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의 효능을 믿으십니까? 🙊
🧘♀️까칠한 오지라퍼, 수경
혹시 서울시 동대문구에 있는 경동시장에 가보셨나요? 경동시장에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환’과 ‘가루’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걸 알게 해 준 고마운(?) 곳인데요. 부모님이 자주 다녀오곤 합니다. 한번 다녀오실 때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환과 가루를 제게 보여주시며 이렇게 말씀하곤 하세요. “이건 기관지에 좋다더라.” “이걸 끓여 먹으면 관절이 안 아프대.” 그럴 때마다 저는 그런 건 다 상술이라고 ‘팩폭’을 날리곤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모님의 ‘믿음’을 굳이 깨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어요.

다른 나라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 사회는 ‘효능’을 참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아요. 메밀국수를 먹으러 가도, 꼬막 반찬이 나오는 곳에 가도 ‘메밀의 효능’과 ‘꼬막의 효능’이 적힌 벽을 보게 되죠. 어디 그뿐인가요? 인터넷에 ‘양파’라는 단어만 검색해도 우리는 양파의 효능과 부작용을 두루 알 수 있어요. 심지어 제가 몇 년 전에 간 어느 가게에는 ‘와인의 효능’이 가게 안 곳곳에 붙어있기도 했어요. 나라와 장르를 초월하여 효능감을 원하는 것일까요? 비록 과한 느낌도 있지만, 어떤 것의 효능을 생각하고, 그것이 나에게 미칠 긍정적 영향을 기대하는 게 싫지는 않아요. 저 또한 무언가를 타인에게 권할 때 그것의 효능을 먼저 언급하곤 하니까요.
청어람에서 제가 하는 일도 이런 것과 연결되어 있지요. 어떤 책의 ‘효능’을 기대하게 하고, 독서와 쓰기가 변화시킨 일상을 상상하게 하며 함께 하자고 권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 지난주에는 ‘사이북클럽’ 3월 모임을 가졌는데요. <장애 시민 불복종>이라는 책을 함께 읽으며 ‘장애’에 관한 다양한 생각을 나누었어요. 그 모임을 통해 역시 책은 혼자 읽을 때보다 함께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게 훨씬 유익하다는 걸 다시 확인하게 되었죠. 그래서 저는 또 다른 모임을 기획할 동기를 +1 획득했습니다^^
이번에는 ‘발견하는 글쓰기’ 모임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이 모임에는 어떤 효능이 있을까요? 지난 모임에 참여했던 분의 소감을 인용해 볼게요.
“혼자서는 기껏해야 일기 정도만 쓰고, 남에게 보여줄 만한 완성된 글을 쓰기는 어려웠어요. 글의 완성도를 높이려면 품이 많이 드는데, 혼자 볼 글에는 그런 동기부여가 잘 안 되니까요. 마감도 있고 독자도 있으면 아무래도 열심히 쓰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또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글을 읽고 쓰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이 부분은 사실 크게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이번 모임에서 이루어져서 정말 신기했습니다.”
어떤가요? 이만하면 꽤 ‘효능’이 있는 편 아닌가요? 10주 동안의 모임을 통해 큰 변화가 생기긴 어려울지 모르나, 나도 모르게 글쓰기 근력이 단단하게 형성되어 있을 거예요. 이것이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모임의 효능이죠. 이 맛에 청어람 모임을 계속 기획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하는 말인데 이번 글쓰기 모임에 한 번 도전해 보시면 어떨까요?
글을 마치며 며칠 전 참여한 행사에서 ‘득템’한 사진을 함께 공유합니다. ‘Impact of book’으로 소개된 이 사진은 작은 책으로 벽에 균열이 생긴 작품인데요. 저는 이 사진을 보며 청어람 모임을 생각했어요(앉으나 서나 청어람 생각). 우리의 ‘읽고 씀’이 견고한 세계를 당장 무너뜨리지는 못할지라도 작은 균열을 내는 멋진 일이길 소망하며 여러분께도 청어람이 그런 ‘효능’을 발견하는 곳이길 기대합니다.

Jorge Méndez Blake, El Castillo, 2007
💫청어람에서는 지금?!
[마침] 사순절 채식순례는 오랜 순례를 마치고 마지막 모임을 가졌습니다. 각자의 채식 경험 중 인상깊었던 점과 어려웠던 점, 도전하고 싶은 점 등을 나누며 마음을 다졌습니다.
[진행 중] 바디뉴트럴 모임이 목요일 저녁에 진행되었습니다. 안전하고 자유로운 공동의 약속 안에서 크고 작은 '몸의 경험'을 나누었습니다.
[진행 중] 다양한 관점, 다양한 해석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성경을 같이 읽어나가는 공동체적 성경읽기 모임인 성경함께챌린지는 욥기를 읽어갑니다.
[청어람 유튜브] 살롱 청어람 라이브 혼자 그러나 함께, 드리는 혹은 만들어가는 예배를 위한 작은 도움과 잠깐 외출한 전업 번역가와의 대화를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온라인 강의 즉시 수강] 드라마로 사회읽기, 현대신학의 줄기와 잎새들, 갈라디아서 - 온라인 신약학 클래스, 독서학교, 여성주의 영성 - 새로운 담론을 찾아서 등의 다양한 강좌를 바로 수강하실 수 있습니다.
