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089] 인간의 온도가 의심스럽습니다🌡️

2023-07-25

인간의 온도가 의심스럽습니다🌡️

👀시끄러운데 조용, 한나


요즘 퇴근길의 만원 버스를 타다보면 ‘인간이 이렇게 뜨거운 존재였던가’를 생각하곤 합니다. 틈을 내려고 조금 걸음을 옮겨보지만, 그 여유 공간을 놓치지 않는 버스 공동체 구성원의 움직임은 어찌나 기민한지요. 그나마 비틀 수 있던 몸은 뿌리를 박은듯 고정이 되고, 뒷사람의 등짝과 맞닿아 인간 찜기로 열기를 뿜어내며 내릴 정거장만 오매불망 기다립니다. 둥근 에어컨을 어떻게 돌려서 내쪽으로 바람이 오게 할까 고민하면서 말이죠.


우리의 오랜 뚜벅이 출퇴근러들은 각자의 노하우가 있는듯 합니다. 의식하고 작동하느냐 못 알아채고 작동하느냐의 차이가 있다고나 할까요. 내릴만한 승객을 알아채는 눈치라던가, 최대한 덜 흔들릴만한 발의 너비와 손잡이를 잡는 자세라던가, 붐비는 출입구쪽에서 쥐포가 될 위험을 벗어나는 방법이라던가, 짐을 어느쪽에 두어야 무게중심이 괜찮은가 등의 자잘한 방법들 말입니다. 나를 지키면서도 옆 사람과의 적절한 거리를 지킬 수 있는 노하우 말이죠. 이 모든 것도 정신없이 밀려 맞이한 상황에선 소용이 없긴 합니다. 그저 오늘의 운이 안 따라준 나에게 '수고가 많았다'라며 후덜거리는 팔을 진정시킬 수 밖에요.


불특정 다수와 맞이한 이 작은 공간에서도 나를 지키며 이웃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을 공간을 내는 일이 참 쉽지가 않습니다. 우리가 부대끼며 마주하는 크고 작은 장소 혹은 집단도 그런 고민들이 있겠지요? 청어람의 모임들이 '어떤 이웃'을 향해 있는가 혹은 향해야 하는가를 살피며 이야기를 나눴을 때, 이 '적정한 거리'에 꽂힌 터라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나치게 비관하거나 낙관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말과 실천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청어람의 노하우면 노하우랄까, 혹은 어떤 '적정한 거리'라 할 수 있을까요. 조심스레 우리의 위치, 할 바에 대한 생각을 뻗어봅니다. 여러분은 청어람의 노하우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무더운 여름입니다. 온도뿐만이 아니라 여러 소식들로 인간 찜기가 되어버리는 시기이기도 한데요. 곁을 내고 길을 내는 무명의 이웃들을 관찰하며 마음 한 켠에라도 시원함을 기필코 얻으시길, 절망을 메워가며 단단하게 여름을 지나시기를 바라고 싶습니다. 여러 모임에서 여러분만의 뜨끈한 노하우도 나눠주시고요!

모두 먼 거리에 살지만 저녁에 모여 열정을 다하는 <발견하는 글쓰기 - 합평반>의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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