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견디는 초 하나 켜는 시간
⛪교회밖에 모르는 바보, 현철

해가 짧아져 오후 4시경이면 노란 저녁햇살이 사무실로 길게 들어옵니다. 퇴근시간이면 이미 차갑고 깜깜한 밤이 되어 있고요. 어둠을 견디며 작은 초를 켜는 시간, 대림절이 왔습니다.
이번 대림절부터 매주 예배 자료를 발행합니다. 청어람에서는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2년 동안 팬데믹 상황에서 여러 사정으로 교회에 가지 못하고 혼자 예배드려야 하는 분들을 위해 매주 예배자료를 발행했는데요, 매주 교회력에 따른 성구, 기도문, 찬양 등을 발행하며 이게 누구에게 어떻게 가닿는지 막막하기도 했고, 과연 의미 있는 일인지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이 자료가 도움이 되었다는 피드백을 들을 때면 같은 시간과 공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교회력이라는 공통의 기반을 바탕으로 신앙을 공유하고 공감하며, 스스로의 신앙을 가꾸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발행하는 자료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매주 성경구절과 기도문을 공유할 예정입니다. 다만 지난번보다 조금 더 체계적으로 자료를 모으고,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다듬을 계획입니다. 자료만 발행하지 않고 실제로 예배 모임도 가지면서 무엇이 '세속성자'로서 자기 삶과 신앙을 가꾸어가려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해보려 합니다.
요즘들어 부쩍 SNS에서 교회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고민을 나누는 이야기를 많이 봅니다. 교회에 대해 고민하고 이야기 나누는건 곧 우리 신앙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니, 마땅하고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교회에서 시작되어 교회로 끝나는' 은혜로운 이야기만 계속 반복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 청어람은 오히려 교회에서 밀려나는 사람들, 그리고 경계에서 서성이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이고, 그런 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앙을 지속할 동력과 자원을 함께 찾고 싶습니다. 이 작은 예배 자료와 모임이 그런 목소리와 잘 공명하며 어둠을 견디는 초 하나 켜는 시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어둠을 견디는 초 하나 켜는 시간
⛪교회밖에 모르는 바보, 현철
해가 짧아져 오후 4시경이면 노란 저녁햇살이 사무실로 길게 들어옵니다. 퇴근시간이면 이미 차갑고 깜깜한 밤이 되어 있고요. 어둠을 견디며 작은 초를 켜는 시간, 대림절이 왔습니다.
이번 대림절부터 매주 예배 자료를 발행합니다. 청어람에서는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2년 동안 팬데믹 상황에서 여러 사정으로 교회에 가지 못하고 혼자 예배드려야 하는 분들을 위해 매주 예배자료를 발행했는데요, 매주 교회력에 따른 성구, 기도문, 찬양 등을 발행하며 이게 누구에게 어떻게 가닿는지 막막하기도 했고, 과연 의미 있는 일인지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이 자료가 도움이 되었다는 피드백을 들을 때면 같은 시간과 공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교회력이라는 공통의 기반을 바탕으로 신앙을 공유하고 공감하며, 스스로의 신앙을 가꾸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발행하는 자료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매주 성경구절과 기도문을 공유할 예정입니다. 다만 지난번보다 조금 더 체계적으로 자료를 모으고,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다듬을 계획입니다. 자료만 발행하지 않고 실제로 예배 모임도 가지면서 무엇이 '세속성자'로서 자기 삶과 신앙을 가꾸어가려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해보려 합니다.
요즘들어 부쩍 SNS에서 교회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고민을 나누는 이야기를 많이 봅니다. 교회에 대해 고민하고 이야기 나누는건 곧 우리 신앙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니, 마땅하고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교회에서 시작되어 교회로 끝나는' 은혜로운 이야기만 계속 반복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 청어람은 오히려 교회에서 밀려나는 사람들, 그리고 경계에서 서성이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이고, 그런 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앙을 지속할 동력과 자원을 함께 찾고 싶습니다. 이 작은 예배 자료와 모임이 그런 목소리와 잘 공명하며 어둠을 견디는 초 하나 켜는 시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