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080] 1억도 안 주는데 왜…💸

2023-05-16

1억도 안 주는데 왜…💸

🏃‍♀️호기심 부자재원


MBTI가 유행하면서 같이 유행했던 ‘밸런스 게임’이라고 아시나요? 두 가지 극단적인 선택지 중에 하나를 고르는 게임인데요. ‘평생 커피 못 마시기 vs 평생 밀가루 못 먹기‘, ’5년간 호텔 방 안에 갇혀 살고 100억 받기(사람은 아무도 못 만남, 필요한 건 다 넣어줌) vs 그냥 살기‘, ‘장기자랑 10분 하기 vs 친한 친구랑 1년간 못 만나기’ 처럼 두 가지 선택지 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게임이에요. 여러분은 어떤 선택지를 고르셨나요? 그런 일이 일어나지도 않을 건데 왜 골라야만 하냐고요? 그것이… 게임이니까 ( •̀.̫•́)b


한 가지 더 골라보시겠어요? ‘1억 받고 비 맞으면서 10km 달리기 vs 늦은 시간까지 이불 속에서 뒹굴다가 일어나서 여유로운 하루 보내기’


작년에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친구들의 권유로 마라톤 대회에 나가보기 시작했는데요. 하프 마라톤까지도 제게는 아직 무리라, 10km 코스로 신청해서 3번이나 완주에 성공했습니다. 최근에 나갔던 마라톤 대회는 비바람을 뚫고 달려야만 했는데요. 한 친구가 계속 제게 ‘1억도 안 주는데 왜 그렇게까지 열심이냐’고 하더라고요. 두 번째 마라톤도 진통제를 먹고 달렸는데, 세 번째 마라톤은 대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될까 싶을 정도의 비와 함께했으니… 친구는 뛰지 않아도 될 좋은 핑계가 생겼으니 일단 ‘아싸’를 외치고 여유로운 휴일을 보내는 것이 자신의 스타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꼭 몇억씩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어서 제게 밀린 돈을 지급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1억을 바라고 뛴 것도 아닌데 도대체 왜 그렇게까지 진심이었던 걸까요? 정확한 제 마음은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오기 하나로 출발선에 섰다는 사실 하나는 분명합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진통제를 먹은 일도, 기상 문제로 변수가 생긴 일도 제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 바깥의 일이라 짜증이 나기도 하고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기로, 그래도 뛸 수 있다(내가 통제할 수 있는 변수다) 는 것을 스스로에게 납득시키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주말 청어람과 서울YMCA, 성공회 영성센터, 희년함께가 공동으로 주관한 하루 피정에 다녀왔는데요. 어떻게든 나를 채우려고 하고, 어떻게든 배워야 하고, 깨달아야 하고, 해내야만 한다는(해내고 싶다는) 일종의 강박이 제게 있다는 것을 한 번 더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마라톤에 무리해서 나간 것처럼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심지어 말도 하지 않고!!) 보내는 피정의 시간이 엄청나게 아깝게 느껴졌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존재하는 것’으로 충분한 시간을 보내라고 하셔서 그렇게 마음을 먹어보려고 하루 종일 노력하다가 왔습니다.


청어람에서 진행하는 모임들도 어쩌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임에 들어가기 전에는 ‘여성주의 관점으로 성서를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지’, ‘어떤 신앙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꼭 답을 찾아야지’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드는데요. 국 모임이 끝날 때가 되어서야 내가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무언가 깨닫지 않더라도, 배움의 여유가 없더라도 ‘함께함’으로 충분히 좋은 시간이 되었음을 알게 되니까요. 매일 읽어나가는 챌린지 모임도 그런 의미에서 좋은 훈련이 되는 거구나 싶었습니다. <성경 함께 읽기 챌린지>의 경우 매일의 성경 본문에서 묵상 거리와 실천을 ‘뽑아내’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읽어나가는 감각을 몸에 기르는 느낌이랄까요. 누가 1억을 주지 않아도요


마지막 밸런스 게임입니다. 무엇을 고르시겠어요?

- 5월의 마지막 날, 청어람과 함께 <월간 세속성자 북클럽> 참여하고 엄청나게 재미있고 알찬 평일 저녁 보내기 vs 저녁 맛있게 먹고 일찍 잠들기

- 최종원 교수님의 신간 북토크에 참석해서 수도회 전통에 대해 들어보고 즐거운 대화 나누기 vs 친구들과 불금 즐기기


밸런스 붕괴 같다고요…? 어쩔 수 없죠…  여러분이 무엇을 고르든 행복한 하루가 되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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