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185] 시시하고 심심하고 근사한 이야기

2025-10-14

시시하고 심심하고 근사한 이야기

🤸잘 굴러가는, 유미


연휴 끝에 일상으로 무사히 복귀하셨나요? 긴 연휴를 보내 그런지 더욱 더 여러분의 안부가 궁금하네요. 저는 연휴에 가족들도 만나고, 성묘도 다녀오고, 결혼을 앞둔 친구의 집들이에도 초대 받고, 와중에 수업도 듣고(대학원생의 삶은 정녕 이런 것일까요?), 무려 발제도 맡아 했습니다. 긴 연휴였는데도 저를 위한 시간을 한시도 보내지 못한 것이 조금 서러워졌어요. 그래서 연휴 끝날에 만화방에 다녀왔습니다. 저에게는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 같은 순간이었죠.


만화방에서 무슨 책을 볼까 고민하다가, 어람씨가 기획한 ‘후레자식을 위한 명절 콘텐츠 추천’ 속 한나 간사님의 추천이었던 ‘장송의 프리렌’이라는 만화를 골라 앉은 자리에서 지금까지 나온 만화책을 몽땅 읽어버렸습니다.(완결이 안난 만화를 추천하다니! 규탄한다!)  만화는 용사 힘멜을 포함한 4인방이 마왕을 무찌른 후 맞이한 평화로운 시간을 배경으로 합니다. 심지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도 영웅들의 이야기는 점점 흐려지고, 마을 한가운데 있는 동상들은 녹이 슬고 있죠.  


제가 만화를 그리는 사람이라면, 악을 무찌른 후 평화가 찾아온 이야기를 하는 것은 쉽게 하지 못했을 결정 같았어요. 악을 무찌르는 이야기가 훨씬 더 자극적이고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쉬우니까요. 보장된 길을 선택하지 않고 그 이후의 이야기를 그려보겠다고 다짐한 작가가 무척이나 용감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악을 무찌르고 평화 가운데 천수를 누리는 주인공, 그리고 그 주인공을 기억하며 주인공에게 배운 삶의 태도를 이어 나가는 또 다른 주인공의 이야기를 보는 것이 새로웠어요. 그리고 ‘그 이야기가 실은 내가 진짜 꿈꾸고 바라는 이야기이구나’ 하는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우리 삶은 악당을 무찌르는 이야기보다는 시시하고 심심한 삶에 더 가까우니까요. 그 심심한 시간들 속에서  떠나간 친구를 기억하며 그에게 배운 용기를 실천하는 하루가 더 근사하다는 것을 만화는 계속해서 보여줬어요.


여러분에게 평화로운 세상은 어떤 모습인가요? 또 그 속에서 천수를 누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다가오는 10월 22일, 11월 5일에는 ‘경계를 너머 천수를 누릴 우리’라는 주제로 김비의 글을 읽는 모임을 합니다. 모임에서 악을 무찌른 이후의 그 시시하고 심심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실은 그게 우리가 나눌 수 있는 가장 근사한 이야기일테니까요. 함께해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김비 읽기 바로가기


💫청어람에서는 지금?!

[마침] [읽는 신학교] 신: 나, 너, 우리의 하나님의 세션 1 <신 - 인문학으로 읽는 하나님과 서양문명 이야기> 매일의 읽기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20일부터는 세션2 <신의 역사> 읽기를 시작합니다.

[진행 중] [성서일과 원정대]는 매일의 성서일과에 따라 시편과 열왕기하, 신약을 읽는 중입니다.

[온라인 강의 즉시 수강] 읽고 고민하고 쓰고 나누는 세속성자들을 위한 청어람 독서학교와, 우리가 기억해야 할 기독교 페미니즘 운동의 역사와 맥락을 살펴보는 [살롱 청어람] 우리에게도 계보가 있다 - 기독교 페미니즘 운동의 맥락들 등 다양한 온라인 강좌를 바로 수강하실 수 있습니다.

[재정보고] 청어람 재정/후원내역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마음을 모아주시는 후원자 여러분께 언제나 감사 드립니다.


