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시가 나의 기도문이며
👂듣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풍관
국제도서전에서 심보선 시인의 신작 시집을 샀습니다. 시집에 흥미로운 제목의 시가 있더라고요. 시의 제목은 <내가 다시 기도를 할 수 있다면>입니다. 마침 청어람의 시 읽기 모임 '이 시가 나의 기도문이며'를 준비하고 있어서 유심히 읽어 보았지요. 이렇게 시작하는 시입니다. “주여 / 오래전 무릎 꿇고 당신에게 기도한 적 있습니다 / 일주일에 한 번 마을 가운데의 교당에서 // 그날을 일요일이 아니라 주의 날이라 부른 사람들은 / 나보다 더 큰 소리로 기도했습니다 / 나는 그들이 지은 죄를 낱낱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주여 / 부디 그들을 용서하지 마소서…”
심보선 시인 특유의 유머도 배어 있고, '시편' 탄원시의 현대판 버전을 읽는 것 같기도 해서 울림이 컸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 시를 읽은 다음 날 미국이 이란을 공격했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 시 속의 다른 문장이 떠올랐어요. “주여 / 나는 꿈에서 깨어나 / 일요일을 일요일이라 부르는 사람들 속으로 돌아갔습니다 / 나는 아이들과 원수들의 얼굴을 똑똑히 기억할 것입니다” 전쟁 소식을 듣는 일이 일상이 된 세상이지요. 이 시를 읽으며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종교적 신념으로 전쟁을 정당화 하고 희생된 이들을 숫자로 환원하는 현실에 제가 무감해져 있었다는 사실을요.
많은 분들이 그리스도인의 감수성 함양을 이야기하시는 요즘입니다. 감수성의 반경을 넓히는 데 시 읽기 만큼 좋은 것도 없지요. 생경한 언어 앞에 서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나와 다른 존재들과 함께 있어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이 들려주는 목소리 속에서 나조차 몰랐던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낯선 사람이 되는 경험이 우리 안에 쌓일수록, 함께 살아가는 감각도 자라나는 것 아닐까요? 청어람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말들, 나를 다시 기도하게 해 줄 시들을 함께 읽고 싶은 분들을 초대합니다.

시는 기도입니다. 물론 모든 시가 기도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떤 시는 나에게 가장 가까운 기도의 언어가 될 수 있습니다. 시의 말들이 내 몸과 마음의 구석구석을 비추며, 지금의 나를 다시 보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훌륭한 시는 독자를, 그 시를 읽기 전과는 조금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놓기도 합니다. 기도가 우리를 새롭게 빚어가시는 하나님의 신비 안에 머무르는 행위라면, 시를 읽는 일도 기도의 시작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시의 언어들 사이에서 낯선 나를 발견하는 경험이 우리의 기도를 더 진실되고 생생하게 북돋아줄 수 있을 겁니다. .
📖 진행: 이새해 시인
📖 일시: 7월 1일(화, 온라인), 26일(토, 오프라인)
(같은 모임을 날짜와 방식만 다르게 두 번 진행합니다.)
시 읽기 모임 자세히 보기
💫청어람에서는 지금?!
[마침] 지난주 두번의 살롱 청어람을 진행했습니다. <리퀴드 처치, 솔리드 처치>, <거꾸로 읽는 교회사>에 대한 이야기, 유튜브 영상으로 다시보실 수 있습니다.
[진행 중] [성서일과 원정대] 6월 모임과 [읽는 신학교] <기독교 그 위험한 사상의 역사> 모임은 매일온라인 밴드에서 나눔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온라인 강의 즉시 수강] 드라마로 사회읽기, 현대신학의 줄기와 잎새들, 갈라디아서 - 온라인 신약학 클래스, 독서학교, 여성주의 영성 - 새로운 담론을 찾아서 등의 다양한 강좌를 바로 수강하실 수 있습니다.
[재정보고] 청어람 재정/후원내역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마음을 모아주시는 후원자 여러분께 언제나 감사 드립니다.
이 시가 나의 기도문이며
👂듣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풍관
국제도서전에서 심보선 시인의 신작 시집을 샀습니다. 시집에 흥미로운 제목의 시가 있더라고요. 시의 제목은 <내가 다시 기도를 할 수 있다면>입니다. 마침 청어람의 시 읽기 모임 '이 시가 나의 기도문이며'를 준비하고 있어서 유심히 읽어 보았지요. 이렇게 시작하는 시입니다. “주여 / 오래전 무릎 꿇고 당신에게 기도한 적 있습니다 / 일주일에 한 번 마을 가운데의 교당에서 // 그날을 일요일이 아니라 주의 날이라 부른 사람들은 / 나보다 더 큰 소리로 기도했습니다 / 나는 그들이 지은 죄를 낱낱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주여 / 부디 그들을 용서하지 마소서…”
심보선 시인 특유의 유머도 배어 있고, '시편' 탄원시의 현대판 버전을 읽는 것 같기도 해서 울림이 컸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 시를 읽은 다음 날 미국이 이란을 공격했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 시 속의 다른 문장이 떠올랐어요. “주여 / 나는 꿈에서 깨어나 / 일요일을 일요일이라 부르는 사람들 속으로 돌아갔습니다 / 나는 아이들과 원수들의 얼굴을 똑똑히 기억할 것입니다” 전쟁 소식을 듣는 일이 일상이 된 세상이지요. 이 시를 읽으며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종교적 신념으로 전쟁을 정당화 하고 희생된 이들을 숫자로 환원하는 현실에 제가 무감해져 있었다는 사실을요.
많은 분들이 그리스도인의 감수성 함양을 이야기하시는 요즘입니다. 감수성의 반경을 넓히는 데 시 읽기 만큼 좋은 것도 없지요. 생경한 언어 앞에 서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나와 다른 존재들과 함께 있어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이 들려주는 목소리 속에서 나조차 몰랐던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낯선 사람이 되는 경험이 우리 안에 쌓일수록, 함께 살아가는 감각도 자라나는 것 아닐까요? 청어람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말들, 나를 다시 기도하게 해 줄 시들을 함께 읽고 싶은 분들을 초대합니다.
시는 기도입니다. 물론 모든 시가 기도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떤 시는 나에게 가장 가까운 기도의 언어가 될 수 있습니다. 시의 말들이 내 몸과 마음의 구석구석을 비추며, 지금의 나를 다시 보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훌륭한 시는 독자를, 그 시를 읽기 전과는 조금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놓기도 합니다. 기도가 우리를 새롭게 빚어가시는 하나님의 신비 안에 머무르는 행위라면, 시를 읽는 일도 기도의 시작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시의 언어들 사이에서 낯선 나를 발견하는 경험이 우리의 기도를 더 진실되고 생생하게 북돋아줄 수 있을 겁니다. .
📖 진행: 이새해 시인
📖 일시: 7월 1일(화, 온라인), 26일(토, 오프라인)
(같은 모임을 날짜와 방식만 다르게 두 번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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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지난주 두번의 살롱 청어람을 진행했습니다. <리퀴드 처치, 솔리드 처치>, <거꾸로 읽는 교회사>에 대한 이야기, 유튜브 영상으로 다시보실 수 있습니다.
[진행 중] [성서일과 원정대] 6월 모임과 [읽는 신학교] <기독교 그 위험한 사상의 역사> 모임은 매일온라인 밴드에서 나눔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온라인 강의 즉시 수강] 드라마로 사회읽기, 현대신학의 줄기와 잎새들, 갈라디아서 - 온라인 신약학 클래스, 독서학교, 여성주의 영성 - 새로운 담론을 찾아서 등의 다양한 강좌를 바로 수강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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