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087] 어떤 큰 힘이 나를 이끌어 간다는 느낌을 받은 적 있나요? 🚣

2023-07-11

어떤 큰 힘이 나를 이끌어 간다는 느낌을 받은 적 있나요? 🚣

⛪️ 교회밖에 모르는 바보, 현철


지난 토요일 오전 청어람랩 큰 책상에 둘러앉아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기도의 섬’이라는 이름으로 모인 ‘쓰는 기도 모임’이었습니다. 저는 기도를 잘 안다고 내세울 수 없는 사람이지만, 지난 10여 년간 청어람에서 세속성자의 기도를 쓰고 여러 모임을 하면서 배운 점들을 나누고 함께 쓰는 기도를 해 보았습니다. 예전에 따라 하면서 좋아하던 기도문, 고민하며 썼던 기도문들을 정리하다 보니 그때그때 기도문을 쓰던 마음이 떠오르고, 제가 어떤 길로 여기까지 이끌려 왔는지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16일 일요일 오후에 한 번 더 모임을 합니다. 아직 자리가 있습니다.)

몇 년째 이어가고 있는 ‘세속성자 북클럽’은 신앙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저 스스로 신앙의 길을 모색하는 좋은 자극이 되어줍니다. 특별히 최근 몇 달간 <헤아려 본 믿음>, <그리스도교 신앙을 말하다>, <그리스도교를 다시 묻다>, <그리스도교의 오후>를 연달아 읽으며 제 신앙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점검해 볼 수 있었습니다. 신앙이라는 것이 오래된 전통을 답습하며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질문하고 수행하며 갱신해 나가야 할 것이라는 점을 다시 배웠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던 중 마침 미국에서 잠시 귀국하신 조민아 교수님과 연결이 되어서 ‘우리는 어디에도 머물 수 없다’는 제목으로 신비주의 영성에 대해 함께 배우고 대화하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어디에도 머물지 못하고 서성이며 길을 찾는 분들을 만나고 함께 대화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1일 금요일 저녁,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어떤 큰 힘이 나를 이끌어 간다는 느낌을 받은 적 있나요? 저는 청어람에서 함께 읽고 고민한 것들이 어딘가 한 곳으로 수렴되고 있다는 느낌을 자주 받습니다. 아직 도착하지는 못했기에 그곳이 어디인지, 어떤 곳인지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만, 나뭇잎 사이로 햇빛이 언뜻 비치는 순간처럼, 가끔 눈부시게 반짝이는 신비를 경험하며 어딘가로 가고 있는 건 확실합니다. 때로는 치열하게 질문하다가, 때로는 이해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때로는 더 이상 모르겠다 포기하고, 그러다 다시 질문하며,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어딘가로 이끌려 가고 있습니다. 비슷한 느낌을 받고 계신 분들, 비슷한 고민을 하며 비슷한 곳으로 이끌려 가고 계신 분들과 더 많이 만나고 싶습니다.

기도의 섬 첫 번째 모임 모습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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