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파국'을 상상하기
🧘♀️까칠한 오지라퍼, 수경
올해는 4년에 한 번씩 돌아온다는 ‘윤년’이죠. 자연의 흐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차를 수정하기 위해 추가한 날이라고 합니다. 페이스북 ‘과거의 오늘’ 메뉴에서 2월 29일에 쓴 글은 4년 후에나 볼 수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제 주변 분들은 페이스북에 4년 후의 나에게 편지를 쓰기도 했어요. 여러분은 2월 29일을 어떻게 보내셨나요?
청어람은 그날 정기총회를 했습니다. ^^ 청어람은 5명의 이사님들과 2명의 감사님과 3명의 사무국 상근자로 구성된 조직인데요. 1년에 한 번씩 구성원이 모여 지난해 사업 내용과 운영 전반을 점검하고 올해 사업의 방향성과 예산을 승인합니다. 총회 전에는 재정/사업 감사를 받게 되어 있고요. 총회가 끝나야 비로소 본격적인 한 해가 시작되는 셈이지요. 청어람에서 무려 13번째 감사를 받고 여러 번의 총회를 거쳤는데요. 제법 익숙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어려운 게 감사와 총회인 것 같아요. 비록 그때는 ‘최선’이라고 생각했으나 지나고 보면 아쉬운 점이 선명하게 보이고, 한 해를 시작하는 데도 어느 정도의 용기가 필요한 법이니까요.
비영리단체 활동가로서 걸음을 내디뎠던 ‘꼬꼬마’ 시절에는 10년 넘게 이 영역에서 활동하신 선배들이 정말 대단해 보였고, 저도 10년쯤 하다 보면 그렇게 성장할 줄 알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경력이 쌓일수록 두려움도 함께 쌓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잘하고 있는 걸까? 어느 방향으로 발을 내디뎌야 할까? 무엇 하나 확실하지 않기에 그만큼 더듬이를 바싹 세우고 조심스러운 한 발을 내딛을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이번 총회를 준비하면서 막연한 마음이 들 때마다 용기를 내기 위해 모임 참여자님들이 모임 끝난 후 보내주신 피드백과 후원자님들이 저희에게 보내주신 의견들을 한 데 모아놓고 자꾸 들여다보았습니다. 그 소중한 의견 덕분에 감사와 총회를 무사히 마치고, 이제 본격적인 2024년을 시작하려고 해요. 🏃♀️
올해 청어람의 두 가지 키워드는 ‘운동’과 ‘공동체입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신앙의 동기를 제공하는 신앙 운동’과 ‘사회와 신앙을 연결하도록 담론을 제시하는 아카데미 운동’ 두 축을 중심으로 공동체적 배움과 실천을 제안하는 활동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청어람’ 하면 여전히 ‘아카데미’를 먼저 떠올리시겠지만, 운동력을 가진 공동체로서 중심축을 옮겨가고자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얼마 전 산 책 제목을 소개하고 싶어요. <손상된 행성에서 더 나은 파국을 상상하기> 문화평론가 손희정 선생님의 책인데요. 제목부터 매력적이지 않나요? 저자는 혐오와 냉소에 빠지지 않고 파국 너머를 상상하는 방법을 대중문화, 특히 영화를 통해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상상력이 우리 신앙을 통해 제시되고 구현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올해를 살아볼 예정이에요. 우리가 배운 것이, 우리가 가진 신앙이 적어도 ‘파국’에 기여하지는 않게 하고 싶고, ‘냉소와 혐오’의 연료가 되게 하고 싶지 않다는 간절한 바람이 저를 이끌고 있달까요? 올해 청어람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더 나은 상상력을 펼칠 기회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여러분, 올해도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동료들과 함께 먹는 점심 식사 메뉴를 찍어봤어요. 청어람 샐러드 클럽에 오시면 함께 드실 수 있어요!

'더 나은 파국'을 상상하기
🧘♀️까칠한 오지라퍼, 수경
올해는 4년에 한 번씩 돌아온다는 ‘윤년’이죠. 자연의 흐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차를 수정하기 위해 추가한 날이라고 합니다. 페이스북 ‘과거의 오늘’ 메뉴에서 2월 29일에 쓴 글은 4년 후에나 볼 수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제 주변 분들은 페이스북에 4년 후의 나에게 편지를 쓰기도 했어요. 여러분은 2월 29일을 어떻게 보내셨나요?
청어람은 그날 정기총회를 했습니다. ^^ 청어람은 5명의 이사님들과 2명의 감사님과 3명의 사무국 상근자로 구성된 조직인데요. 1년에 한 번씩 구성원이 모여 지난해 사업 내용과 운영 전반을 점검하고 올해 사업의 방향성과 예산을 승인합니다. 총회 전에는 재정/사업 감사를 받게 되어 있고요. 총회가 끝나야 비로소 본격적인 한 해가 시작되는 셈이지요. 청어람에서 무려 13번째 감사를 받고 여러 번의 총회를 거쳤는데요. 제법 익숙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어려운 게 감사와 총회인 것 같아요. 비록 그때는 ‘최선’이라고 생각했으나 지나고 보면 아쉬운 점이 선명하게 보이고, 한 해를 시작하는 데도 어느 정도의 용기가 필요한 법이니까요.
비영리단체 활동가로서 걸음을 내디뎠던 ‘꼬꼬마’ 시절에는 10년 넘게 이 영역에서 활동하신 선배들이 정말 대단해 보였고, 저도 10년쯤 하다 보면 그렇게 성장할 줄 알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경력이 쌓일수록 두려움도 함께 쌓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잘하고 있는 걸까? 어느 방향으로 발을 내디뎌야 할까? 무엇 하나 확실하지 않기에 그만큼 더듬이를 바싹 세우고 조심스러운 한 발을 내딛을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이번 총회를 준비하면서 막연한 마음이 들 때마다 용기를 내기 위해 모임 참여자님들이 모임 끝난 후 보내주신 피드백과 후원자님들이 저희에게 보내주신 의견들을 한 데 모아놓고 자꾸 들여다보았습니다. 그 소중한 의견 덕분에 감사와 총회를 무사히 마치고, 이제 본격적인 2024년을 시작하려고 해요. 🏃♀️
올해 청어람의 두 가지 키워드는 ‘운동’과 ‘공동체입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신앙의 동기를 제공하는 신앙 운동’과 ‘사회와 신앙을 연결하도록 담론을 제시하는 아카데미 운동’ 두 축을 중심으로 공동체적 배움과 실천을 제안하는 활동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청어람’ 하면 여전히 ‘아카데미’를 먼저 떠올리시겠지만, 운동력을 가진 공동체로서 중심축을 옮겨가고자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얼마 전 산 책 제목을 소개하고 싶어요. <손상된 행성에서 더 나은 파국을 상상하기> 문화평론가 손희정 선생님의 책인데요. 제목부터 매력적이지 않나요? 저자는 혐오와 냉소에 빠지지 않고 파국 너머를 상상하는 방법을 대중문화, 특히 영화를 통해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상상력이 우리 신앙을 통해 제시되고 구현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올해를 살아볼 예정이에요. 우리가 배운 것이, 우리가 가진 신앙이 적어도 ‘파국’에 기여하지는 않게 하고 싶고, ‘냉소와 혐오’의 연료가 되게 하고 싶지 않다는 간절한 바람이 저를 이끌고 있달까요? 올해 청어람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더 나은 상상력을 펼칠 기회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여러분, 올해도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동료들과 함께 먹는 점심 식사 메뉴를 찍어봤어요. 청어람 샐러드 클럽에 오시면 함께 드실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