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107] 작은 이야기지만 크게 나누고

2024-02-27

작은 이야기지만 크게 나누고 

⛪교회밖에 모르는 바보, 현철


지난주는 수목금 연달아 행사와 모임이 있었습니다. 수요일에는 이종건, 이동환 두 분과 명동재개발2지구 농성장에서 <어쩌다 거룩하게>의 북토크를, 목요일에는 박규태 번역가님을 모시고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금요일에는 구미정 교수님과 북클럽 참석자들과 함께 온라인에서 월간 북클럽 모임을 가졌습니다. 주일에는 세속성자 주일 모임도 가졌고요. 매번 각각 다른 모임을 준비하다 보니 신경도 많이 쓰이고 몸도 좀 피곤했지만, 미련한 일정을 잡은 한 달 전의 나를 원망할 것은 없지요. 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나면 오히려 새로운 에너지가 생기곤 하니까요. 더 많은 모임을 만드는건 저만의 피로 회복법이랄까요.(당연히아님)


모임에서 나눈 이야기가 모두 소중하지만, 금요일 월간 세속성자 북클럽에서 <교회 옆 미술관>을 읽고 나눈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이 책은 성서 속 여성들의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다양하게 그린 그림을 함께 읽어가면서 오늘 우리의 현실과 신앙에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성경 속 몇 줄의 글자보다 생생한 그림이 더해지니 인물의 삶이나 특징이 훨씬 입체적으로 다가왔고, 게다가 그림을 통해 성경을 해석한 다양한 작가들의 생각과 당시의 문화까지 들여다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여성 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활동을 하는 한 참석자가 글과 그림을 통해 여성들의 당당함을 읽고 힘을 많이 얻었다고 하신 말씀이 선명하게 다가왔습니다. 저도 이 책에서 제가 깊이 생각하지 못했던 성경 속 인물들이 당당하게 자기 목소리와 존재를 드러낸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모임 마칠 때 저자인 구미정 교수님이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분명히 성경에 있는데도 스포트라이트가 안 비춰진 인물들, 여성들이 있죠. 그런 사람들한테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주고, 주인공으로 만들어주고, 우리를 통해서 그들의 이야기가 편견 없이 전해지도록 자꾸 말을 불어넣어 줘야 할 것 같아요.”


지난주 다른 모임에서 나눈 이야기도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회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자신의 취약한 점을 솔직히 드러냄으로써 오히려 은총을 배워가는 이야기, 묵묵히 글자와 씨름하며 자신의 생업과 소명을 감당하는 번역가의 이야기, 한 권의 책 아래 켜켜이 쌓여있는 수많은 사연과 수고들…. 이런 이야기들이야말로 작은 이야기지만 크게 나누고, 더 주목받게 하고, 더 널리 퍼지게 해야 하는 이야기가 아닐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겠지요. 함께 이야기 나눈 분들, 그리고 귀 기울여주시는 분들을 통해 서로의 이야기에 더 힘이 실리기를, 더 널리 퍼지기를 바라 봅니다.


자 그럼, 저는 이제  ‘읽는 신학교’ 킥오프 미팅 하러 갑니다. :)



비 오던 날의 <어쩌다 거룩하게> 천막 북토크

박규태 번역가와의 유튜브 라이브

<교회 옆 미술관> 구미정 저자와의 온라인 줌 대화

세속성자 주일모임 성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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