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106] 알다가도 모를 홍보의 롤러코스터를 타며 🎢

2024-02-20

알다가도 모를 홍보의 롤러코스터를 타며 🎢

👀시끄러운데 조용, 한나


- 이거 하면 재밌을듯 한데… 언제 할까요?

- 명절 지나고?

- 이분과 이런 이야기 나누면 좋을것 같은데. 2월 안에 하면 좋겠어요.

- 설 지나고 하죠.

- 이 책 같이 읽고 싶은데!

- 설 지나고!


작년 추석이 생각났던 이번 설. 정확히는 ‘명절 이후로 진행하는 모임 기획하기’였달까요. 그때만해도 먼 시간처럼 느껴졌는데. 네... 명절이 지난지 일주일이나 되고야 말았어요.

 

어느 모임 하나 '뭐시 중헌디'에서 벗어나는 게 없어서 홍보를 고민했었습니다. 설렘으로 '박규태 번역가 팬입니다!'라 말했던 K 님도 떠오르고, '나디아 볼즈웨버는 내가 잘 안다!'라며 자랑하는 (사실 나디아 입장도 들어봐야 함) P 동료의 말도, 벽돌책을 부숴버릴 챌린지가 오기만을 기다리던 신학 덕후들도, 기독교 여성의 눈으로 미술 작품을 해석한 책을 읽는다는데 미술품 러버인 내가 빠질 수 없다던 모 님도 와르르 떠오르며 모임 모두를 잘 알리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열심히 알렸던 모임보다 '많이 올... 까?' 싶어 소심하게 광고한 모임 신청이 쏟아지기도 하고, 이것만큼은 확실히 흥미 200%겠다 싶었던 모임은 생각보다 의뭉스러운 반응을 얻기도 하니 몇년째 어떻게 해야 좋을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기에 '홍보 전문가'가 있나 싶기도 하고요.


SNS 피드를 조금만 올려도 와르르 쏟아지는 광고 속에서 청어람의 모임 홍보가 닻을 내릴 수 있는 이들은 누구일까 궁금해집니다. 가끔 모임에서 '광고 보고 신청했어요!'라는 말을 들을 때가 있는데, 오히려 묻고 싶더라고요. 그 광고를 지나치지 않고 반응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청어람 모임들이 늘 그랬던 것처럼 모든 기획에 고민의 지점이 녹아있다는 걸 잘 아실 것 같아요. '지금 이 순간'에 하는 고민과 이야기들이 생각을 두드리고 마음을 울리고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오세요. 안전하고 느슨하게 귀도 마음도 열고 기다릴테니까요!

이사장 님이 설이라며 세뱃돈을 한 장씩 주고 떠나셨지 뭐예요! #세배도안했는데 #얼마만의세뱃돈인가



농성장의 주님

“만약 지금 주님이 오신다면 어디로 오실까?” 이런 질문을 자주 듣습니다. 누구는 거룩한 교회에, 어떤 이는 차별당하는 소수자 옆에, 또 다른 이는 투쟁하는 곳에 주님이 오실 것이라 믿지요. 주님을 N개로 나눌 수도 없고... 어쩌면 좋을까요? 다시 오시겠다고 약속하신 주님이 2,000년 넘도록 아직 안(못) 오시는 이유는 가야 할 곳이 너무 많아서일지도 모르겠네요.


극 내향형이라 농성장 가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가면 그럭저럭 참여할 수 있겠는데 '농성장 갈 결심'을 하기가 쉽지는 않네요. 그 ‘용기 없음’이 자칫 현장에 대한 무관심으로 여겨질까 봐 늘 부대껴하면서도 말이죠. 그래서 농성장 가는 그리스도인을 존경하는 편입니다. 얼마전 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개신교 대책위원회가 매주 진행하는 예배 실황을 우연히 보다가 마음이 시큰해졌습니다. 플라스틱 테이블로 만든 단상이 차도 앞에 있었고, 예배 인도자 뒤로 차들이 바짝 붙어 달리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그런 위험한 상황이 마치 우리가 처한 현실을 상징하는 것 같아서 슬퍼졌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저의 슬픔은 오해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멀리서 보면 슬픔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그렇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죠. 얼마전 성소수자 환대목회로 재판받는 이동환 목사의 재판 승리를 소망하는 월요 기도회에 참여했습니다. 그 현장도 멀리서 보면 “추운데 뭐 하는 건가” 싶을 정도로 적은 인원이 잔뜩 웅크린 채 모인 걸로 보일 수 있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깊은 은혜를 받았답니다. 누군가 사 온 캔 커피에 손을 녹이고, 사회자 목사님의 위트있는 사회에 달달한 특송과 힘찬 설교를 들으며 행복과 영혼을 채우고, 성찬에 참여하는 모든 과정이 참 좋았더랬습니다. 그 은혜는 현장에 참여한 사람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은혜인 것이지요. 


"현장에는 영성이 없고, 영성에는 현장이 부족하다"는 말을 자주 듣곤 한다. 저도 그 말에 동의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그 누구보다 고집스럽게 예배드리고 성찬을 나누며 연대로 신앙을 실천하는 이들, 구호를 ‘외치는 기도’로 번역하여서라도 우리의 바람을 격하게 올려드리고자 하는 신심 깊은 이들 덕분에 그런 이분법적 생각은 어느 정도 수정되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아멘’ 대신 ‘투쟁!’을 외칠 때는 소심해지지만 말이죠. 만약 지금 주님이 오신다면 어디로 오실까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이왕이면 밀려난 이들이 모인 농성장으로 오시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신앙이라고 생각한 것과 가장 멀리 떨어진 '죄인들' 한 가운데로 오시면 좋겠다. 그래야 그만큼 우리 사랑과 신앙의 범위가 넓어질 테니. 어떻게 연대해야 좋을지 모르거나 용기가 살짝 부족해 서성이는 저와 같은 이들보다 딱 한 걸음만 더 나아간 곳에 오시면 좋겠다. 그래야 저도 비로소 용기 내어 주님 뒤를 따를 테니. 그래야 모든 이들에게 모든 곳에 함께 하시는 주님을 비로소 만날 수 있을 테니.


나디아 볼즈웨버의 <어쩌다 거룩하게> 북토크를 농성장에서 하겠다고 생각한 건 위와 같은 이유때문입니다. 거룩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신앙을 공유할 수 있을지 고민해볼 수 있는 최적이 시공간이 아닐까요? 장소가 농성장인 게 부담스럽나요? 하필 수요 예배가 있는 수요일이어서 아쉬우신가요? 아주 특별한 예배... 아니 북토크에 참여해보시면 어떨까요? “망가진 세상 속에서 반짝이는 은총의 순간들”을 만나고 싶은 분들을 환영합니다. 


[북토크] 밀려난 사람들(과/의/위한) 교회 - <어쩌다 거룩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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