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한 줄과 컵라면의 은혜
🧘♀️까칠한 오지라퍼, 수경
오늘(18일) 오후 일정을 위해 서대문을 지날 때였습니다. 점심식사를 거르고 나선 터라 배가 고파 두리번거리는데 마침 김밥 가게 간판이 보였습니다. 사실 그 김밥 가게는 그 지역에서 꽤 유명한 곳이라 예약을 하지 않으면 못 살 수도 있는 곳이었죠. 그래도 혹시나 싶어 조심스레 문을 연 후 빼꼼 고개를 내밀고 사장님에게 물었습니다. “혹시 김밥 되나요?” 사장님은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죠. “되죠. 추우니 어서 들어와요.” 앗싸! 속으로 외치며 들어서니 사장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어쩐지 딱 한 줄만 더 싸고 싶어서 싸뒀다고. 세상에 이런 게 바로 은혜일까요? 김밥 값을 치르고 나오려니 사장님이 묻더라고요. “사무실에서 드실 건가요?” “어... 네...” “그럼 이거 선물이에요. 같이 먹어요.” 이 추운 날 점심시간을 넘겨 김밥 한 줄 사러 온 제가 짠해 보였는지 사장님은 컵라면 하나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마다하지 않고, 감사하다는 말을 여러 번 드리고 다시 길을 나섰죠.
나를 위한 딱 한 줄의 김밥이 남아있던 것도 참 감사한데 예기치 않게 컵라면 선물까지 받으니 잠시였지만, 추운 줄 모르고 걸을 수 있었습니다. 현실은 비록 사나운 추위 속이었지만, 따듯한 선의가 저를 살린 셈이죠.
요즘 저는 뜻밖의 은혜에 관해 생각하곤 합니다. 김밥 가게 사장님이 어쩐지 딱 한 줄만 더 싸고 싶어서 싸서 남겨둔 김밥, 추운 날씨에 김밥 한 줄 사러 온 아가씨를 측은히 여겨 내민 컵라면과 같은 작은 은혜의 순간들이 모여 오늘의 저를 살아가게 하는 것 아닐까 싶은 것이죠. 여러분이 뜻밖의 은혜를 누렸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저는 청어람을 통해서도 그런 은혜를 경험할 때가 많습니다. 후원 캠페인 소식을 알려드리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후원자가 되어주고, 증액을 하고, 응원 메시지를 보내주는 분들, 4년 만에 다시 진행하게 된 ‘세속성자 모임’에 모여주신 분들, 오며 가며 들려주신 분들... 청어람에게 찾아오는 모든 분들과 함께 나누는 시간 자체가 저에게는 은혜입니다.
요즘 곳곳에서 마음을 무너뜨리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죠. 그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절망과 희망을 동시에 말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우리는 비로소 다른 곳을 볼 수 있으며, 담대하게 걸어갈 힘이 생기겠지요. 2024년이 다가오고 있네요. 여러분께 감히 희망을 드리지는 못하겠으나, 함께 고민할 기회를 더 자주 가지고 찾아올게요. 올해 저희의 글을 읽어주시고,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우리 서로에게 뜻밖의 은혜로 엮이길.
요즘 새로운 은혜의 순간을 만나고 있어요. 후원을 새롭게 시작해주신 분들과 증액해주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담아 정성껏 손편지를 쓰고 있는 것이죠. 혹시 제 편지를 받고 싶다면 아래 후원 캠페인을 살펴봐 주세요. *^^*
2024 청어람 후원캠페인 살펴보기
김밥 한 줄과 컵라면의 은혜
🧘♀️까칠한 오지라퍼, 수경
오늘(18일) 오후 일정을 위해 서대문을 지날 때였습니다. 점심식사를 거르고 나선 터라 배가 고파 두리번거리는데 마침 김밥 가게 간판이 보였습니다. 사실 그 김밥 가게는 그 지역에서 꽤 유명한 곳이라 예약을 하지 않으면 못 살 수도 있는 곳이었죠. 그래도 혹시나 싶어 조심스레 문을 연 후 빼꼼 고개를 내밀고 사장님에게 물었습니다. “혹시 김밥 되나요?” 사장님은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죠. “되죠. 추우니 어서 들어와요.” 앗싸! 속으로 외치며 들어서니 사장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어쩐지 딱 한 줄만 더 싸고 싶어서 싸뒀다고. 세상에 이런 게 바로 은혜일까요? 김밥 값을 치르고 나오려니 사장님이 묻더라고요. “사무실에서 드실 건가요?” “어... 네...” “그럼 이거 선물이에요. 같이 먹어요.” 이 추운 날 점심시간을 넘겨 김밥 한 줄 사러 온 제가 짠해 보였는지 사장님은 컵라면 하나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마다하지 않고, 감사하다는 말을 여러 번 드리고 다시 길을 나섰죠.
나를 위한 딱 한 줄의 김밥이 남아있던 것도 참 감사한데 예기치 않게 컵라면 선물까지 받으니 잠시였지만, 추운 줄 모르고 걸을 수 있었습니다. 현실은 비록 사나운 추위 속이었지만, 따듯한 선의가 저를 살린 셈이죠.
요즘 저는 뜻밖의 은혜에 관해 생각하곤 합니다. 김밥 가게 사장님이 어쩐지 딱 한 줄만 더 싸고 싶어서 싸서 남겨둔 김밥, 추운 날씨에 김밥 한 줄 사러 온 아가씨를 측은히 여겨 내민 컵라면과 같은 작은 은혜의 순간들이 모여 오늘의 저를 살아가게 하는 것 아닐까 싶은 것이죠. 여러분이 뜻밖의 은혜를 누렸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저는 청어람을 통해서도 그런 은혜를 경험할 때가 많습니다. 후원 캠페인 소식을 알려드리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후원자가 되어주고, 증액을 하고, 응원 메시지를 보내주는 분들, 4년 만에 다시 진행하게 된 ‘세속성자 모임’에 모여주신 분들, 오며 가며 들려주신 분들... 청어람에게 찾아오는 모든 분들과 함께 나누는 시간 자체가 저에게는 은혜입니다.
요즘 곳곳에서 마음을 무너뜨리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죠. 그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절망과 희망을 동시에 말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우리는 비로소 다른 곳을 볼 수 있으며, 담대하게 걸어갈 힘이 생기겠지요. 2024년이 다가오고 있네요. 여러분께 감히 희망을 드리지는 못하겠으나, 함께 고민할 기회를 더 자주 가지고 찾아올게요. 올해 저희의 글을 읽어주시고,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우리 서로에게 뜻밖의 은혜로 엮이길.
요즘 새로운 은혜의 순간을 만나고 있어요. 후원을 새롭게 시작해주신 분들과 증액해주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담아 정성껏 손편지를 쓰고 있는 것이죠. 혹시 제 편지를 받고 싶다면 아래 후원 캠페인을 살펴봐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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