 바디 뉴트럴 모임 _ 끝나도 미련이 남는 모임
|  장로회신학대학교 사순절 사경회 사역박람회에 참여하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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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의 효능을 믿으십니까? 🙊
🧘♀️까칠한 오지라퍼, 수경
혹시 서울시 동대문구에 있는 경동시장에 가보셨나요? 경동시장에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환’과 ‘가루’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걸 알게 해 준 고마운(?) 곳인데요. 부모님이 자주 다녀오곤 합니다. 한번 다녀오실 때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환과 가루를 제게 보여주시며 이렇게 말씀하곤 하세요. “이건 기관지에 좋다더라.” “이걸 끓여 먹으면 관절이 안 아프대.” 그럴 때마다 저는 그런 건 다 상술이라고 ‘팩폭’을 날리곤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모님의 ‘믿음’을 굳이 깨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어요.
다른 나라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 사회는 ‘효능’을 참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아요. 메밀국수를 먹으러 가도, 꼬막 반찬이 나오는 곳에 가도 ‘메밀의 효능’과 ‘꼬막의 효능’이 적힌 벽을 보게 되죠. 어디 그뿐인가요? 인터넷에 ‘양파’라는 단어만 검색해도 우리는 양파의 효능과 부작용을 두루 알 수 있어요. 심지어 제가 몇 년 전에 간 어느 가게에는 ‘와인의 효능’이 가게 안 곳곳에 붙어있기도 했어요. 나라와 장르를 초월하여 효능감을 원하는 것일까요? 비록 과한 느낌도 있지만, 어떤 것의 효능을 생각하고, 그것이 나에게 미칠 긍정적 영향을 기대하는 게 싫지는 않아요. 저 또한 무언가를 타인에게 권할 때 그것의 효능을 먼저 언급하곤 하니까요.
청어람에서 제가 하는 일도 이런 것과 연결되어 있지요. 어떤 책의 ‘효능’을 기대하게 하고, 독서와 쓰기가 변화시킨 일상을 상상하게 하며 함께 하자고 권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 지난주에는 ‘사이북클럽’ 3월 모임을 가졌는데요. <장애 시민 불복종>이라는 책을 함께 읽으며 ‘장애’에 관한 다양한 생각을 나누었어요. 그 모임을 통해 역시 책은 혼자 읽을 때보다 함께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게 훨씬 유익하다는 걸 다시 확인하게 되었죠. 그래서 저는 또 다른 모임을 기획할 동기를 +1 획득했습니다^^
이번에는 ‘발견하는 글쓰기’ 모임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이 모임에는 어떤 효능이 있을까요? 지난 모임에 참여했던 분의 소감을 인용해 볼게요.
“혼자서는 기껏해야 일기 정도만 쓰고, 남에게 보여줄 만한 완성된 글을 쓰기는 어려웠어요. 글의 완성도를 높이려면 품이 많이 드는데, 혼자 볼 글에는 그런 동기부여가 잘 안 되니까요. 마감도 있고 독자도 있으면 아무래도 열심히 쓰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또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글을 읽고 쓰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이 부분은 사실 크게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이번 모임에서 이루어져서 정말 신기했습니다.”
어떤가요? 이만하면 꽤 ‘효능’이 있는 편 아닌가요? 10주 동안의 모임을 통해 큰 변화가 생기긴 어려울지 모르나, 나도 모르게 글쓰기 근력이 단단하게 형성되어 있을 거예요. 이것이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모임의 효능이죠. 이 맛에 청어람 모임을 계속 기획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하는 말인데 이번 글쓰기 모임에 한 번 도전해 보시면 어떨까요?
글을 마치며 며칠 전 참여한 행사에서 ‘득템’한 사진을 함께 공유합니다. ‘Impact of book’으로 소개된 이 사진은 작은 책으로 벽에 균열이 생긴 작품인데요. 저는 이 사진을 보며 청어람 모임을 생각했어요(앉으나 서나 청어람 생각). 우리의 ‘읽고 씀’이 견고한 세계를 당장 무너뜨리지는 못할지라도 작은 균열을 내는 멋진 일이길 소망하며 여러분께도 청어람이 그런 ‘효능’을 발견하는 곳이길 기대합니다.
Jorge Méndez Blake, El Castillo, 2007
💫청어람에서는 지금?!
[마침] 사순절 채식순례는 오랜 순례를 마치고 마지막 모임을 가졌습니다. 각자의 채식 경험 중 인상깊었던 점과 어려웠던 점, 도전하고 싶은 점 등을 나누며 마음을 다졌습니다.
[진행 중] 바디뉴트럴 모임이 목요일 저녁에 진행되었습니다. 안전하고 자유로운 공동의 약속 안에서 크고 작은 '몸의 경험'을 나누었습니다.
[진행 중] 다양한 관점, 다양한 해석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성경을 같이 읽어나가는 공동체적 성경읽기 모임인 성경함께챌린지는 욥기를 읽어갑니다.
[청어람 유튜브] 살롱 청어람 라이브 혼자 그러나 함께, 드리는 혹은 만들어가는 예배를 위한 작은 도움과 잠깐 외출한 전업 번역가와의 대화를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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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 뉴트럴 모임 _ 끝나도 미련이 남는 모임
장로회신학대학교 사순절 사경회 사역박람회에 참여하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