[2025 가을 세속성자 시 읽기] 이 시가 나의 기도문이며

시를 읽고 이야기하는 시간은 진실된 목소리로 고백하는 기도의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매 시간 한 편의 시를 함께 읽고, 나만의 기도를 써 내려가는 4주간의 모임에 초대합니다.

  • 1주차 ― 시와 기도의 교차지점 살피기
  • 2주차 ― 나의 고백이 있는 곳으로 시를 데리고 오기
  • 3주차 ― 기도 언어의 꾸러미를 새롭게 채우기
  • 4주차 ― 이 기도문이 나의 시이며

📍일정: 10월 14일부터, 매주 화요일 저녁 7:30 ~ 9:30

📍장소: 청어람LAB (인원이 적으면 온라인 전환 가능)

읽고 쓰는 모임에 함께하기


[유진 피터슨 낭독회] 한길 가는 순례자

현실과 신앙을 통합하고

말씀과 기도를 결합하며

오롯이 순례자로 살았던 유진 피터슨

그의 초기 저서인 『한길 가는 순례자』를 함께 읽고 문장을 되새기며 현실에 뿌리내린 예언자적 음성에 귀 기울이고자 합니다.

📍일정: 10월 22일 수요일 저녁 7:30~9:00

📍장소: 청어람LAB

📍참가비: 무료, 『한길 가는 순례자』 책을 지참하시기 바랍니다.

📍주최: IVP, 청어람AR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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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신학교] 신: 나, 너, 우리의 하나님

신에 대한 다양한 사유를 살펴보고 신이 역사 속에서, 그리고 다른 종교 전통 안에서 어떻게 이해되어 왔는지를 신학적·비교종교학적·종교철학적 관점에서 ‘신’ 개념의 변천과 의미를 다룬 세 권의 책을 함께 읽으며 공부합니다.

⏱️세션2 _ 10. 20. (월) ~ 11. 16. (일) (총 4주), <신의 역사> 온라인 챌린지

종교학자 카렌 암스트롱의 대표작으로,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주요 일신교 전통 속에서 '신' 개념이 어떻게 탄생하고 발전하며 변화해왔는지를 방대한 역사적 맥락 속에서 추적하는 책입니다. 신에 대한 인간의 이해가 시대와 문화에 따라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심도 있게 다루며, 신의 복잡하고 다층적인 면모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읽는 신학교 함께하기


[세속성자 주일모임] 예배를 찾는 모든 이들을 위한 예배모임

신앙과 일상의 경계에서 고민하는, 주일에 교회에 가지 않는, 의심하고 회의하고 질문하는, 어느새 신앙이 웃자라버린, 교회에서 떠밀려 나온, 교회를 향한 사랑과 미움 사이에서 서성이는, 하지만 계속 걸어가고 싶은, 모든 이들 오세요.

🕯️10월 26일은 울타리 넘는 연합예배

매주의 예배자료 보기


33호: 이 책 한번 잡솨봐 - 2025년 9월의 신간 소개

<자유롭게, 용감하게, 현명하게>, <약함을 돌보는 단어들>, <오순절, 우리의 이야기>, <종교개혁의 표어들>, <니케아 신경 형성기>, < 제2성전기> 외 한 줄 보태는 책들 5권을 소개합니다.

"...올해 나온 책들 중 손에 꼽을 만큼 좋았고, 오래 곁에 두고 조금씩 읽어 가고 싶은 책이다."

틈 33호 살펴보기


[연대] <따뜻한 소란, 평등한 우리 - 환대의 빈 의자🪑>

'평등의 날'은 우리 사회와 교회 안의 소수자를 향한 그리스도의 무조건적 사랑을 확인하고 체험하는 자리입니다. 평등의 날, 당신을 위한 환대의 빈 의자에 앉으셔서, '교회'를 완성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10/31 전야제 포럼: 저녁 7시 30분 ~ 9시 30분

- 환대의 광장에서 만난 그리스도인들

🕯️11/1 평등의 날: 오전 10시 30분 ~ 오후 6시 30분

- 평등신호등

- 앨라이 되기 1, 2

- 성평등한 교회만들기

- 묵주만들기

⛳️장소: 성공회 대학로교회(서울 종로구 대학로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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