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172] 오천만원이 사라졌다

2025-07-01

오천만원이 사라졌다

🤸잘 굴러가는, 유미


할머니의 오천만원이 사라졌습니다. 그 돈에 반이 있었더라면 할머니의 딸은 감옥에 가지 않았을 것이고, 그 반의반 반만 있었더라도 그 딸의 딸은 조금 더 편안하게 대학생활을 보냈을 것입니다. 할머니는 그 순간, 순간마다 그 돈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그 돈이 사라진 거예요. 그 사실을 알게 된 딸과 손녀는 자꾸만 그 돈을 이리저리 쪼개 보며 공연히 화가 치밉니다. 그 돈은 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요. 백온유의 소설 『반의반의 반』 이야기입니다. 무사히 종강을 마치고(얏호), 어젯밤 펴 본 젊은작가상 수상집에 수록되어있던 단편 소설이예요. 


소설 속 영실(할머니)과 윤미(딸), 현진(손녀), 각각의 마음을 살피며 ‘모성’이라는 단어 머물게 되었습니다. 가부장제 사회가 만든 ‘어머니다움’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우리는 이렇게 자꾸만 서운해지고 성질이 나는 것인지. 소설 너머 저의 자리에서도 모성이라는 단어 앞에 작아지고 쪼그라 들었던 장면들이 하나 둘 떠올랐습니다. 알게 모르게 우리 안에 스며 들었던 가부장제의 통념이 얼마나 공고한지요. 이게 정말 깨질 수 있는 것일까요. 


7월 12일, 청어람에서는 가부장적 교회 이야기에 그만 지쳐버린 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대화모임을 준비했습니다. 이 시간이 가부장제를 깨고 부수는 시간이 될 수 있을지, 아니면 깨고 부수는데 지쳐버린 사람들의 넋두리가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이 모임이 영실이를 향해 치밀었던 화를 조금 덜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영실이를 반의반만이라도 반의반의 반만이라도 이해해볼 수 있다면 좋겠어요. 영실이를 이해하는 순간, 우리도 더욱 자유로워질테니까요. 


교회는 먹여살린 ‘엄마’의 이야기, 또 우리를 먹여살린 ‘엄마’의 이야기, 엄마의 ‘엄마-됨’에 대한 이야기를 떠들어보아요. 여러분이 가지고 계신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나는 엄마가 먹여 살렸는데 그리고 교회도 엄마가 먹여 살렸는데!”라는 문장을 읽고 느낌표가 떠오른 분들과 물음표가 떠오른 분들을 초대합니다. 차茶 덕후인 이끔이가 여름에 어울리는 향기로운 차를 우려드릴게요, 다함께 차를 마시며 우리의 엄마들과 교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봅시다.

📖 진행: 최유미 (청어람 기획위원)

📖 일시: 7월 12일(토) 오전 11시, 오프라인 모임

모임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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