를 바로 수강하실 수 있습니다.
[재정보고] 청어람 재정/후원내역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마음을 모아주시는 후원자 여러분께 언제나 감사를 드립니다.
[살롱 청어람] 리퀴드 처치의 도래
『리퀴드 처치』는 다소 도발적인 책입니다. 전통적인 교회를 ‘솔리드 처치’로 규정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여전히 낯선 개념인 ‘리퀴드 처치’를 소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피트 워드는 ‘솔리드 처치’의 해체를 주장하지 않습니다. 유연한 방식으로 존재하는 ‘리퀴드 처치’가 기존의 교회와 새로운 교회 모두를 도울 수 있음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이번 살롱 청어람에서는 『리퀴드 처치』 출간을 맞아 한국 상황에서 ’리퀴드 처치’의 의미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일시: 2025년 6월 16일(월) 저녁 9시
참여형태: 온라인 유튜브 라이브 / 무료
대화: 이혜성, 박현철, 이풍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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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청어람] 거꾸로 읽는 교회사
<거꾸로 읽는 교회사>는 정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질문하는 책에 가깝습니다. 오늘의 교회에 대한 질문을 품고 역사를 되짚어보며 기독교 신앙의 역할과 본질을 고민하는 책입니다. 책의 출간을 기념하며, 저자인 최종원 교수님과 작은 만남의 자리를 열었습니다. 교회를 사랑하고 고민하는 분들과 함께, 답을 말하기보다는 질문과 고민을 나누고, 과거를 통해 오늘을 성찰하는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일시: 2025년 6월 19일(목) 저녁 7시 30분
참여형태: 현장 선착순 신청 30명, 온라인 유튜브 라이브
대화: 최종원, 배덕만,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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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24호. 갈피책방 사장님이 초코라떼 주셨다고 꼭 집에 가서 말씀드려
갈피책방의 지기인 은혜 님을 만났습니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공간을 우당탕탕 꾸려가고 있어요. 책방’지기’라는 단어를 자랑스럽고 뿌듯해하고요. 책만큼 사람을 좋아합니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고, 그것이 펼쳐지는 장에 함께 있는 것을 행복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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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성자 주일모임
세속성자 주일모임은 탈교회 시대 성도들의 필요에 대한 응답이자, 탈교회 이후의 교회와 예배가 어떠해야 할지에 대한 실험입니다. 교회 바깥에서 새로운 예배의 공간이 필요한 이들에게 임시적 예배의 공간을 제공하고, 대안적인 예배를 모색하고자 합니다.
모임: 매월 2, 4주 일요일
6월의 모임: 6월 22일
왜 이런 모임을 하나요?
[온라인 강의] 페미니즘과 기독교의 쟁점들
한국 교회 - 그리스도인에게 페미니즘은 남성 가부장 중심의 신앙과 교회 체계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평등과 존중의 길을 선택하도록 우리에게 새로운 질문을 제공합니다. 기독교 윤리학자 김혜령 교수님과 함께 젠더, 재생산권, 가족주의, 사랑, 교차성, 백래시 등 현재 한국 사회와 교회를 관통하는 문제들을 살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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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은 한국교회와 한국사회가 꼭 검토해야 할 주제가 무엇인지 제안하고, 통과해야 할 토론을 외면하지 않도록 꾸준하게 모임, 챌린지, 세미나 등을 기획하며 담론의 장을 만들어 오고 있습니다. 청어람의 정기후원자가 되셔서 다양한 주제의 활동을 살펴보시고, 30% 할인된 가격으로 모임과 강좌를 이용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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