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094] 반가움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2023-10-13

반가움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 교회밖에 모르는 바보, 현철


도서관에 종종 갑니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꼬박꼬박 가는 것 같아요. 집에서 걷거나 자전거로 갈 수 있는 거리에 괜찮은 도서관이 세 개나 있어서 번갈아 가면서 가곤 합니다. 사무실 근처에도 꽤 큰 도서관이 있어서 동네에서 필요한 책을 못 찾으면 거기 가기도 하고요. 처음에는 보고 싶은 책을 다 사서 볼 수가 없다는 절박한(?) 이유로 도서관을 찾기 시작했는데, 요즘에는 새로운 책을 만나는 재미를 더 크게 느껴 딱히 필요한 책이 없어도 들러서 서가를 두리번거리곤 합니다. 👀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찾다 보면 제가 찾는 주제의 책을 너무 정확하게 맞춰주거나, 베스트셀러가 되는 유명한 책들만 찔러준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거든요. 도서관에서 책을 찾다 보면 '어 이런 책도 있네?' '맞다. 이 책도 있었지!' 라며 뜻밖의 책을 우연히, 그러나 반갑게 만나곤 합니다. 한 권 빌리러 갔다가 다섯 권 빌리게 되어 가방이 무거워지는 부작용이 있기는 하지만, 어차피 돈 드는 일도 아니니 가방 가득 빌려오면 든든하고 뿌듯하지요.


얼마 전에도 출근길에 책 두 권 찾으러 도서관 들렀다가 다섯 권 빌렸습니다. 결국 다음날 퇴근길에도 들렀고요. 그렇게 빌린 책들을 뒤적거리며 북클럽 두 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실 읽을 책 두 권은 진작에 정해두었는데 책이란 항상 이렇게 꼬리를 물고 찾아옵니다. 🤓


10월에 북클럽에서 함께 읽을 책은 장애와 온전한 몸에 대한 책과, 영성과 우정, 공동체에 대한 책들인데요, 정확히 이 주제에, 혹은 이 책에 관심 있는 분들이 오시면 좋겠지만, 뜻밖의 분들도 오시면 좋겠습니다. 별로 생각하지 않았던 주제를 우연히 만나는 반가움, 잘 알지 못했던 사람들과 청어람을 새롭게 한번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는 모임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날이 그야말로 서늘해졌습니다. 반갑고 놀라운 만남이 가득한 가을 되시기를요. 


꼬리에 꼬리를 문 책은 종종 이렇게 책 탑이 되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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